갇혀진 공간 속 미술 전시회가 고요한 감흥을 준다면 열린 공간 속 미술 전시회는 자연이 있어 생동하는 감흥을 건네준다. 해운대 바다와 함께 하는 2004 부산비엔날레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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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미술 전시회를 가려면 굳은 결심과 우연치 않은 기회라는 특별한 변수가 필요하곤 했다.
오는 5월 22일부터 10월 31일까지 마련되는 2004 부산비엔날레는 바로 그 굳은 결심을 해야 할 적시의 기회인 듯하다.
2년마다 전 세계의 미술작품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건 행복이다. 이번 부산비엔날레에서는 40개국 14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미술 비엔날레의 진수를 펼쳐 보일 예정이다. 이 행사는 여느 미술 전시와는 달리 우리의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친근하고 자연과 함께 하는 색다른 미술 축제를 선보인다. 그래서 전시 주제 역시 ‘틈(Chasm)’이다. 삶의 틈을 해소하고 이를 건너가기 위한 감성적 기회를 대중들에게 부여함으로써 일상 속, 정신 속의 틈을 채워주고자 한다.
이번 행사는 5월 22일 시작되는 부산조각프로젝트를 시작으로 8월에는 현대미술전이, 10월에는 바다미술제가 열린다. 8월 29일까지 100일간에 걸쳐 진행되는 부산조각프로젝트에서는 국내외 저명 조각가들의 초대에 의한 작품제작 및 완성작품 전시가 이루어진다. 석조 7점, 철조 8점, 브론즈 5점 등 각 국의 조각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현대미술전에서는 최근 세계 미술의 동향을 보여주는 9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며, 바다미술제에서는 해운대 해수욕장과 시내 곳곳에서 30여 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밀폐된 공간을 떠난 환경설치 미술제인 바다미술제는 그 독특함으로 더욱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부산비엔날레의 공통된 작품의 특징은 지극히 개인적인, 작가 중심적 관념을 탈피해 삶의 현장 속에서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환경 친화적이며 친대중적인 작품으로 관람객들로 하여금 보다 친숙한 미술 전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이밖의 부대 행사로 부산비엔날레 휘호대회, 제2회 부산비엔날레 사생대전, 국내외 사진작가 및 일반 시민도 참여할 수 있는 전국사진촬영대회 등 다양한 행사도 함께 마련된다. 단순한 관람 차원의 미술 전시가 아닌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이번 부산비엔날레는 그래서 더 큰 감흥을 줄 것이다. 가족, 연인 그리고 바다가 함께하는 부산비엔날레는 바쁜 현대인의 문화적 공백을 가득 채워 줄 것이다. 모래 해변을 걸으며 바람과 파도가 함께하는 부산비엔날레에서 새로운 미술 전시회를 아낌없이 즐기고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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