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e—live—Library

창 밖엔 치자꽃이 - 이초혜 蔡初惠

by e-bluespirit 2013. 3. 16.








창 밖엔 치자꽃이 - 이초혜 蔡初惠 문집




추천사 황금찬

책머리에





자카랜다




정자나무 


동리 어귀에 

크고 잘 생긴 정자나무


뜨거운 여름 날은

시원한 그늘로 잠들고


눈보라 몰아치는 겨울엔

바람막이


외로운 밤이 오면

파수꾼 되고


나 지금 어디 있든지

그 곁에 있네.


내 가슴 깊숙이

푸른 잎 매다는

정자나무




The Sheltering Tree


Entering the village

The first sight I would see

A huge beautiful tree


On hot summer days

I had slept in its cool cool shade


On winter days

It was my protector

From blowing snow


On lonely nights

The tree stood as my personal guardian


Wherever I am now

I stand beneath the sheltering tree


Deep in my heart I feel the presence

Green leaves hanging down from the tree.





시인의 길


눈물 방울 뚝 뚝 흘리며

막막하던 날들의

길목에

당신은 언제나 

신선한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눈물 씻어 주시고

내 싸늘한 손 감싸시며

탈진한 나를

다시 일으켜 주었다.


당신의 사랑으로

내 영혼 소생했네.


난 지금

가슴에서 넘쳐 쏟아지는 물결로

진주 빛 언어의 집을 

짓고 있다.






시조

손때 묻은 악기





시간의 강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신 그 때로부터

쉼 없이 변함 없이 흘러 온 시간의 강

눈물과 웃음을 싣고 출렁거리네.


아지랑이 모락모락 고운 꿈 퍼 올리며

짙푸른 수풀 위를 구름 타고 떠돌다가

나뭇잎 별꽃무리를 그러 안고 간다네.


언제려나 나의 이름 불리울 그 순간

한 마리 새처럼 가볍게 날아 가리라.

무지개 견고히 설 그 영원 속으로.





하늘 뿐


내 힘으로는 온통 안 되는 일들

앞을 봐도 옆을 봐도 가로 막힌 담

오로지 구멍 뚫린 곳 하늘 뿐이라네


세상에서 안 변하는 걸 그대는 보았나

썩잖고 쇠하잖는 걸 안다면 말해 보소

경험이 지혜이기에 하늘로만 향하오.


메마른 광야 길 휘청대며 왔어도

목타는 고비마다 생수로 부어 주신

그 사랑 잊지 못하여 찬송하며 산다오.







수필

황혼빛 가운데서








이초혜 蔡初惠 Cho Heah Lee

경기여고와 이화여대 국문과 졸업 동아일보사 기자 미국방외국어대 한국어교수 역임 <시조문학> 천료, <문학세계>로 등단 시집 『창 밖엔 치자꽃이』 제2회 해외동포창작문학상(PEN한국본부 수여) Awarded Shakepeare Trophy of Exellence from Famous Poet Society(2004) Director of the Friends of Korea town Library in Los Angeles. 국제 PEN 한국본부회원 현재 남가주 오렌지카운티 실비치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