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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e—live—Library

수학은 우주로 흐른다 - 송용진

by e-bluespirit 2021. 12. 31.

 

 

머리말_과학이 바꿀 1만 년 후의 세상이 궁금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_과학은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했다
최신 과학의 시대 | 풍요로워지면 선량해진다 | 인류 최대 관심사의 변화 | 과학이 맞이할 미래 | 인간은 죽음을 극복할까?

두 번째 이야기_인류라는 하나의 군생명체
7000년간 뼈 무덤을 쌓은 하이에나 | 인간의 몸이 바뀌고 있다 | 요즘에는 수학도 더 잘한다 | 인류의 변화가 가져올 미래

세 번째 이야기_자연철학은 어떻게 과학이 되었나
자연의 원리를 탐구하다 | 자신을 수학자로 알았던 뉴턴 | 한자어로 번역된 용어들 | ‘수학’,‘과학’이라는 용어

네 번째 이야기_“1만 년 후의 과학이라고요?”
지식은 언젠가 반드시 쓰인다 | 환경오염과 저출산 문제 | 지구를 위한 노력 | 인류는 답을 찾을 것이다

다섯 번째 이야기_수천 년간 지속 발전해 온 유일한 학문
거대한 지식의 탑을 쌓다 | 수학자와 수학교육자 | 기호의 탄생 | 0의 발견이 대단한 이유 | 덧셈, 뺄셈, 등호의 등장 | 문자 계산의 혁신이 시작되다

여섯 번째 이야기_현대 문명에서 수학이 하는 일
수학자들은 무엇을 연구할까? | 순수수학의 세계 | 수학과 자연과학의 차이 | 인류 문명과 수학

일곱 번째 이야기_우주와 소통하기 위한 언어
완전한 진리를 추구하다 |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언어 | 수식과 정리, 그리고 이론 | 수학자들을 사로잡은 기하 | 빛을 연구하며 우주를 이해하다 | 최속강하곡선과 천재 수학자들 | 현대의 기하학 | 가장 자주 쓰는 언어, 미분방정식

여덟 번째 이야기_수리 자본주의 시대가 온다
오일러, 수학을 현대화시키다 | 순수수학을 발전시킨 힐베르트 | 수학의 응용 가치를 높인 폰 노이만 | 수리 자본주의 시대에 필요한 것 | 인공지능 연구와 수학의 역할 | 알고리즘 과제를 해결할 무기 | 인공지능에 관한 4가지 착각

아홉 번째 이야기_인류의 역사를 바꾼 과학적 발견
위생 개념을 만든 세균 | 천체의 비밀을 밝힌 망원경 | 세균을 발견해 낸 현미경 | 지동설과 둥근 지구

열 번째 이야기_명나라의 과학은 왜 유럽에 뒤처졌을까?
전 세계를 지배한 유럽 | 끝없이 전쟁을 치르다 | 유럽의 진리 탐구 정신 | 아편전쟁에서 패배한 중국 | 일본의 메이지유신과 유럽 | 과학을 발전시킨 그리스의 철학

열한 번째 이야기_지난 1000년간 세상을 뒤바꾼 20인
문명의 발전에 기여한 과학 | 또 다른 인물들

열두 번째 이야기_몽골제국의 침략과 유럽의 르네상스
‘이교도’에게 무너진 기독교 | 몽골제국의 강력한 전투력 | 유럽으로 흑사병이 퍼지다 | 종이, 화약, 나침반의 전파 | 브랜디의 진짜 원조

열세 번째 이야기_종교와 과학의 끈질긴 힘겨루기
최고의 도서관이 파괴되다 | 문명 발달의 중심지, 바그다드 | 이슬람의 과학이 기독교 세계로 유입되다 | 공용어가 문명에 끼치는 영향 | 문명을 파괴한 종교들 | 기독교와 과학의 공통점 | ‘신의 뜻’을 연구하다 | 천동설과 지동설 | 데카르트는 신을 믿었을까? | 종교 갈등이 빚은 비극들 | 마녀사냥과 홀로코스트 | 진화론과 창조론 | 종교와 과학의 역할

열네 번째 이야기_과학이 가장 발달한 100년은 언제일까?
19~20세기 유럽의 수학자들 | 벨에포크 시대의 종말 | 영국 최고의 전성기 | 전자기학을 발전시킨 두 사람 | 독일 괴팅겐의 수학자들 | 청나라의 양무운동

열다섯 번째 이야기_근현대에 꽃핀 일본의 과학기술
메이지유신 이전의 과학 | 19~20세기 일본의 과학자들 | 이화학연구소와 노벨상 | 과학연구도시를 만들다 | 기독교가 전파되지 않은 이유

열여섯 번째 이야기_미국과 중국의 21세기 과학 전쟁
기묘한 대립 관계 | 과학기술로 승부하다 | 친미 VS. 친중

열일곱 번째 이야기_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나라
세계적으로 발전한 한국의 수학 | 냉전 시대의 인공위성 전쟁 | 독일과 일본의 활약 | 나로호와 누리호 | 경제성을 갖춘 발사체 | 기초과학의 중요성 | 순수이론과학도 중요하다 | 인재를 자국에서 교육하는 나라

열여덟 번째 이야기_수학적 사고가 필요한 이유
판단력과 분별력 | 과학 상식의 중요성 | 왜 음모론을 믿을까? | 생명과 직결되는 과학 | 오답을 알아내는 힘 | 교육에서의 핵심역량 | 판단력이 중요하다

열아홉 번째 이야기_우주가 휘어져 있다는 게 무슨 말일까?
4차원이라는 세계 | 중력과 관성력은 같다 |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

스무 번째 이야기_외계인이 지구에 와 있다면
외계인은 어떤 모습일까? | 이미 지구에 와 있다면

스물한 번째 이야기_1만 년 후의 인간을 상상하다
평균수명 1000세 | 현실과 가상의 융합 | 핵융합 무한 에너지 | 슈퍼지능의 탄생 | 고도로 진화한 인간 | 더 나은 삶을 살다

 

 

P. 11

저는 과학이 바꿀 1만 년 후의 세상이 궁금합니다. 100년만 해도 먼 미래이고 그때까지 인류가 멸망하지 않고 존재할지조차도 의문이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인류가 먼 미래까지 과학을 발전시키며 살아남을 확률이 크다고 믿고 있습니다. 제가 연구하고 있는 위상수학이 언제쯤 어디에 쓰일지 궁금하고, 인간이 영원히 살 수 있게 될지, 뇌를 완전히 이해하고 활용하게 될지, 외계인은 존재하는지, 우주는 어떻게 생겼으며 다른 별로의 여행이 가능할지 등 수없이 많은 내용이 궁금합니다. 모두 제가 죽은 후에 일어날 일이지만, 제가 이바지한 인류라고 하는 군생명체의 일이라 더 큰 호기심이 생깁니다. 이제 그런 호기심으로 수학과 과학이 펼치는 흥미진진한 인문학의 세계로 저와 함께 여행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P. 89~92

서양의 학문 중에 역사가 2000년 이상 된 학문은 수학 외에도 철학, 법학, 천문학, 의학, 음악, 지리학, 역사 등 여러 개를 꼽을 수 있지만 그중에 수학만큼 지식을 축적하며 발전해 온 학문은 없다. 서양의 철학은 강력한 종교의 독점으로 1500년 이상 그 존재 자체가 확실치 않았고, 법학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모습과 가치가 변했으니 꾸준히 탑을 쌓듯 지식을 발전시키기 어려웠다. 의학은 전문 분야로 성장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과학이 발전하면서 약 300년 전부터는 그전의 의학과 완전히 이별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었다. (중략) 수학은 인류가 남긴 지혜의 창고다. 수학자들은 요즘의 좁은 의미의 수학만이 아니라 기계, 역학, 천문, 광학,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주제를 연구했다. 우리는 현재 3700년 전 이집트의 수학 내용과 수준에 대해 알고 있고, 2400년 전 그리스의 수학과 1000년 전의 아라비아의 수학, 중세 유럽의 수학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다. 수학은 오랜 세월 마치 큰 탑을 쌓듯이 발전해 왔으며, 지금은 아주 크고 높은 거대한 탑이 되어 있다.

P. 95~96

이집트는 기하의 수준은 제법 높았으나 곱셈, 분수 등 산술의 수준은 매우 낮았다. 산술에 사용되는 좋은 기호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그리스 시대에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산술적 계산과 표현을 기호가 아닌 말이나 알파벳으로 나타냈기 때문에 복잡한 계산을 하거나 공식을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예를 들어 고대 그리스에서는 숫자 ‘1’, ‘2’ 대신 알파벳 ‘α’, ‘β’를 사용했다. ΔYσν는 요즘 기호로는 250χ2을 의미한다. 여기서 σ는 200, ν는 50, Δ는 제곱을 의미한다. 숫자를 알파벳으로 나타내는 것도 불편했지만 0이라는 수의 개념이 개발되지 못해 수의 자릿수를 이용하는 법을 몰랐다. 대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후기 알렉산드리아 시대의 디오판토스(Diophantos, 200?-284?)가 그리스 수학에서 최초로 기호를 도입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일부 생략 기호를 사용한 것에 그쳤고, 그의 대수학은 여전히 기호 부족으로 일정 수준을 넘지 못했다. 수학을 말로 풀어내는 수사적 수학으로는 발전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유럽의 수학자들은 15세기까지 진정한 수학기호 사용법을 알지 못했다.

P. 125

수학은 신의 언어라는 표현으로부터 우리는 수학이 추구하는 절대성과 완벽성을 느낄 수 있다. 수학은 완벽한 해를 추구한다는 말은 순수수학이라는 학문 분야의 정의라고 할 수도 있다. 수학은 지금까지 완전한 진리를 추구해 왔다. 수학에서는 얻은 답에 있어서 1억분의 1이라도 예외가 있으면 그 답은 아무 의미가 없는 쓰레기와 같다. 현재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학은 오랜 세월 인류가 추구해온 진리 탐구 정신의 결실이다. 수학은 앞으로도 발전을 지속하여 먼 미래에는 결국 수학을 통해 신이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뜻을 보다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수학은 우리가 신과 더욱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언어가 될 것이다.

P. 137~139

최속강하곡선 문제는 1696년 요한 베르누이에 의해 저널 <악타 에루디토룸(Acta Eruditorum)>에 제안되었는데 (그는 해답을 알고 있었다) 이는 모두 미적분학(calculus)이라고 하는 새로운 언어가 개발되었기 때문에 (신의 언어인) 최속강하라고 하는 현상이 해석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 문제는 요한의 형 야코프, 뉴턴, 라이프니츠 등 당대 최고의 수학자들이 해법을 찾은 후 요한에게 알려왔다. 뉴턴과 관련해서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당대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수학자는 당연히 뉴턴이었고 요한은 그에게 자신의 문제를 개인적인 편지로 알린다. 1697년 1월 29일 오후 4시에 귀가하여 편지를 받은 뉴턴은 그날 밤에 그 문제에 몰두하여 그 해답이 사이클로이드라는 것을 밝혀낸 후 다음 날 아침에 요한에게 답신을 보낸다. 그 편지는 익명으로 보내졌는데 요한은 그 편지를 받자마자 누구의 것인지 알았다고 한다. 당시 54세인 뉴턴은 그 전해부터 케임브리지 대학을 떠나 런던의 왕립조폐공사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였지만 아직은 그의 실력이 녹슬지 않았다는 것과, 당대 최고의 젊은 수학자 요한 베르누이(그는 이 문제를 푸는 데 2주 걸렸다)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이다. 사이클로이드와 관련된 이야기에는 17세기의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수학자들이 거의 다 등장해서인지 더욱 재미가 있다. 그 이후에도 이 곡선과 관련된 여러 가지 수학적, 물리적 성질은 많은 수학자가 연구하여 그것들을 더 일반화시키고 활용의 범위를 넓혀왔다.

P. 151~152

힐베르트는 20세기 초 유럽 학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였다. 그때는 그가 근무하고 있는 괴팅겐 대학이 수학의 메카로서의 지위가 절정에 다다랐던 시기이기도 하다. 독일인답게 성실하고 엄숙한 성격의 그는 순수한 수학의 세계 안에서 문제를 찾고 그것을 해결하는 데에 누구보다 더 성실히 임했다. 그 자신은 수학의 실용성을 매우 중시했고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에도 큰 관심을 가졌지만 (그의 의도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결국 20세기 수학이 순수수학에 집중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1900년 파리 세계수학자대회(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 ICM)에서 발표한 그의 유명한 23개의 문제는 대부분 순수수학 문제였다. 6번 문제만이 물리학에 대한 것이었지만 그나마도 질문은 “물리학도 공리화될 수 있겠는가?”였다. 수학적, 논리적 관점에서 물리학을 보려는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이 문제들은 그 후 100년 동안 수학계를 지배했다. 수학자들이 힐베르트의 문제와 관련된 문제를 풀면 매우 가치 있는 연구를 한 것으로 간주되어 최고의 저널에 논문을 발표할 수 있었고 실력 있는 수학자로 인정을 받았다.

P. 193~194

중국의 과학기술이 정체되어 결국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한 유럽에 크게 뒤처진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진리 탐구 정신이라는 과학철학의 차이 때문이다. 유럽은 르네상스 이후 진리 탐구 정신에 입각하여 과학 연구를 해나간 반면, 중국은 실용적인 가치 이상의 과학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했다. 당대 중국의 과학자들은 자연과 우주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나 주변의 인정을 받기 위해 자연과학 연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당시 중국 사람들은 어떤 과학적 연구이든 바로 실용적으로 활용할 것이 아니면 연구할 가치가 없다고 여겼다. 일부 과학자들이 진리 탐구라는 과학철학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연구를 평생 진행할 만한 직업이나 환경이 제공되지 않았다. 유럽과 중국의 과학에 대한 시각과 환경이 달랐고 그러한 철학적, 사회적 차이가 결국에는 과학 연구의 성과에 있어서 커다란 차이를 불러온 것이다. 현대 과학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미적분학이나 지구의 공전, 만유인력, 세포, 주기율표, 전기와 자기, 세균 등은 예전의 중국인들의 연구 환경에서는 얻기 어려운 과학적 발견들이었다.

P. 401~402

생명이라고 하는 유기화합물은 수십억 년 전부터 지구상에서 진화해 왔고 유기의 영역에서 존재해 왔다. 하지만 인간에 의해 미래의 언젠가는 유기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팔다리와 같은 운동기관 외에도 눈, 귀 같은 감각기관을 ‘기계’와 같은 무기물로 대체할 수도 있고 더 먼 미래에는 뇌를 제외한 온몸의 기관을 모두 무기물로 대체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수명을 걱정할 필요도 없고 인간이 살기 좋은 외계의 행성을 찾을 필요도 없으며 우주 공간을 어디나 쉽게 돌아다닐 수도 있을 것이다. 호흡이나 영양 섭취와 같은 유기적 생명체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행위들이 이 새로운 생명체에게는 필요 없게 될 것이다.

 

 

송용진 서울대 수학과에서 이학사를 받고,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위상수학 분야 이학박사를 받았다. 1991년부터 인하대 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오랫동안 대한수학회 한국수학올림피아드 위원장으로 일했고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위원(IMO Board Member)으로 활동하고 있다. 1995년부터 20여 년간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단 단장 또는 부단장을 맡으며 대한민국이 두 차례 1등을 거머쥐는 데 기여했다. 30여 년간 풀리지 않던 해러(Hare)의 추측 문제를 해결한 연구 성과와 수학 영재교육에 헌신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과학기술훈장 혁신장, 서울시 문화상을 받았다. 수학 영재를 발굴해 지도하고 수학교육을 연구하며 우리나라의 수학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보문고 : https://bit.ly/3FwQQ6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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