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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e—live—Library

책 읽어주는 엄마 - 닥종이 인형 작가 김영희

by e-bluespirit 2010. 6. 11.

 

 

 

 

 

 

 

 

 

 

 

 

책 읽어주는 엄마

 

 

 

 

음악처럼 흐르는 엄마의 이야기

 

 

햇살을 뽑아 오선지를 만들어 악보를 그리듯, 음악처럼 흐르는 정감어린 이야기!
그 속에는 푸른 하늘 은하수에 목욕을 시켜 주듯 소곤소곤 엄마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아름다운 세상의 이치를 들려 주는 엄마의 숨결이 살금살금 아이의 귀를 간지럽힙니다.


봄날 꽃피는 소리까지도 들려 주는 책 읽어 주는 엄마. 그 엄마의 마음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나는 그녀 옆에서 한 줌의 아침이슬 진주알을 얻기도 하고, 장대비 소나기 뒤에 솟아 오르는 그 찬란한 무지개를 보기도 합니다.
나는 누구일까요? 멀리 독일에서 고국을 그리며 살고 있는 내 아이들, 조국에 있는 소롱소롱대는 아이들! 그 모든 어린이들은 이국땅에 살고 있는 내 아이 장수이기도 합니다.


엄마의 마음을 대신해 주는 언어는 이세상 어디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없는 소중한 사랑의 마음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그 마음 전달해 주는 그 많고 좋은 이야기를 골라 귓속에다 대고 속삭이려 합니다. 그래서, 김영희 아줌마는 영원히 책 읽어 주는 엄마로 존재하고 싶습니다. 그 행복을, 말로도 글로도 못다해서 인형을 만들어 종이의 숨결 속에 엄마의 심장 뜀을 표현했습니다.


다섯 손가락 펴서, 아주까리 잎새도 만들고, 다섯 손가락 오므려 멍멍이 모양새도 만들어 보세요. 손 마디마디마다 엮어지며 자라는 신기한 성장도 찬찬히 관찰해 보세요. 그리고 엄마의 간절한 사랑의 언어를 표현해 보세요.

 

 

김영희

 

 

 

 

 

 

 

 

 

 

 

 

닥종이를 이겨 인형을 만들어내는 것은 마치 밥풀을 입으로 개어 아이 입에 넣어 주던 옛 어머니들의 모습을 닮았다. '아이 잘 만드는 여자'가 인형도 잘 만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인형 작가이자 에세이스트인 김영희가 아이들과 엄마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을 묶어 책으로 냈다. 어찌 보면 닥종이 인형에 대한 해설이기도 하고, 어찌 보면 나직한 애 키우는 얘기이기도 하다. 읽다 보면, 책을 펴놓고 함께 보고 있는 엄마와 아이의 모습이 겹쳐지는 정겨운 책이다.

 

 

 

 

 

 

 

 

1장 이 맑은 종이의 숨결을 느껴 보렴
참 재미있는 일들 / 종이의 숨결 / 엄마 전시장에서 / 여행을 떠나는 여인 / 까만 손톱 / 엄마의 언어 / 책 읽어 주는 엄마 / 촛불 속 대화 / 밥투정 / 손의 감각 / 아름다움의 모양 / 변호사 누나 / 누나의 면접시험 / 오뚝이 엄마 / 심부름 / 할아버지 되기

 

 

 


2장 이 몸이 새라면
계절의 일기장 / 혼자 있는 아이 / 봄의 꽃나팔 / 꿈의 까만 씨 / 참외 서리 / 그림자 색깔 / 외딴 섬의 새 / 박 달린 넝쿨 / 하늘의 영양소 / 감자에 싹이 나서 / 겨울 바다 오케스트라 / 초록색 마법사 / 쇼팽 이야기

 

 

 

 

 

 

 

 

 

 


3장 엄마의 눈에 눈물이 고이고
땅바닥에 쓴 편지 / 엄마 가슴 뜯기 / 참 아름다운 말 / 부처님 만나기 / 재래 시장 / 고국 풍경 / 비원에서 / 소리의 그림 / 한국 음식 / 버스를 기다리며

 


4장 장수야, 독일 살기 어떠니?
눈이 작은 아이 / 참 아름다운 꽃밭 / 팔 잘린 사과나무 / 전철에서 / 농촌의 새집으로 / 마음의 선생님을 찾아서 / 이웃 사촌과의 작별 / 글 동냥 / 밤말과 낮말 / 나는 유치원생이 아니에요 / 훨카 브랙히틀의 연기 / 반짝 반짝 빛나는 금속성 머리들 / 독일 문화를 말하는 사람들 / 독일 개 이야기 / 교회 밑의 도살장 / 아름다움의 재산 / 죄를 돈으로 갚는 법 / 자랑스러운 독일인 / 독일인의 해외 여행 / 아우토반 / 빨간 약 / 자상한 우리 새 선생님 / 빅 브라더 이야기 / 어른들이 보는 영화 / 장수야, 독일 살기 어떠니?

 

 

 

 

 

 

 

 

 

 

 

 

 

 

여름이 많이 기울었습니다.
바바리아의 녹음은 짙어갑니다.
우리는 뮌헨 슈바빙에 있는 영국공원으로 가 터를 잡고 놀았습니다.
우리들은 음료수를 마시며 여름을 빨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한국말로 빠르게 누나와 이야기하며 행복해 하였습니다.
그런데 앞자리 사람이 엄마에게 말을 걸어 옵니다.
"아, 여보세요. 이 애들이 전부 당신 애들이예요?"
"네."
엄마는 자랑스럽게 미소지으며 답했습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이나?"
독일 사람은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 p. 58


 

 

엄마는 늘 오뚝이처럼 아침에 발딱 일어서 있습니다.
어제 저녁 내린 비로 슬픔의 홍수가 강물을 넘쳐
헤엄치다가 그녀가 익사할 것 같았는데.

눈을 떠 보니 아침 햇살 속에 빛을 발하며 까만 눈이
반짝이는 그녀를 보았습니다. 그녀는 매일 파초잎의
옆순처럼 싱싱하게 움틉니다.

이웃 아줌마가 물은 적이 있습니다.
"슬픔이 펼치는 비결은......"
"나는 다섯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이에요."
그녀가 다섯 손가락을 쫙 펼쳐 보이는 손은
아주까리 잎처럼 반짝거렸습니다.
--- p. 37

 


 

아름다움의 모양

아침을 먹고 식탁에서 일어나 학교 갈 시간이라서 허둥지둥 막 나가는데, 엄마는 소리칩니다.

'네가 먹은 그릇 설거지통까지 갖다 놓으렴'

'아! 학교 갈 시간이야.' 나는 마음이 바빠 맞대고 소리칩니다.

'그릇 치울 시간은 있어요.'

엄마는 굳이 먹은 그릇을 들고 일어나는 버릇을 가르칩니다. 화장실에 급하게 갔다 와서 문을 열어 놓고 나오는 것을 싫어하듯, 밥먹고 그대로 일어나는 것도 싫어합니다. 그 모습은 아름답지 않다고 엄마는 말합니다. 엄마는 예술가라서 그런지 무엇이든 아름다움에 컴퍼스 심을 꽂습니다.
아름다움에는 사물의 모양과 색깔에도 있지만 마음과 행동에도 있다고 합니다.
--- p.31


 

 

나는 혼자 있기를 좋아합니다.
혼자 음악 듣고
혼자 산책 가고
혼자 양지쪽에서 사탕을 빨고
혼자 책 읽고......
그윽한 공간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모여 지냈던 시간을 음미하기도 합니다.
학교에서 선생님께 혼났던 걸 생각하기도 하고,
엄마 말 안 들은 것도 떠올리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습니다.
그리고 또 그 정적 속에 모여드는 아름다운 소리도 듣습니다.
포르르...... 포르르.......
포시시...... 포시시.......
--- p. 46

 

 

 

 

 

 

 

 

 

 

 

 

 

참외 서리

엄마가 만든 작품 중에는 참외 서리란 제목의 인형이 있습니다.
가느다란 실눈으로 개구진 웃음을 지으며 노란 참외를 작대기에
끼워 들고 서 있는 작품입니다.
"참외 서리가 뭐야?"
"...응, 우리나라... 엄마 어렸을 적에 동네 개구쟁이들하고
참외밭에 몰래 들어가 참외를 따 오는 거란다."
"그럼 도둑질이네..."
"꼭 그런 것은 아니고."
"그럼 뭐야?"
"도둑질하는 아이가 누게 있겠니? 여름 그믐밤에 동네 아이들이
모여 한번 해 보는 짓궂은 장난이지. 그래서 원두막을 지키는
주인 아저씨가 잠깐 잠든 틈을 노려 이때다 하고 습격하는데,
참외 도둑질이라기 보다는 참외밭 주인 아저씨와 숨바꼭질을
하는 거지...
언제 주인 아저씨가 잠이 들건가? 그런 가슴 두근거리는
신경전이지. 그런데 주인 아저씨는 누가 참외밭에 왔었는지
다 알고 있지..."
"그러면?"
"이놈들 어디라고 감추느냐, 참외밭을 짓밟고?"
"..."
"이놈들 벌좀 서야겠다. 오늘 꼭지 하나 안 다치게 참외 따서
멍석에 재거라. 읍내 시장 아재가 오면 운반할거다."
"그래서?"
"그러면 개구쟁이 아이들이라도 재빠른 솜씨로 참외를 따서 멍석에
재고 허드렛일을 거뜬히 하지. 그리고 일한 대가로 얻어 가는
달콤한 참외." --- p. 52

 

 

 

 

 

 

 

 

 

 

 

 

김영희는 1944년 해주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에서 회화와 조각을 전공했다. 1981년에 독일 뮌헨으로 이주, 그곳에서 닥종이 조형작가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김영희는 그 당시 어떤 작가도 다루지 않았던 재료와 형태, 표현기법으로 찬사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독일뿐 아니라 네덜란드, 프랑스, 스웨덴, 스페인, 스위스 등에서 지금까지 70여 차례의 개인전과 그룹전, 퍼포먼스를 가져 국내보다 국제무대에서 더 잘 알려진 예술가로 인정받고 있다. 다섯 살 때부터 한지를 물들이고 접고 붙이며 닥종이 예술의 독창적인 길을 걸어온 김영희의 닥종이 인형에는 작가 자신의 60여 년 인생이 녹아 있으며 한국 전통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1978년을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꾸준히 개인전을 열어 1990년, 1992년, 1994년, 1998년, 2002년, 2003년에 귀국 초대전을 가져 국내 관객들에게도 커다란 화제가 되었다. 2008년, 5년 만에 고국에서 전시를 열게 된 김영희는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서정적이고 회화적인 종이 조형 작품과 사진, 조각 작품 70여 점을 선보인다. 서구식 현대사회에서 점점 잊혀져가는 손작업의 멋은 자연의 재료인 한지로 만든 작품 구석구석에 표현되어 더욱 감동을 준다.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는 1992년 초판 발행 당시 2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로 화제가 되었으며 그 후 《뮌헨의 노란 민들레》, 《밤새 훌쩍 크는 아이들》 등 독일 뮌헨에서의 생활을 담백하게 풀어낸 에세이와 《책 읽어주는 엄마》, 《사과나무 꿈나들이》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주요내용
[책 읽어 주는 엄마]는 닥종이 인형 작가 김영희 선생의 정감어린 닥종이 인형 작품 사진과 동화처럼 아름다운 글들이 어우러진 책이다.
작품마다, 인형들의 표정 하나하나마다 따뜻한 이야기를 풀어낼 뿐아니라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 보기가 엄마가 읽어 주는 동화처럼 정감어린 초록빛 사랑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어린이의 시선으로 이국 생활에서 느끼는 외로움, 추억, 빛바랜 기억 속의 어린 시절 기억들이 하나둘 떠오르기도 하고 닥종이 고유의 숨결이 묻어나는 인형들 속에 생생히 표현된 한국적 질감이 살아난다.
이 책에서는 아들 장수가 독일에서 느낀 문화적 이질감, 한국에 대한 그리움, 엄마와 가족들에 대한 따뜻한 사랑, 그리고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초록빛 동화를 닥종이 인형 작품과 함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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