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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e—live—Library

종이인형 - 황경신의 사랑동화

by e-bluespirit 2011. 2. 21.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버릴 나이는 지났지만

 

                  지금도 나는 기다리고 있지

 

                                사랑이라 부르지 않아도 사랑일 수밖에 없는 사랑을

 

 

 

 

 

 

 

황경신의 미발표 신작 열다섯 편!
당신이 주인공이 될지도 모를 열다섯 색깔의 사랑
토이 유희열이 추천한 바로 그 책!


손에 잡힐 듯 말 듯한 아련함과 먹먹히 가슴을 적셔오는 슬픔이 스며있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 사랑이 머물던 자리에 탄생한 황경신의 동화는 비오는 날 남겨진 빈 라테 잔과 같이 쓸쓸하고도 애틋하다. 크고 작은 설레는 꿈을 꾸며 늘 마음 깊이 사랑을 품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사랑에 아파했거나 눈물을 흘리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달래줄 사랑 동화가 여기에 있다.

동화라는 순수한 공간에서 사랑이 가장 찬란하게 빛나야 할 순간에 찾아온 비극과 비극의 끝에서 시작된 사랑이 교차한다. 사랑이 끝났다고 체념한 순간 사랑이 결코 끝나지 않았다는 깨달음을 얻고, 아보카도들과의 대화를 통해 거의 포기했던 사랑을 다시 이어간다. 사랑스런 연인의 옛 연인의 존재에 집착하며 소심해지다가 결국 진실을 회피하기도 하고, 한 여인의 파티 같은 장례식장에 그녀의 옛 남자들이 모두 모여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이야기의 색깔은 모두 다르지만, 결국 '사랑'이란 슬픔과 기쁨을 모두 안고 있는 하나의 얼굴인 것이다.

그립지만 외롭지 않았던, 행복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는 날들. 그 짧고 강렬한 햇살과 같은 추억의 단편들. 사랑을 둘러싼 천변만화 같은 동화에 젊은 일러스트레이터의 참신하고 다양한 일러스트가 예쁘게 입혀져 우리의 섬세한 감수성에 촉촉히 스며든다.


 

 

 

오혜진        pantomorphic.com

김원영                Harumu.com

이경란 cyworld.com/eggmony

 

 

 

 

 

아마도 아스파라거스 maybe asparagus
라임 라이더 lime rider
아름다운 아델라이데 Adelaide
목성의 마지막 오후 the last afternoon on Jupiter
안단테 아르페지오 andante arpeggio
아무도 말한 적 없는 슬픔 sorrows unspoken
아보카도 아지트 avocado agit
흔적 traces
당신은 재즈처럼 feels like jazz
엔딩 크레디트 ending credit
스토리텔러 storyteller
be my Muse
차라리 체리파이 cherry pie
팝콘 파라다이스 popcorn paradise
좋은 시절
those were the days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버릴 나이는 지났지만
지금도 나는 기다리고 있지
사랑이라 부르지 않아도 사랑일 수밖에 없는 사랑을

물 흐르는 아픔과 꽃 피는 고통을 알게 되었어도
나는 언제까지나 그리워하고 있지
더럽혀지고 버려져도 죽을 때까지 사랑인 사랑을 --- 「차라리 체리파이」 중에서

 

 


저기, 기억나요? 그 영화에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죽을 만큼 사랑하는데, 사랑하고 사랑받으면서 죽을 만큼 행복한데, 난 그 행복이 불안해서 죽을 것 같았어요. 그 벅찬 시간은 한순간에 지나가고, 이제 곧 망가지고 망가뜨리고 심장이 멎을 만큼 고통스러울 거야, 안 그럴 리가 없잖아, 그런 생각을 줄곧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들은 결국 그렇게 되었죠. 결국 그렇게 되는 거잖아요.
…………
그 사람과 나는 엔딩 크레디트로부터 시작했으니까요. 어떤 식으로든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때, 우리가 만났으니까요. 영원히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무엇, 그래도 할 수 없다고 포기했던 무엇, 아직 무어라 말하기엔 이른 그 무엇에 대해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고 싶다는 마음이 든 거예요. 지금은 다만 그렇게만 말할 수 있어요. --- 「엔딩 크레디트」 중에서

 


그녀는 피곤했고 다리가 아팠고 심장 때문에 가슴이 먹먹했다. 그러나 쉬지 않고 걸어가면, 언젠가 집에 도착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순간이 영원히 계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머지않아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침대 속에 들어가 달콤한 슬픔에 잠길 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 「be my Muse」 중에서

 

 

 

 

 

노순천 dumbmoon.wo.to

 

 

 

 

 

사랑, 동화를 꿈꾸다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이처럼 사랑할 수가 있을까
지금보다 더 사랑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째서 어제보다 오늘 이 사람을 더 사랑할 수 있을까

우리는 사랑을 어떻게 정의할까? 황경신 작가는 미발표 신작『종이인형』에서 열다섯, 무지개빛 색깔을 담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노래한다. 하지만 ‘사랑 동화’라고 해서 솜사탕처럼 달콤하고 마시멜로처럼 한없이 말랑한 ‘사랑’만 기대했다면 조금 더 찬찬히 읽어봐야 한다. 어쩌면 그녀가 사랑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단 하나. 모든 사랑은 언젠가 끝이 난다는 것이었다. 라는 ‘be my Muse’의 한 구절이 그녀가 노래하는 사랑에 더 가까울 수도 있다. 사랑이 머물던 자리에 탄생한 황경신의 동화는 비오는 날 남겨진 빈 라테 잔과 같이 쓸쓸하고도 애틋하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죽을 만큼 사랑하는데, 사랑하고 사랑받으면서 죽을 만큼 행복한데, 난 그 행복이 불안해서 죽을 것 같았어요. 그 벅찬 시간은 한순간에 지나가고, 이제 곧 망가지고 망가뜨리고 심장이 멎을 만큼 고통스러울 거야, 안 그럴 리가 없잖아, 그런 생각을 줄곧 하고 있었어요. (‘엔딩 크레디트’ 중에서)라며 사랑과 행복의 또다른 이름 슬픔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이처럼 사랑할 수가 있을까, 지금보다 더 사랑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째서 어제보다 오늘 이 사람을 더 사랑할 수 있을까, 오직 궁금한 것은 그것이었다. 라며 가슴 터질듯 짓눌러오는 사랑의 ‘흔적’ 앞에서 힘들어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여전히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버릴 나이는 지났지만, 아직도 사랑이라 부르지 않아도 사랑일 수밖에 없는 사랑을 기다리며(차라리 체리파이), 언제까지나 그리워하며 그럼에도 사랑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황경신 월드’의 언어와 미학들. 손에 잡힐 듯 말 듯한 아련함과 먹먹히 가슴을 적셔오는 슬픔이 사랑이란 식물을 기르는 거름이자 물이다. 동화라는 순수한 공간에서 사랑이 가장 찬란하게 빛나야 할 순간에 찾아온 비극(팝콘 파라다이스)과 비극의 끝에서 시작된 사랑(라임 라이더)이 교차한다. 사랑이 끝났다고 체념한 순간 사랑이 결코 끝나지 않았다는 깨달음을 얻고(아무도 말한 적 없는 슬픔), 아보카도들과의 대화를 통해 거의 포기했던 사랑을 다시 이어간다(아보카도 아지트). 끝내 피지 못한 꽃망울 같던 빛바랜 시간도 기억 너머로 출렁인다. 사랑스런 연인의 옛 연인의 존재에 집착하며 소심해지다가 결국 진실을 회피하고(당신은 재즈처럼), 한 여인의 파티 같은 장례식장에 그녀의 옛 남자들이 모두 모여 대화(좋은 시절)를 나누기도 한다.

이야기의 색깔은 모두 다르지만, 결국 '사랑'이란 슬픔과 기쁨을 모두 안고 있는 하나의 얼굴인 것이다. 슬픔의 식물을 키우며 그 슬픔을 마음껏 슬퍼하다가 가벼워지라고 위로를 건넨다(안단테 아르페지오). 그리고 ‘성장’과 ‘어른’이란 이름으로 잊고 지내라 강요되는 감정들과 이미 잊어버린 기억들 속에 무뎌진 시간들을 엉뚱한 상상력으로 새롭게 빚어낸다. 충동적으로 떠나며 시작되는 ‘아마도 아스파라거스’, 설정 자체만으로도 먹먹해지고 아련한 ‘아델라이데’, 끝을 앞두고 드러나는 애틋한 드라마 ‘목성의 마지막 오후’는 상상의 시공간 속에서 그 시절의 사랑이 담겨 있다. 그립지만 외롭지 않았던, 행복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는 날들. 그 짧고 강렬한 햇살과 같은 추억의 단편들. 사랑을 둘러싼 천변만화 같은 동화에 젊은 일러스트레이터(이해정 외 7명)의 참신하고 다양한 일러스트가 예쁘게 입혀져 더욱 동화의 품격과 사랑을 높인다.

사랑은 좀 더 무겁고 깊은 무엇이어야 한다. 사랑은 우리에게 속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보다 무겁고 깊은 무엇의 중심에 존재해야 한다. 사랑은 우리의 힘과 의지로 시작하거나 유지하거나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느냐 마느냐는 우리가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사랑은 완벽하기 때문에, 완벽하지 못한 우리가 그 단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사랑을 모욕하는 일이다. 라는 ‘라임 라이더’의 한 구절처럼 황경신 작가는 애틋한 그리고 너무나 완벽한 그 이름 ‘사랑’을 노래한다. 크고 작은 설레는 꿈을 꾸며 늘 마음 깊이 사랑을 품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사랑에 아파했거나 눈물을 흘리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달래줄 사랑 동화가 여기에 있다.

 

 

 

 

 

 

 

 

이해정 blog.naver.com/nonoaing

 

 

 

 

 

 

무슨 꿈이었을까? 눈부시게 파란 목성이 보였고,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위로 재즈 코드가 뒤엉켜 흐르고 있었고, 종이인형 모양의 책갈피가 말을 걸었고, 거리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든 사람들로 넘쳐났고…… 꿈을 꾸지 않는 내가 있었다. 네 이야기의 결론은 뭐냐며 다그치는 나, 다음엔 술 한 잔 하자를 남발하며 돌아서서 바삐 걸어가는 나. 가슴은 식었고 감정은 죽어간다. 웃음은 휘발했고 통증은 무뎌져간다.

흐려지는 것도 추억이냐고, 지워지는 것도 사랑이냐고, 날아가는 것도 꿈이냐고, 잡을 수 없는 것도 삶의, 그리고 사랑의 흔적이냐고 그녀는 묻는다.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단어는 얼굴이 되고 문장은 풍경이 되었다. 『종이인형』의 마지막 책장을 넘기며 기분 좋은 향기와 행복한 미소가 퍼지는 걸 느낀다. 삐죽 나온 두 발을 이불 속으로 모은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나를 꿈속에 있게 해주세요. - 유희열 (토이. 대중음악가)

 

 

 

 

 

 

 

 

 

 

 

 

황경신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황경신은 1965년 부산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였다. 1989년 서울문화사에 입사하여 '무크' 기자로, 1992년에는 디자인하우스의 '행복이 가득한 집' 취재기자, '이브' 수석기자로 활동했다. 딩굴스 키보디스트로도 활동했으며, 1995년부터 지금까지 월간 PAPER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젊은 감수성을 자극하는 독특한 문체로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그의 저서로는 『나는 정말 그를 만난 것일까』,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 『솜이의 종이피아노』, 『모두에게 해피엔딩』, 『그림 같은 세상』, 『초콜릿 우체국』, 『괜찮아, 그곳에선 시간도 길을 잃어』, 『슬프지만 안녕』, 『밀리언 달러 초콜릿』, 『세븐틴』, 『그림 같은 신화』, 『종이 인형』 등이 있다.

 

 

 

 

 

 

어릴 때 내가 가지고 놀던 종이인형은 서울에서 전학 온, 얼굴이 하얗고 자그마하고 귀여운 아이가 그려준 것이었다. 나는 날마다 인형의 옷을 만들고 인형의 집을 짓고 인형의 이야기를 상상했다. 세월이 흘러 그때의 종이인형 위에 살며시 포개놓았던 내 꿈들은 구겨지고 더럽혀졌지만, 삶이 메말라갈수록 갈증은 깊어진다. 촉촉하게 젖어 있는 무엇, 두근두근 설레는 무엇, 기쁘고 수줍은 눈빛을 갖게 해줄 무엇이 간절해진다. 어쩌면 사람들은 그런 것을 사랑이라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세월의 우물에 두레박을 내리고 가장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동심을 길어올리는 일. 그것으로 나와 당신이 아이처럼 울고 웃는 일. 그것을 행복이라 부르는 건지도 모르겠다.

 

 

 

 

 

 

 

 

 

 

 

 

백승우     cyworld.com/keiichi12

박경원 blog.naver.com/darim825

이병률         kooning.empal.com

 

 

 

 

 

 

 

 

 

http://www.yes24.com/24/goods/34088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