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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e—intro—intercolumn

칼럼소개 특 89호> "좋은세상 만들기"

by e-bluespirit 2002. 12. 19.


옹이진 가슴에서 흐르는...














삶의 긴 여정에서



늙어버렸으면
이미 문지방으로 다가온 황혼이겠지만


사탕껍질 속의 달콤한 향기에 취해
스며드는 눈 먼 사랑이라면
어서 늙어버렸으면


순간의 감흥으로
흔한 넋두리처럼 늘어놓는
한 줄기 바람으로 어디든 내려앉는
눈물겹지 않은 인연이라면



어설픈 몸짓일지라도
온전한 모습으로만 봐주길
진실한 사랑이길..


스쳐지나 가는 만남이라 해도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허울뿐인 육신으로 인해
영혼의 눈 흐리지 않는다면


바라만 봐도 행복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사랑으로
따뜻한 사람으로
영원토록 함께할 수 있을 텐데


아, 욕망의 수레바퀴
일상의 무게 내려놓고
나락 같은 삶의 긴 여정에서 돌아와
이젠 쉬고 싶구나.




詩 김윤진













첫 느낌이 좋은 사람은
항상 느낌이 좋은 사람입니다.


달빛같이
소박한 미소를 띠우는
평화로운 눈빛.


이슬 머금은 듯한
그대의 큰 눈망울속에서
싱그러운 풀잎내음이 묻어납니다.


첫 만남이라서
그대 마음의 깊이는
알 수 없지만
첫 느낌이 좋은 그대.


설레임과 그리움을 몰고
바람처럼 다가온 그대는.


여름 날
갑자기 쏟아지는
시원한 소낙비처럼
그렇게 내 마음을 흠뻑 적셨습니다.


이제 그 소낙비를
온몸으로 맞으렵니다.














온종일 빈 날이었네.


다만 녹슨 꽃무리가 있을뿐
떠나는 것들을 조용히 지켜 보았을 뿐이네.


옹이진 가슴에서 흐르는
등진 그리움이 물씬물씬 솟아오르네.


마음의 낭떠지로 사라지고 말았네.


해 지나가는 자리마다
섧게 노을이 물들고
떠나가면서 바람은 내일을 말하지 않네.


그저 만남을 가볍게 할 뿐이네.


다시 빈 마음을 몰고 길을 가면
허허로운 저물녘이 오고
그대가 잊거나 내가 잊거나 그러한 날이었네.


빈 수레의 그리움을
그리움의 한 떨기 꽃으로 마음에 머무름을
다시 추억하기 시작하였네.


우리 간직할 것은
오늘을 보내고 내일을 그리며
오직, 타는 그리움뿐..


삶의 그리움을 꺼내며
곧추세우고
다시 내일을 껴안는 슬픔을 잊는 일이네.












마음에 둔 찻집하나
외롭다고 느낄때
사람이 그리울때
차 한잔 나누면서
살아있음에 도란거리고 싶을때
안개의 찻집을 두두린다.


그리 많지 않은 탁자위에
화려하지 않는 인테리어
수더분한 주인의 모습이
시골스럽게 묻어나고
고향같은 편안함이 있어
오고 또 오고..


김이 모락 모락 끓는 물이
낮은 천정을 향해서 올라갈때
베어나오는 삶의 찌꺼기들은
사라지거라.


차속에 남아 있는
정갈함만을 고집하며
모나리자의 미소를 담아 마시면
세상은 온통 배꽃같은
환한 웃음꽃 천국


어서오세요!
오늘은 무슨 차를 드릴까요.


어제와 같은 차를 내밀어도
찡그리지 않는 단골손님들
자주 못와서 미안하다 위로해주는
맘 고운 사람들..


모두가 손을 잡으면
안개의찻집에
사랑과 사랑이
전해지는 기쁨


단 한사람이 찾아와도
반갑게 대접하는
친절함의 넉넉한 모습을 소망하는
아주 작은 찻집


안개의찻집에
새벽이 찾아오면
새벽이슬의 향 받아두었다가
오는 손님 차에 넣어 드리리.


맛좋은 차로 대접하리..




知賢










좋은세상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