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비 내리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다. 머리맡에 소근소근 다가서는
저 부드러운 발자국 소리. 개울물 소리에 실려 조용히
내리는 빗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살아 있는 우주의 맥박을 느낄 수 있다. 새벽에 내리는
빗소리에서 나는 우주의 호흡이 내 자신의
숨결과 서로 이어지고 있음을 감지한다.
그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는 자연의 소리는,
늘 들어도 시끄럽거나 무료하지 않고
우리 마음을 그윽하게 한다.
나는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다시 묵은 허물을 벗는다.
地 水 火 風 의 은덕으로 살아간다.
지구는 살아 있는 하나의 생명체다.
지구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의 의지를 지닌, 보다 높은 차원의 인격체다.
-체로키족 추장, 구르는 천둥
네 자신을 증발시켜 바람에 네 몸을 맡겨라.
바람은 사막 저편에서 너를 비로 뿌려줄 것이다.
-수피즘 우화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가
山中何所有
嶺上多白雲
只可自怡悅
不堪持贈君
산중에 무엇이 있는가
산마루에 떠도는 구름
다만 스스로 즐길 뿐
그대에게 보내줄 수 없네
산 위에 흰구름은 희고
산 속에 시냇물은 흘러간다
이 가운데서 내가 살고자 했더니
흰구름이 나를 위해 산모퉁이를 열어 놓았네
흰구름 속에 누워 있으니
청산이 나를 보고 웃으면서
'걱정근심 다 부려 놓았구려' 하네
나도 웃으면서 대답하기를
산이야, 그대는 내가 온 연유를 아는가
내 평생 잠이 모자라
이 물과 바위로 잠자리 삼았노라
청산은 나를 보고 웃으면서 말하네
왜 빨리 돌아와 내 벗 되지 않았는가
그대 푸른 산 사랑하거든
덩굴풀 속에서 편히 쉬게나
-雲山吟
태고 보우 스님
聲在樹間圖
소리가 나무 사이에서 나는 그림
-心田 안중식
'無常하다'는 말은 허망하다는 것이 아니라
'항상하지 않다,' '영원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고정되어 있지 않고 변한다는 뜻이다.
이게 우주의 실상이다.
이 변화의 과정 속에 생명이 깃들이고,
이런 변화의 흐름을 통해서 우주의 신비와 삶의 묘미가 전개된다.
흐름이 멈추어 한 곳에 고이게 되면 부패한다.
이것은 우주 생명의 원리이다.
살아 있는 물은 밤낮없이 흐르면서 스스로도 살고 남들도 살린다.
새벽 달빛 아래서 흐름에 귀 기울이다.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
풀이 걸음을 방해하거든 깎고
나무가 冠을 방해하거든 잘라내라.
그밖의 일은 자연에 맡겨 두라.
하늘과 땅 시아에 서로 함께 사는 것이야말로
만물로 하여금 제각기 그 삶을 완수하도록 하는 것이니라.
훍을 가까이하면서도 흙이 지니고 있는 그 덕성과 생명의 질서를 몸에 익히지 못하는 것은,
흙한테 죄송하고 또한 흙의 은혜를 저버리는 일이기도 하다.
세상에는 하찮은 것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황금을 마구 낭비하는 불쌍한 사람들이 많다.
그 하찬은 것들로 인해 그들은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살다가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황금의 뇌를 가진 사나이
알퐁스 도데
달빛에서도 향기가 나더라
흙을 가까이 하는 것은 살아 있는 우주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일아다.
흙을 가까이 하라. 흙에서 생명의 싹이 움튼다.
흙을 가까이 해야 삶의 뿌리를 든든한 대지에 내릴 수 있다.
참선參禪 이란... 마음을 가다듬고 고요히 생각함 靜盧
깊이 생각하면서 닦음 思惟修 이라고 흔히 말한다.
참선은, 혹은 명상은 마음의 고요와 평화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우리들이 어떤 간절한 소원 때문에 하는 기도라는 것도
그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곧 명상의 세계에 도달하지 않을 수 없다.
명상은 한마디로 말해서 지켜보는 일이다.
지켜보되 지켜보는 주체가 사라진 커다란 침묵이다.
명상은 홀로 하는 정진이다.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게 되면 이때부터 당신의 생각을 지켜보야야 한다.
지켜보라는 것은 생각에 팔려다니지 말고 그 생각을 지켜보라는 말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라는 소리다.
마음의 고요와 평화를 누리도록
마음을 어디에도 붙들어 놓지 말고 그저 지켜보기만 하라.
명상은 홀로 누리는 신비로운 정신세계이다.
'홀로' 라는 말은 어디에도 매이거나 물들지 않고,
순진무구하고, 자유롭고,
부분이 아니라 전체이고,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음을 뜻한다.
本來無一物
본래 아무것도 없었음을 온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가 있다.
따라서 적게 가지고도 얼아든지 충만하게 살 수 있다.
훌륭한 나그네는 어디로 갈 것인지도 모르고 또 어디서 왔는지도 모른다.
심지어 자신의 성이나 이름도 모른다는 것이다.
도를 구하는 사람은 정적 속에 살면서도 고독을 느끼는 일이 없고,
시끄러운 장바닥에 있으면서도 소란스러움을 모른다.
'나는 도를 깨달은 사람이 아니라 도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명료자유 冥蓼子遊
도융屠隆 의 여행기
행복을 얻는 비결은 즐거움을 끝까지 추구하지 않고 알맞게 그칠 줄 아는 데에 있다
-雲水野人 명료자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
마음의 평정을 잃지 말라.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
집, 식사, 옷차림을 간소하게 하고 번잡스러움을 피하라.
날마다 자연과 만나고 발 밑에 땅을 느끼라.
농장일이나 산책, 힘든 일을 하면서 몸을 움직이라.
근심걱정을 떨치고 그날 그날을 살라.
날마다 다른 사람과 무엇인가 나누라.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를 도와라.
삶과 세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라.
할 수 있는 한 생활에서 유머를 찾으라.
모든 것 속에 들어 있는 하나의 생명을 관찰하라.
그리고 우주의 삼라만상에 애정을 가지라.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泉聲中夜後 山色夕陽時
시냇물 소리는 한밤중이요,
산빛은 해질녁이라
-허당록 虛堂錄
지팡이 끌고 깊숙한 길을 찾아
여기저기 거닐면서 봄을 즐기다
돌아올 때 꽃향기 옷깃에 배어
나비가 훨훨 사람을 따라오네
-봄구경 賞春
환성지안 喚醒志安 선사
'남해의 신선이 사뿐히 땅에 내려 달밤에 흰옷 입고 와서 문을 두들긴다'
-매화
'입 안에 말이 적고, 마음에 일이 적고, 뱃속에 밥이 적어야 한다.
이 세가지 적은 것이 있으면 신선도 될 수 있다.'
살아서 움직이는 것은 늘 새롭다.
새로워지려면 묵은 생각이나 낡은 틀에 갇혀 있지 말아야 한다.
어디에건 편하게 안주하면 곰팡이가 슬고 녹이 슨다.
식물은 인간에게 유익한 에너지를 보내고 있는데,
투명한 사람만이 그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살아 있는 생명체를 가까이해야 삶에 활기가 솟는다.
식물에게서 삶의 신비를 배우고 기운을 받아들이라.
누가 시키거나 참견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물러설 줄 아는 이 오묘한 질서,
이게 바로 어김없는 자연의 조화造化다.
대립하거나 어긋남이 없이 서로 균형을 잘 이루는 우주의 조화調和다.
初發心時 便成正覺 초발심시 변성정각
최초에 한 마음을 냈을 때 곧 바른 깨달음을 이룬다.
初志一貫 초지일관
처음 세운 뜻을 굽히지 말고 끝까지 밀고 나가야 그 뜻을 이룰 수 있다.
첫마음을 잊지 말라. 그 마음을 잘 지키고 가꾸라.
남쪽으로 두 개의 창문이 있는 손바닥만한 방 안
한낮의 햇볕 내려 쪼이니 밝고도 따뜻하다
집에 벽은 있으나 책만 그득하고
낡은 베잠방이 하나 걸친 이 몸
예전 술 심부름하던 선비와 짝이 되었네
차 반 사발 마시고 향 한 가치 피워 두고
벼슬 버리고 묻혀 살며 천지 고금을 마음데로 넘나든다
사람들은 누추한 방에서 어떻게 사나 하지만
내 둘러보니 신선 사는 곳이 바로 여기로다
마음과 몸 편안한데 누가 더럽다 하는가.
참으로 더러운 것은 몸과 명예가 썩어 버린 것
옛 현인도 지게문을 쑥대로 엮어 살았고
옛 시인도 떼담집에서 살았다네
군자가 사는 곳을 어찌 누추하다 하는가.
-누실명陋室銘
허균
吉人住處是明堂 길인주처 시명당
명당이란 산 좋고 물 좋은 좌청룡 우백호의 그런 지형이나 지세에 있지 않고,
어진 사람이 사는 그곳이 바로 명당이란 말이다.
산이 높지 않아도 신선이 살면 명산이 되고,
물이 깊지 않아도 용이 있으면 신령스러운 것이다.
"내가 세상과 어긋나 죽거나 살거나 얻거나 잃거나 간에
내 마음에는 조금도 거리낌이 없습니다.
내가 오늘날 미움을 받다 여러 번 명예를 더럽혔다고 탄핵을 받았지만
내게는 한 점의 동요도 없습니다.
어찌 이런 일로 내 정신을 상하게 하겠습니까."
"이 다음 언젠가 숲 아래에서 속세와 인연을 끊고 세상을 버린 선비를 만나게 될 때,
이 책을 꺼내어 서로 즐겨 읽는다면 내 타고난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한정록
허균
Spring Buds
-Aap Ki Pasand
뉴델리 네타지 수바쉬 거리
차를 건성으로 마시지 말라
차밭에서 한 잎 한 잎 따서 정성을 다해 만든 그 공을 생각하며 마셔야 한다.
그래야
한잔의 차를 통해 우리 산천이 지닌 그 맛과 향기와 빛깔도 함께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輿誰同坐 여수동좌
누구와 함께 자리를 같이하랴
"내 방을 드나드는 것은 오로지 맑은 바람뿐이요,
나와 마주 앉아 대작하는 이는 밝은 달뿐이다."
-何氏語林
사언혜 謝言惠
"내가 바라는 것은 무성한 소나무와 맑은 샘이 산중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입니다."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그 '나'는 또 누구인가
하고 스스로 묻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스승의 말씀을 듣고,
이를 깊이 마음속에 간직한 채
최상의 도리를 깨닫기 위해
마음을 한곳으로 모았다.
나는 마침내 전생 일을 깨달았다.
천안天眼을 얻었다.
세 가지 명지明知를 체득하였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실현되었다.
-테라가타 長老偈經
출라판타카 周利槃特 스님
'나는 논밭을 너희들에게 남겨줄 만한 벼슬을 못했으니
오직 두 글자의 신비로운 부적을 주겠다.
그러니 너희는 이것을 소홀히 여기지 말아라.
한 글자는 勤 이고 또 한 글자는 儉 이다.
부지런함과 검소함,
이 두 글자는 좋은 논밭이나 기름진 토지보다 나은 것이니
평생을 두고 필요한 곳에 쓴다 할지라도 다 쓰지 못할 것이다'
-유배지의 편지
다산 정약용
氣는 우주에 가득 찬 에너지인데,
그것은 우리가 믿는 마음에서 나온다.
신념에서 나온 그 기운이 우리 몸과 세상에 변화를 일으킨다.
우리들의 바른 생각과 바른 마음을 지니면 그 파동이 이웃에 밝은 진동을 일으킨다.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은 커다란 생명의 뿌리에서 나누어진 지체들이다.
그런데 이기적인 생각에 갇혀 생명의 신비인 그 '마음'을 나누지 않기 때문에,
우주에 가득 찬 그 에너지가 흐르지 않고 막혀 있어 세상은 병들어 가는 것이다.
구름은 희고
산은 푸르며
시냇물은 흐르고
바위는 서 있다.
꽃은 새소리에 피어나고
골짜기는 나무꾼의 노래에 메아리친다.
온갖 자연은 이렇듯 스스로 고요한데
사람의 마음만 공연히 소란스럽구나.
-소창청기小窓淸記
'일은 완벽하게 끝을 보려 하지 말고,
세력은 끝가지 의지하지 말고,
말은 끝까지 다하지 말고,
복은 끝까지 다 누리지 말라.'
절제에 행복이 깃들여 있음을 개우쳐주는 교훈이다.
우리가 할 일은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나누는 것이다.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는 일이야말로 사람의 도리이고 인간이 도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다.
우리들에게 구원이 있다면 추상적인 신이나 부처를 통해서가 아니라
이웃에 대한 따뜻한 보살핌을 통해서, 그리고 그 보살핌 안에서 이루어진다.
스승은 아무 때나 마주치는 것이 아니다
진지하게 찾을 때 그를 만난다.
그리고 맞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앞에 스승은 나타난다.
少欲知足
작은 것과 적은 것으로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아무리 어둡고 험난한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지나갔을 것이고,
아무리 가파른 고갯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통과했을 것이다.
아무도 걸어본 적이 없는
그런 길은 없다.
어둡고 험난한 이 세월이
비슷한 여행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과 위로를 줄 수 있기를.
-그런 길은 없다
베드로시안
"나는 그대들 수행자에게 항상 말해 왔다.
내 설법을 '뗏목의 비유'로 아는 사람은 법도 버려야 할 터인데
하물며 법 아닌 것이겠느냐"
(뗏목의 비유 - 중아함경)
-금강경
불타 석가모니
해돋이 때마다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하고
이 세상 구석구석 두루 밝아지기를 염원한다.
나무 日光 보살!
나는 올 겨울 넓고 넓은 바닷가에서 살아 움직이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내 삶을 새롭게 시작해 보려고 한다.
오두막 편지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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