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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e—live—Library

바보엄마 - 최유경

by e-bluespirit 2008. 7. 11.

 












깨어났을 때는 그녀가 곁에 있었다.

'엄마'라는 새로운 이름의 그녀는 낯설었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했던 언니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강간당해 나를 낳고는 미쳐버린 바보엄마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내가 알던 세상이 모두 사라지고 텅 비어버렸다.

 

엄 마 가   날   사 랑 한   만 큼   난   엄 마 를   미 워 했 다 .

 

 

 

바 보 엄 마

 



난 절대 우리 엄마 같은 엄마는 안 될 거야.

그렇게 속으로 다짐하곤 했다.

 

 

지나가던 사람들의 손가락질이 처음으로 당연하게 느껴졌다.

엄마 때문이라고, 내가 손가락질 받는 건 전부 엄마 때문이라고,

내 불행은 전부 엄마 탓이라고,

내 상처는 전부 엄마 때문이라고 원망했는데…….

어쩌면 그들의 손가락은 바보인 엄마가 아니라

바보엄마를 버린 모진 딸에게 향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 본문 중에서

 

 

하지만 아니었다. 나도 다른 엄마들과 똑같았다.

그녀가, 나의 엄마가 그랬듯이…….

 

 

 

차례

 

제1장 '미친년'이라 불리는 그녀
제2장 삶이 그대를 속일 때...
제3장 그녀는 내게 있어 감옥이었다
제4장 지나버린 불행에 웃을 수 있을 때가 행복한 순간이다
제5장 거꾸로 매달려 사랑하다
제6장 거짓말이라 불리는 꽃
제7장 엄마의 등 뒤에서 기도하다
제8장 벚꽃을 위해 레퀴엠을 연주하다
제9장 별을 집어삼키다
제10장 골든베이에는 비가 내린다

 

 

수혜자와의 관계:

그 사람 때문에 제 심장이 뛰는 겁니다.

그 사람을 위해서 제 심장이 뛰는 겁니다.

그 사람이 있기에 제 심장이 뛰는 겁니다.

그 사람은 제 심장의 진짜 주인입니다.

이제 진짜 주인에게 제 심장을 돌려주고 싶습니다.

 



- 에필로그

까만 하늘에 하얀 별 둘이 빛나고 있었다


- 맺으면서

이 글은 오로지

나의 외할머니 덕분에 가능했다


 

 

하나는 'Uhmma-Byol(엄마별)' , 하나는 'Tal-Byol(딸별)'

 

까만 하늘에 하얀 별 둘이 빛나고 있었다.

마치 서로를 끌어안은 것처럼 뒤섞인 별빛이 눈이 시리도록 예뻤다.

 

 

 

지은이: 최유경(崔愈景)

 

장편소설 "바보엄마" 는 세 여자의 이야기다.

강간당해 미쳐버리고서도 딸을 낳아 기른 한 여자(김선영)의 너무나도 헌신적인 사랑 이야기가 그 하나이다.

또한 자신의 엄마를 '언니' 와 '그녀' 라 부르면서 그 엄마의 지독한 사랑이 싫어 도망치듯 결혼하고, 갈 곳 없는 엄마를 정신병원에 버린 비정한 딸(김영주)의 아픈 성찰의 이야기다.

그리고 할머니와 엄마의 아픈 사연의 씨앗이라고 할 수 있는 우울증에 걸린 천재 딸(이닻별)의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바보엄마"의 이야기가 마치 나와 내 주변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것은, 저자의 첫 작품이지만 오랜 기간 동안의 습작과 저자 주변 사람들의 실화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여졌기 때문이리라.

 

이 책의 저자 최유경은 1976년 12월 31일 대구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과학교육과를 졸업했다.

현재 저자는 과학교사로 재직하면서, 이화여대 대학원에도 재직중이다.

 

작품으로는 팩션소설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전2권)가 있다.

일본인들이 태양신으로 모시고 있는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가 한국여성이었다는 도발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까만 하늘에 하얀 별 둘이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