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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it/e—cr—life

마음 농사꾼 씨알

by e-bluespirit 2013. 1. 6.







 

 < 마음 농사꾼 씨알 >

제 마음을 흙으로 삼고 하늘로 삼으며, 
제 마음을 거기 씨로 뿌리고, 
또 그 제 마음으로 호미질을 하고 낫질을 하여 
생명의 동산에 농부 노릇을 하는 
씨알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치와 미신”, 함석헌전집 8권 88쪽.)



< 풀이 >


내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내 마음뿐이다. 내가 내 마음대로 해야 할 것도 내 마음뿐이다. 그러나 마음을 마음대로 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날마다 마음을 갈고 닦고 씻어도 마음은 내 뜻대로 하기 어렵다. 마음은 작다면 바늘 끝보다 작은 것이지만 크다면 우주보다 크다. 마음을 닫고 좁히면 바늘 끝도 못 들어가지만 마음을 크게 열면 우주도 품을 수 있다. 

마음을 마음대로 하기 위해서 마음을 갈고 닦고 씻는다. 무엇으로 마음을 갈고 닦고 씻는가? 마음으로 마음을 갈고 닦고 씻는다. 마음을 마음대로 하자는 것은 마음이 마음 아닌 것에 매이지 말고 마음이 스스로 저대로 하자는 것이다. 마음이 스스로 하는 것은 생각하는 것뿐이다. 지금 이 순간 생각하는 것은 다른 누가 대신 할 수 없고 오직 내 마음이 스스로 하는 것이다. 생각은 마음이 마음에게 하는 것이다. 마음이 마음을 갈고 닦고 씻는다는 것은 생각으로 마음을 갈고 닦고 씻는다는 것을 뜻한다. 

마음 농사는 생각으로 짓는 농사다. 생각이 제 마음을 흙으로 삼고 하늘로 삼고 또 제 마음을 마음에 씨로 뿌리고 제 마음으로 제 마음을 호미질하고 낫질을 하며 마음의 생명 동산에 농부 노릇을 하는 것이 씨알 노릇 하는 것이다. 씨알은 스스로 제가 저를 싹트고 스스로 자라고 스스로 꽃 피고 스스로 열매 맺는다. 씨알인 사람도 제가 저를 갈고 닦고 씻어서 스스로 씨 뿌리고 호미질을 하고 낫질을 하여 제가 저를 사람으로 만들어간다. 마음 농사는 내가 나로 되는 농사요 내가 나를 짓고 내가 나를 만드는 농사다. 스스로 하나의 씨알이 되어 저 자신의 생명과 이성과 영성을 싹트게 하고 자라고 열매 맺게 하는 것이 씨알의 본분이고 사명이다. -박재순



얼굴을 가리고 맞은 함석헌


함석헌이 오산학교에서 가르칠 때 학생들 사이에 한참 사회주의 바람이 불었다. 민족해방과 사회혁명이 안 되는 까닭은 민족주의 교사들의 타협적이고 온건한 태도 때문이라며 민족주의 교사들을 타도하는 운동이 일어났다. 학생들이 떼로 모여서 교사들을 때리기 시작했다. 함석헌은 교무실에서 학생들이 때리러 오자 얼굴을 감싸고 엎드렸다. 학생들이 함석헌에게 “왜 얼굴을 가리시오.”하고 물었다. 함석헌은 학생들에게 “나도 사람인데 너희 얼굴을 보고 맞으면 나중에 너희 얼굴을 내가 어찌 보겠느냐? 이대로 맞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학생들이 때리지 못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맞으면서도 학생들을 배려하는 마음, 이런 마음이 어머니 같은 교사의 마음이다.

함석헌은 제자를 사랑하는 스승이고, 스승을 그리워하는 영원한 학생이었다. 그는 제자인 안병무, 김용준을 안형, 김형이라 부르며 제자를 벗으로 여겼다. 그는 늙어서도 병든 어린 제자를 생각하고는 눈물을 흘리는 따뜻한 스승이었다. 그가 70대 중반의 늙은 나이에도 스승인 유영모를 생각하며 “제게 좋은 선생님이 계셨지요. 다석 유영모 선생님!”하며 깊은 존경과 그리움을 드러냈다. 스승인 이승훈에 대해 말할 때는 스스로 감격하여 좋다는 말도 없이 그저 “아! 남강 이승훈 선생님”하면서 목소리가 젖어들었다. 늙어서도 이렇게 스승을 존경하고 그리워하는 함석헌은 영원한 젊은 학생이다. 함석헌은 가르치는 스승의 참된 모습과 배우는 학생의 참된 자세를 보여주는 본보기다. -박재순






 < 깨 배움과 되 배움 >

관찰과 실험으로 
될 것을 되어서 셈하는 것이 과학입니다. 

철학은 
깨쳐서 배우는 것입니다. 

‘깨어 밴다’라는 게 
철학의 뜻이 될 것입니다.

몬과 일을 되배우면 과학이고 
깨쳐 배우면 철학이 됩니다.

그러나 되배우는 것도 
말씀을 가지고 서로 알게 됩니다.

말씀이 없으면 
관찰과 실험을 할 수 있다 해도 배우고 될 수 없습니다. 

말씀이 있어야 
문제를 세우고, 모두 알게 되고 서로 통하게 됩니다.

이것이 
논리요 증언이요 바른 말씀이 됩니다. 

 - 다석강의 505∼6쪽.



< 풀이 >


깨 배움은 깨치고 깨지고 깨달아서 배우는 것이다. 되 배움은 되(됫박)로 되어서(측량해서) 배우는 것이다. 다석은 철학을 깨 배움이라 하고 과학을 되 배움이라 했다. 과학은 물질의 분량과 무게, 운동과 성질을 비슷한 물질로 재고 비교하고 계산함으로써 물질세계의 본성과 법칙을 탐구한다. 철학은 자아의 욕심과 집착이 깨져서 참나에 이르는 것이며, 거죽에 나타난 현상과 고정관념과 왜곡된 의식을 깨트리고 삶의 깊은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철학은 자아가 깨지고 잘못된 관념과 의식을 깨트리고 삶의 깊은 진리가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물질에 대한 욕심과 집착, 편견과 고정관념이 깨지고 이성이 해방되지 않으면, 물질을 물질로 재고 비교하는 과학도 제대로 탐구될 수 없다. 깨배움의 철학이 이루어져야 되배움의 과학도 바르게 이루어질 수 있다. 말씀은 나의 욕심과 집착을 깨우쳐 생명과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한다. 욕심과 집착,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고 진실을 드러내는 논리와 증언이 바른 말씀이다. -박재순






새해인사


임진년이 저물어 갑니다.

420년 전의 임진년 역사
왜란의 상처가 매우 컸습니다.

계사년이 밝아 옵니다.

60년전의 계사년 역사
동족상잔 6.25전쟁의 휴전협정

그로 인하여 남북분열이 고착화 되었습니다.
모두가 우리의 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새해에는

민족통일을 향한 큰 진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모든 씨알 살림살이가 나아지기를 기원합니다.

언제나 밝은 희망과 평화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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