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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it/e—cr—life

장생법: 곧이곧게

by e-bluespirit 2013. 8. 26.












 

 < 장생법: 곧이곧게  >

숨은 코로만 쉬는 것이 아니다. 정신으로 숨을 쉰다. 정신의 숨 쉼이 생각이다. 줄곧 숨 쉬어 줄곧 생각하여 하늘에 도달하여 내가 나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곧이 곧장이다. 코로 숨 쉬는데도 몸을 곧이 곧게, 정신이 숨 쉬는데도 곧이 곧장 이것이 양기법(養氣法), 양생법(養生法), 양심법(養心法)이다. 몸과 맘을 곧이 곧게 하는 이것이 장생법이다. 곧이 곧장 정신을 가지고 입 다물고 숨을 쉬면 숨이 잘 쉬어지고 호흡이 잘 된다. (씨알의 메아리 다석 어록. 126~127쪽)



< 풀이 >
하늘 숨을 깊이 편히 쉬다 보면 숨이 하늘을 닮아 숨이 말 숨으로 생각과 정신의 숨으로 고양된다. 하늘 숨을 쉬는 사람은 땅과 물질의 속박에서 벗어나 하늘로 올라가 하늘의 자유로운 나가 되어야 한다. 하늘 숨을 쉬어서 하늘로 들어가는 것을 다석은 ‘곧이 곧장’이라고 한다. 빈탕 허공인 하늘에는 매임도 거리낌도 없으므로 몸과 맘이 구부러질 필요가 없이 곧이 곧게 될 수 있다. 몸이 곧으면 몸의 기관들과 각 부분이 서로 잘 통하고 맘이 곧으면 하늘과 사람과 땅에 두루 잘 통한다. 

하늘 숨을 쉬어 하늘로 올라간다는 것은 몸과 마음에 하늘을 여는 것이다. 몸과 마음에 하늘이 있는 사람은 몸과 마음을 곧이곧게 살 수 있다. 몸과 마음을 곧이곧게 하면 코로 쉬는 숨도 정신으로 쉬는 숨도 잘 쉬게 된다. 곧이 곧장 입 다물고 숨 쉬는 것이 기운을 기르는 양기법, 생명을 기르는 양생법, 마음을 기르는 양심법, 길이 오래 사는 장생법의 핵심이다. -박재순





 

하늘을 향한 그리움으로 솟아올랐네
구름 위로 솟아오른 후에야
하늘 높은 줄 다시 알았네 

머리에 찬 바람 불고
흰눈이 쌓이고 얼음이 얼어도
꿈쩍하지 않는 것은 
하늘 그리움이 더욱 깊고
하늘은 까맣게 높기 때문이다. 

하늘을 생각할수록
마음은 낮아져서 뿌리는 깊어졌네 
하늘이 내려와
빈 가슴에 안겼네
누구나 맞아 주는 품이 열렸네 -박재순






 

 < 씨알의 할 일 두 가지 >

씨알의 할 일은 두 가지입니다. 

겉으로는 제 몸을 지키는 것이요, 
속으로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그 둘이 서로 서로 돕습니다. 

생각이 알차면 몸을 지킬 수 있고 
한 몸을 상처 아니 나게 지키려 조심하고 
애쓰노라면 속알이 차게 됩니다.

자기 몸을 죽기로 지키는 씨알에게는 
하늘에서 구원이 있습니다. 
하는 생각에 나는 생각이 오는 것입니다. 

「생각하는 씨알이라야 산다」 함석헌전집 8권 57~58쪽.


< 풀이 >
씨알은 몸과 마음 속에 영원한 하늘의 얼 생명을 품고 있다. 몸은 껍질이고 얼은 알맹이다. 씨알의 할 일은 두 가지다. 겉으로는 제 몸을 지키고 속으로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몸을 지킨다는 것은 몸을 곧고 바르게 하는 것이다. 아무에게나 아무 것에나 몸을 굽실거리는 것은 몸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속이 비면 굽실거리게 된다. 함부로 몸을 굽실거리면 몸에 상처가 나기 쉽다. 몸에 상처가 나면 알맹이가 알차게 영글지 못한다. 몸을 햇빛과 바람으로 닦아 곧고 바르게 하면 알맹이가 튼실하게 영근다. 몸을 곧고 바르게 하는 것은 하늘을 향해 곧게 서는 것이다. 하늘을 향해 몸을 곧게 세우는 것이 몸을 상처내지 않고 온전히 지키는 것이다. 몸이 온전하면 속 알맹이도 알차게 영근다. 

사람의 속 알맹이를 알차게 하는 것은 생각하는 것이다. 알차게 생각하면 정신과 얼의 알맹이가 속 알이 든다. 생각하는 것은 하늘의 신령한 기운과 말씀으로 속을 채우는 것이다. 생각하는 것은 생명과 지성과 영성의 씨알맹이가 싹트게 하는 것이다. 생각하는 것은 시든 영혼이 살아나고 무의식 속에 묻혀 있는 얼이 피어나는 것이다. 알차게 생각하면 속의 속에서 생각이 피어오르고 위에서 생각이 온다. 그래서 함석헌은 생각하면 생각이 나고 생각이 나면 생각하게 된다고 하였다. -박재순





이제 여기

여기 이 순간을 내 놓고 삶은 없다. 이제 허투루 하면서 이따가 잘 하겠다는 말은 믿을 수 없고 이제 찌그러졌는데 옛적에 번듯했다는 말도 우습다. 하나님도 이제 여기서 만나고 숨도 이제 여기서 쉰다.

이제 여기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선불교와 감각적 현대문화는 통한다. 선불교는 물질과 감각은 빈 것이므로 욕심과 생각과 말을 끊고 오직 행동할 것을 가르친다. 욕심과 말을끊는다는 점에서 선불교는 몸의 느낌에 충실한 현대문화와는 다르다. 어제도 내일도 모르고 오직 이 순간에 충실하려는 선불교의 구도자적 자세에서 배울 수 있다. 이 순간이 무너지면 어제도 내일도 함께 무너진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 영혼도 몸도 힘이 난다.

그런데 이 순간은 단절되고 고립된 것이 아니다. 오늘 이순간은 억만년 지난 세월에서 태어났고 억 억만년 오는 세월을 낳을 것이다. 이제 여기에 선 나는 수 없이 얽힌 관계의 그물 속에서 산다. 오랜 역사와 사회 속에서 집단적으로 닦여지고 길러진 존재이므로 수많은 세월과 관계들이 응축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순간은 역사적 순간이고 '나'는 사회 속에서 책임지고 사는 존재이다. -박재순









 < 8월 씨순길, 호명호수 >

일정 :

상봉역 출발(9:28) - 상천역 도착(10:13) - 마을버스 승차(10:35) - 호명호수 도착(10:50) - 호명호수 일주(11:30) - 상천계곡 내리걷기(13:00) - 음식나눔(14:00) 
- 상천역 출발(14:24)


* 음식나눔 "주모맘대로"


< 8월 씨순길 호명호수 소감>

버스를 타고 산정(山頂)의 호명호수에 오르니 호수는 푸른 물로 가득합니다. 해설자는 맑은  물로 가득 찬 호수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의 큰 행운이라고 합니다. 발전을 위하여 호수의 물을 하부저수지인 청평호수로 흘러내렸다면 호명호수는 비어있어 그 모습이 아주 초라했을 것입니다. 또 장마철에는 한강의 탁류를 끌어 올릴 수밖에 없어 통상 누런 흙탕물인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전력부족 때문입니다. 하루 어느 시간대에나 한강물을 양수할 만큼 여유전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산길의 계곡의 물소리와 잣나무 숲이 풍요롭습니다.  오랜 장마 끝자락이라 웃자라 무성한 초목과 나무그늘로 산길은 더욱 싱그러웠습니다. 아직 오락가락하는 장마비에 공기는 습하고 기온은 높습니다. 조금만 걸어도 땀은 비 오듯 합니다. 아, 그러나 산들바람이, 곧게 하늘로 벋은 잣나무 나무 사이 부는 상큼한 이 바람이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이끼 낀 바위사이를 부서지듯 흐르는 계곡의 옥수가, 순레자의 땀으로 소금 범벅된 얼굴을 씻어주는 맑은 물이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멈추면 보입니다. 멈추면 느껴집니다. 나의 현존이, 나의 실존이 보입니다. 나의 호흡이, 나의 생명이 느껴집니다. 이번 순례의 목적은 ‘에너지의 존재론적인 성찰‘이었습니다. 호명호수가 에너지, 전기의 효율적 관리를 위하여 지어졌기 때문입니다. 

현대문명을 지탱하기 위해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현대문명은 소비문명입니다. 에너지, 전기만 하더라도 과다한 낭비를 하고 있습니다. 전기를 생산하는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화석연료를 태우는 화력발전은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고 원전은 매우 위험스런 방사선물질을 생산합니다. 

생명을 위하여 현대문명을 포기하고서라도 우선 원전을 그리고 화력발전과 수력발전(수력댐 건설을 위하여 자연을 훼손하므로)을 제거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현대문명의 자기교정(自己矯正) 능력을 믿고 위험하지만 당분간 원전 등 기존 에너지체계를 수용할 것인가 생각해 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어떤 결론의 도출은 애초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전기, 에너지의 문제는 분명 우리의 큰 사회 아젠다입니다. 국태민안(國泰民安)의 한 항목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호명호수를 걸으며 에너지문제를 생각했습니다. 이념의 어느 편도 들지 않고 생각하며 걸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잣나무숲이 계곡의 물소리가 우리를 깨닫게 했습니다. 먼저 자기성찰, 안심입명(安心立命)이 되어야 국태민안(國泰民安)이라는 다석의 글을 일깨웠습니다. 

“ 마음은 거울처럼 고요하고 몸은 막대기처럼 곧이 곧장 그것이 안심입명(安心立命)이다. 안심입명이 되어야 국태민안(國泰民安)이다.” -다석일지 제4권 4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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