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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it/e—cr—life

의식·무의식·초의식

by e-bluespirit 2013. 9. 3.











 

< 의식·무의식·초의식 >

의식(意識)의 세계보다 무의식의 세계가 더 강한 자기이다. 
무의식에서 초의식(超意識)이 되면 그때에야 참 내가 된다. 
내가 하늘이라는 것도 초의식이 되어야 내가 된다는 말이다. 
초월하는 것이 나가 되는 것이다. 

(씨알의 메아리 다석 어록. 127쪽)


< 풀이 >
사람에게는 본능과 이성과 영성이 있다. 본능은 무의식을 이루고 이성은 의식을 지배하고 영성은 초의식을 이끈다. 마음이 의식하는 이성적인 부분은 의식하지 못하는 본능적인 부분보다 작다. 사람이 의식하고 있는 생각과 감정보다 의식하지 못한 생각과 감정이 훨씬 더 크다. 사람이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사람의 진심이 의식과 말로 드러나기보다 무의식 속에 숨겨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본능적인 욕구와 원초적인 감정은 무의식 속에 숨겨 있고 도덕과 이성으로 걸러진 생각과 감정만 의식 속에 드러나 있다. 

이성적인 의식의 나는 본능적인 무의식의 바다에 떠 있는 작은 배처럼 약하고 흔들리기 쉽다. 의식과 무의식이 갈등과 대립을 일으키면 정신분열이나 정신질환에 걸리기 쉽다. 내가 강하고 확실한 나가 되려면 의식과 무의식이 통합되어야 한다. 의식과 무의식이 일치하고 통합될 때 건강하고 힘 있는 자아를 갖게 된다. 그런데 본능적 욕구나 원초적 감정이 지배하는 무의식은 험한 바다처럼 크게 요동치곤 한다. 따라서 이성적 의식과 본능적 무의식이 통합될 수 없다. 이성적 의식과 본능적 무의식을 통합하는 것은 영성적 초의식이다. 

영성적 초의식은 하늘로 상징된다. 본능적 무의식의 바다가 아무리 크고 깊더라도, 이성적 의식의 산봉우리가 아무리 높더라도 영성적 초의식의 하늘에 비하면 무한히 작고 얕은 것이다. 하늘보다 깊고 하늘보다 큰 것은 없다. 아무리 큰 산봉우리도 아무리 큰 바다도 무한히 깊고 무한히 큰 하늘의 품속에 들어가면 한없이 작은 것이다. 영성적 초의식은 하늘이다. 내가 하늘을 품고 하늘이 되어야 본능의 바다와 이성의 산봉우리를 통합하여 통일된 인격을 가질 수 있다. 무의식과 의식을 통합한 인격이라야 내가 나답게 나대로 사는 자유인이 된다. -박재순






 
알맞이

유영모는 철학을 우리말로 '알맞이'라 하면 좋겠다고 했다. 
서양에서는 철학을 '앎에 대한 사랑'(philosophy)이라고 
하는데 알맞이는 더 깊고 넓은 뜻을 지닌 것 같다. 
알맞이는 '앎을 맞음', '깨달아 앎에 이름'이다. 또 알맞이는 
'앎에 맞음', 앎에 맞게, 알맞게 살고 행동하는 것이다.   

알맞음은 적당히가 아니라 중심, 알짬을 맞추는 중용이다.
'알'은 알밤, 알몸처럼 군더더기나 껍질을 벗긴 알짬을 
뜻한다. 알맞이는 알짬을 잡아 알짬에 맞추어 사는 것이다.
또 알맞이는 앎에 걸맞음, 앎다움인데 앎다움은 아름다움
이다. 알만한 값어치가 있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다. 
앎은 알짬을 알아 맞춤이고 알만한 값어치가 있는 알짬이
아름다운 것이다. 

알맞게 먹고 알맞게 입고 알맞게 자고 알맞게 말하고 알맞게 
행동하는 사람은 알맞은 사람, 철학자이고 아름다운 사람이다. -박재순







 
속이 비고 고요해야


태풍의 한 가운데는 바람이 없다. 고요하게 비어 있기에 힘찬 바람이 몰아친다. 노자가 말하듯, 수레바퀴의 가운데가 비어 있기에 수레바퀴는 잘 굴러간다. 

사람도 속이 비어야 서로 편해지고 힘이 난다. 욕심이나 제 생각으로 꽉 차 있으면 저도 답답하고 남도 불편하다. 조성모의 가시나무새라는 노래에 "내게는 내가 너무도 많아, 네가 쉴 곳 없네."란 구절이 있다. 속이 막히면 나도 힘들고 인간관계도 안 풀린다. 

뱃속이 비어야 몸이 편하고 마음이 비어야 자유롭고 생기가 난다. 말도 생각도 욕심도 끊어진 자리, 텅 비어서 고요한 

자리가 있어야 삶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 속이 비고 고요해야 마음이 통할 수 있고 마음이 통해야 일이 잘 된다. -박재순






 

 < 천하를 먹여살리는 씨알  >

천하를 먹여살리는 것이, 
선한 사람만 아니라 악한 것도, 
고운 사람만 아니라 미운 사람도, 
먹여 살리는 것이 씨알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하늘 뜻, 
곧 우리 속에 말하시는 
‘그이’의 뜻, 곧 양심의 소리입니다. 

그 명령을 알아듣기 위해,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힘을 받기 위해 
생각해야 합니다. 

생각하는 씨알이라야 산다! 

「생각하는 씨알이라야 산다」 함석헌전집 8권 58쪽


< 풀이 >
세상의 모든 생명을 먹여 살리는 것이 생명을 지은 하늘의 뜻이다. 씨알은 스스로 꽃 피고 열매 맺어 하늘 아래 모든 생명을 먹여 살린다. 씨알은 스스로 밥이 되어 천하를 먹여 살린다. 씨알로 살려는 사람은 선한 사람, 악한 사람, 고운 사람, 미운 사람을 가리지 않고 모두 먹여 살리는 정신으로 산다. 씨알은 자신과 천하 모든 사람을 먹여 살린다. 그렇게 하는 것이 하늘의 명령이고 양심의 소리다. 

하늘의 명령을 듣기 위해 사람의 속의 속에서 말하시는‘그 이’의 소리를 알아듣기 위해 그 명령을 실행할 힘을 얻기 위해 생각해야 한다. 자신과 세상 모든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생각해야 한다. 생각하는 씨알은 저 자신을 먹여 살릴 뿐 아니라 세상 사람을 먹여 살린다. 그러므로 생각하는 씨알이라야 산다. -박재순






미운 사람 예뻐하기

살다 보면 살과 뼈에 사무치게 분한 일, 억울한 일을 겪는다. 분하고 억울하다고 느끼는 동안 삶이 편치가 않다. 그런데 예수는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라고 했다. 

남을 괴롭히고 짓밟으면서 씩씩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학대와 박해로 고통받은 사람이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는 게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가? 그래서 흔히 그런 일은 하늘의 천사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이고, 진흙 밭에서 사는 우리는 미움과 정에 묻혀 애달캐달 살아가는 게 인생살이로 여기고 산다. 

단전수련을 위한 안내서를 읽으면서 원수사랑이 몸과 마음의 평화와 기쁨을 위한 조건임을 새삼 배우게 되었다. 미운 사람을 미워하고 저주하면 나쁜 기운이 먼저 나를 해치고 밖으로 나가고 나간 그 기운이 세 배로 커져서 내게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워하는 것은 미운 사람을 해치기보다 나를 해치는 어리석은 짓이다.  

그러나 미운 사람을 예뻐하고 축복하면 좋은 기운이 열 배로 되돌아오는 기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나에게 못되게 구는 사람을 미워하지 않고 좋은 마음을 품고 있으면 열 배로 좋은 기운과 일이 돌아온다. 미운 사람의 모습을 아랫배 깊은 곳에 두고 예쁘게 생각하다보면 미움이 녹아져서 몸도 건강해지고 기쁘고 평화로운 마음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미운 사람을 예뻐하는 법만 익히면 세상이 얼마나 밝아질까! -박재순








 < 9월 씨순길, 사가정-망우길 >


일시 : 2013년 9월7일(토) 9:50 
장소 : 전철 7호선 사가정역 1번 출구


일정 :

사가정역1번출구 출발(10:00) - 사가정시장(10:15) - 사가정공원(10:30) - 용마/망우 갈림길(11:00) - 망우공원(12:20) - 동부제일병원(12:30) - 음식나눔 


* 음식나눔 "행복한 밥상" Black telephone02-4332-0324
 버스정거장 "동부제일병원"에서 150m







< 9월 씨순길 사가정-망우길은...>

사가정공원으로 산능선에 오르면 오른쪽에 용마산과 아차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있고 왼쪽으로 망우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습니다. 망우공원길로 접어들면 길 따라 많은 항일 애국지사들이 묻히셨고 기림비가 길 따라 서 있습니다. 다석이 깊게 교류하며 이른 죽음을 애통해 하던 호암 문일평도 이곳에 누어 계십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이자 사학자 언론인인 호암은 1939년 젊은 나이 51세에 귀천하였습니다. 호암은 다석의 구기리 전원생활을 청복(淸福)이라며 부러워했고 다석은 호암의 죽음을 자신의 죽음으로 받아들여 생명에 관한 깊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망우리공원에는 일제항쟁기와 한국현대사의 격동기를 풍미하였던 문일평, 방정환, 오세창, 한용운, 장덕수, 조봉암, 문명헌, 박인환, 서병호, 서동일, 오재영, 서광조, 유상규,오긍선, 김정규, 화가 이중섭, 계용묵, 김말봉, 김이석, 최학송, 채동선, 설의식, 이병홍 등의 묘소 또는 추모비/연보비가 서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옷을 입고 우리 말을 한 일본인 아사카와 다쿠미, 가수 차중락이 이곳에 묻혔으며 조선 순조의 첫째 딸 명온공주도 이곳에 안장된 것으로 최근 밝혀졌습니다.

올 여름더위는 일찍 찾아와서 기승을 부리다가 또 늦게 물러날 듯 합니다. 그러나 계절은 분명 바뀔테고 곧 가을이 오고 또 이어 겨울도 찾아 올 것입니다. 망우공원은 명사보다는 일반 씨알의 안식처로 알려졌고 또 사실 그렇습니다. 유무명의 많은 인사들이 누어 영면하고 있는 이곳을 지나며 우리도 한해 한번쯤 '죽음'을 묵상하려고 합니다.



< 사진설명 >
순서대로 : 사가정공원입구, 사가정공원길, 사가정, 깔닥고개 계단,문일평 기림비, 능선길, 잣나무숲, 망우공원 산책길, 망우공원에서 바라본 북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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