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pirit/e—cr—life

자강불식 自强不息

by e-bluespirit 2013. 8. 4.













< 자강불식(自强不息) >  

주역(周易)에 자강불식이란 말이 있다. 

자강이란 자기가 자기로서 산다는 말이다. 
자기가 자기로서 사는 것이 곧이 곧장 사는 것이다. 
자강이란 자기가 힘쓰고 노력하는 것이다. 

쉬지 않는 것이 불식(不息)이다. 
숨 쉰다는 식(息)이다. 
자(自)는 코를 그린 것이다. 

나의 대표가 코다. 
코는 숨 쉬는 기관이요, 
숨 쉬는 생명이 자기이다. 

(씨알의 메아리 다석 어록. 126쪽)


< 풀이 >
자강불식이란 말은 쉬지 않고 숨을 쉼으로써 자기를 강하게 한다는 말이다. 하늘의 바람과 기운을 쉬지 않고 숨 쉬면 스스로 강하게 된다. 하늘의 기운을 숨 쉼으로써 하늘의 기운을 내 속에 쌓아놓는 것이다. 자기가 자기로서 힘 있게 산다는 것은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남에게 기대지 않고 제가 저답게 저로서 곧이 곧장 사는 것이다. 자강이란 자기를 강하게 하는 것인데 스스로 힘쓰고 노력해서 자기를 힘 있게 하는 것이다. 

자기를 강하게 하기 위해 스스로 힘쓰고 노력할 것은 쉬지 않고 하늘 숨을 쉬는 것이다. 숨을 쉰다는 식 息은 저를 나타내는 自와 마음을 나타내는 心으로 된 글자다. 自는 코를 그린 것이다. 코로 숨 쉬는 생명이 자기다. 코로 숨을 잘 쉬고 심장에서 피가 힘차게 돌아갈 때 몸은 편안하고 성하게 된다. 심장에서 피가 잘 돌아서 마음이 평안해야 숨을 깊이 잘 쉰다. 하늘 숨을 잘 쉬면 스스로 힘 있게 된다. -박재순





끝 꼴을 야무지게

형단(形端)은 끝의 꼴을 야무지게 짓는다는 말이다. 끝을 나타내는 端을 풀면 山而立, '산봉우리가 우뚝 선 꼴'을 나타낸다. 산봉우리처럼 자신의 끄트머리 꼴을 야무지게 지은 것은 없다. 하늘로 오르다가 자신의 꼴을 깨끗하고 야무지게 마무리했다. 그래서 산봉우리는 볼수록 시원하다.

사람도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야무지게 잘라야 한다. 종교인이라면 더욱 그래야 할 것이다. 하나님 앞에 서는 사람의 삶이 지저분하게 흩어져 있을 수 없다. 하늘을 보고 자신을 야무지게 마무리 지은 산봉우리처럼 야무지게 끝 꼴을 지으면 아름답고 깨끗하게 살 것 같다. - 박재순






웃음

웃는 사람이 좋다. 웃을 줄 모르는 사람보다는 차라리 남을 조롱하거나 자기를 비웃을 줄 아는 사람이 낫다. 논리와 법에 붙잡힌 사람, 일과 대상에 매인 사람, 제게 달라붙은 사람에게는 웃음도 없고 기쁨도 없다. 

웃음은 제 생각에서 벗어남이고, 땅의 길, 평면의 논리에서 벗어나 하늘로 솟아오름이다. 웃음은 작은 해탈이고 초월이다. 웃음은 '우숨', 위(하늘)를 숨쉬는 것이다. 땅만 바라보는 이에게 웃음이 없다. 하나님을 만난 사람, 하나님과 가까이 지내는 사람은 웃을 것이다. 

하늘을 자주 보고 웃자. 하늘 바람을 크게 들이마시면 시원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웃는 사람은 스스로 자유롭고 즐겁다. 웃으면 맘이 밝아지고 세상이 편해진다. 웃음은 자유롭고 즐거운 삶에로의 초대이다. 웃는 사람은 웃긴다. 

모두 함께 살아야 할 지구화 시대에 서로 살리고 돌보는 평화시대에 최고의 미덕은 웃음이고 최고의 섬김은 웃김이 아닐까? 웃어야 함께 살 수 있고 웃겨야 평화가 온다. 웃으면 생명과 평화의 꽃이 핀다. -박재순






< 사람대접해 주는 운동  >

같이 살기운동은 그 시든 혼을 살려내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사람을 물건으로 아는 모든 정치운동은 큰 것 같아도 크지 못합니다. 그 영향은 겉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골목에 망나니도 나라를 위해 독립전쟁에 나가면 모두 위대한 영웅이 됩니다. 시든 씨알을 불러 새 역사 창조의 의용군으로 내세우기 위해 같이 살기 운동을 해야 합니다. 잘하면 밥 한 그릇, 옷 한 벌에도 귀한 영혼을 살 수 있습니다. 사람을 사람 대접해 주는 것이 같이살기운동의 알파요 오메가입니다.

“같이 살기 운동의 알파 오메가”, 함석헌 전집 8권. 52~3쪽.


< 풀이 >
함석헌은 자유혼을 강조하는 동시에 같이 살기 운동을 내세웠다. 저마다 제소리를 하고 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전체 하나 됨의 자리에서 같이 살기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늘 명상하고 생각하고 자신을 갈고 닦으면서 농사공동체를 추구했다. 그가 내세운 공동체 운동의 목적은 정치나 사회복지에 있는 게 아니라 시든 혼을 살려내는 데 있었다. 혼이 살아 있을 때 정치도 복지도 제대로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든 혼이 살아나 스스로 땀 흘려 일하고 남을 섬기고 도울 때 공동체 세상이 온다. 

시든 혼을 살려내려면 사람을 물건 취급하지 말고 사람대접해야 한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접할 때 사람의 속에 있는 혼이 살아난다. 골목의 망나니들도 사람대접해 주면 혼이 살아나 역사 창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밥 한 그릇, 옷 한 벌에도 귀한 영혼을 살 수 있다. 모든 일과 운동의 시작과 끝은 시든 혼을 살려서 속 힘을 키우는데 있다. 속 힘이 솟아나는 사람만이 같이 살기 운동을 할 수 있다. -박재순





 
왜 사느냐면

중학교 3학년 여학생 한 사람이 기말고사를 앞두고 삶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에 빠졌다. 공부를 열심히 잘 하면 좋은 대학 가고 좋은 대학 가면 좋은 직장 구하고 좋은 직장 가서 높은 연봉 받으면 좋은 배우자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게 된다. “그러면 내 엄마가 그러 하셨듯이, 나 또한 내 자식이 다 클 때까지  뒷바라지를 하다가 아이가 독립하고 나면 여생을 보내다가 죽겠지. 우린 왜 태어난 걸까? 난 이 세상에서 어떤 역할을 하기 위해 태어났을까? 공부를 잘 했든 못 했든 결말은 아이를 키우고 마지막은 죽는 것. 죽기 위해 공부를 하나? 아이를 더 잘 키우기 위해? 풍족한 삶을 살려고?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취업을 못하면? 모르겠다. 왜 해야 하는지, 왜 사는지 왜 태어났는지.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인생에 대한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내놓고 함께 생각할 필요가 있다.

오늘 우리 사회는 돈벌이와 생존경쟁에 내몰리고 학교는 입시경쟁과 시험지옥에 내몰리고 있다. 잘 살기 위해서 돈벌이를 하고 생존경쟁을 하며 남부럽지 않게 살려고 입시경쟁을 하는데 그럴수록 삶의 기쁨과 보람에서 멀어지고 공동체는 무너지고 정신은 황폐해지고 절망과 폭력에 빠져든다. 이제는 한번쯤 멈추어 서서 우리가 가는 길을 돌이켜 보고 인생의 뜻과 목적을 밝히 드러낼 때다. 어린 학생들에게 입시공부만 시키지 말고 인생의 뜻과 목적을 가르쳐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 배우며 자란다. 다 자라면 결혼해서 가족을 이루며 아이를 낳아 기르고, 남은 생애를 살다가 죽는다. 사람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그렇게 살다가 죽는 것 아닐까? 꽃도 나무도 풀도 하나의 씨앗이 뿌려지고 흙 속에서 싹이 터서 자라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많은 씨앗을 남기고 죽는다. 곤충도 물고기도 뱀도 고양이와 늑대와 사자도 새끼를 낳으며 살다가 죽는다. 모든 생명체는 긴 생명진화의 역사 속에서 생명을 이어받아서 살다가 이어받은 생명을 물려주고 죽는다.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서 죽는데 사는 동안에 생명을 이어주고 물려주는 구실을 한다. 

생명의 이런 구실을 씨알로 표현할 수 있다. 씨알은 생명을 이어받아 물려주고 죽는다. 씨알은 스스로 깨지고 죽음으로써 삶의 길을 간다. 이렇게 생명을 이어받아 살다가 물려주고 죽는 과정에서 당대에는 알아채기 어렵지만 저도 모르게 생명은 더 풍부하고 깊고 아름다워진다. 그래서 생명은 진화하고 더 깊고 높이 자란다. 모든 생명체는 씨알로 살다가 씨알로 죽는데 저도 모르게 생을 풍부하고 아름답게 하고 생을 진화와 진보의 길로 이끈다. 

이런 생명진화의 길에서 사람은 어떤 존재인가? 사람은 37억년 생명진화의 역사 끝에 나온 존귀한 존재다. 사람의 몸은 37억 년 자란 생명나무의 꼭대기에 핀 꽃이고 사람의 맘은 2백 만년 인류 역사 속에서 영근 열매다. 사람의 몸 속에는 37억 년 생명진화의 역사가 응축되어 있고 사람의 맘에는 2백 만년 인류역사가 새겨져 있다. 또 사람의 맘 속에는 영원한 신적 생명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다. 사람은 37억 년 생명진화 역사의 씨알이고 2백 만년 인류역사의 씨알이고 영원한 신적 생명의 불씨다. 사람도 잠깐 살다가 죽는 존재이지만 잠깐 사는 동안에 저도 모르게 37 억년 생명진화를 실현하고 완성에로 이끄는 존재이고 2백 만년 직립인간의 역사를 진전시키고 완성하는 존재이며 영원한 신적 생명의 불씨를 살려 영원한 생명 세계를 열고 영원한 생명세계에 참여하는 존재다. 

사람의 몸에 37억년 생명진화의 역사가 새겨져 있으니 얼마나 소중한가? 사람의 몸 속에는 37억년 생명역사의 경험과 지혜와 힘이 숨겨져 있다. 사람의 맘 속에 2백만 년 인류역사의 경험과 지혜가 압축되어 있다. 사람의 맘 속에 영원한 신적 생명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다. 사람의 몸과 맘은 엄청난 생명의 보물과 신비를 숨겨둔 밭과 같다. 아무리 파내도 다 드러낼 수 없고 다 쓸 수 없는 생명과 정신의 보물을 간직한 밭이다. 

사람이 이렇게 존귀한 존재라는 사실이 사람의 얼굴과 손에 환하게 드러나 있다. 사람의 얼굴이 뱀의 얼굴과 어떻게 다른가? 사람의 얼굴이 늑대나 사자의 얼굴과 어떻게 다른가? 사람의 손과 발이 늑대와 호랑이의 발과 어떻게 다른가? 사람의 입과 이빨이 고양이나 악어의 입과 이빨과 어떻게 다른가? 사람의 얼굴은 사람이 이성과 영성을 지닌 존재임을 드러내고 사람의 손은 아름다움과 평화를 짓기 위해 준비된 것임을 보여준다. 사람의 얼굴을 가지고서 뱀이나 악어처럼 살아서는 안 되고, 사람의 손을 가지고서 늑대나 호랑이처럼 살아서는 안 된다.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 사람이 속에 품은 영원한 신적 생명의 불씨는 사랑과 진리로 살아나고 자라나며, 정의와 평화로 표현되고 실현된다. 사람 속에는 영원한 생명의 길이 열려 있다. -박재순








씨알 순례길 - 7월의 순례길, 진관사 계곡

10:00 구파발 출발  - 10:40 이말산 - 11:30 하나고등학교 - 12:00  진관사(점심공양) - 13:00 진관사 소개 및 탐방 - 13:30 진관계곡(사슴집)


예정보다 20분 늦게 진행했습니다. 3호선 구파발역 인공분수 뒷길로 이마산에 올랐습니다. 이매산에 오르니 참호와 분묘가 많이 눈에 뜁니다. 서울의 최북단인 이곳의 참호는 우리의 지금이 아직 전시(戰時)임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어느 회원이 저 분묘는 혹시 내시묘들이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북한산둘레길에 내시묘역길이 따로 있어 '글쎄?" 하였는데 내시묘가 맞습니다. 지난 2007년 은평뉴타운2지구 공사장에서 최대 조선시대 분묘군인 이곳을 발굴하면서 한때 사적지 지정의 논의도 있던 곳입니다. 5,000여기가 넘는 이곳 분묘의 주인은 대부분 내시와 궁녀라고 합니다. 이곳과 북한산둘레길 내시묘역길 뿐아니라 이곳 가까운 유원지 장흥의 삼산리도 옛부터 내시골로 불렸습니다. 

내시와 궁녀는 왕정시대에 제도에 의하여 타인(王)에게 철저하게 종속된 신분입니다. 그러나 내시와 궁녀도 '씨알'입니다. 연산군 때 김치선과 김자원이라는 환관 내시가 있었습니다. 김자원은 왕명을 출납하며 패악하였으나 김치선은 목숨을 걸고 왕에게 직언을 서슴치 않았습니다. 어느 시대에나 씨알의 씨알됨은 지위나 신분이나 소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속알의 곧음(貞)에 있습니다.

진관사 종무국에 저희의 도착을 알렸습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 먼저 공양실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문화실장 스님께서 진관사의 역사를 설명해주셨습니다. 고려 현종 때 지어진 진관사는 일제시대 초월스님이 계서 항일독립운동의 비밀기지였고 세종임금 때 한글창제와도 연관있는 곳이라 합니다. 

한글창제는 당시 세계 패권국가 중국의 견제와 기득권 세력인 사대관료의 반대를 무릎쓰고 이룩한 세종임금의 큰 업적입니다. 세종임금의 두째 따님 정의공주가 한글창제를 크게 도와 기여하였는데 여기 진관사는 공주가 공을 쌓은 장소라는 설명입니다.   

초월스님, 법납 53세 세수 67세 육척 장신의 헌헌 대장부였던 스님은 승려독립선언서및 의용승군 사건으로 체포되어 옥고를 치뤘고 1939년 경성발 봉천행 열차에‘대한독립만세’라는 구호를 쓴 박수님의 배후 인물로 재수감되어 1945년 6월 조국광복을 불과 두달 앞두고 순국하였습니다. 

6.25전쟁 중에 진관사는 폭격으로 대부분의 건물이파괴되었으나 오직 초월스님이 태극기 등을 숨겼던 칠성각과 나한전 만 남았었습니다. 아마 초월스님의 법력이 조국광복을 향한 염원이 조그만 이 건물을 지킨 듯 합니다. 6.25전쟁 중 진관사는 북한군의 서울 북부지역 중간집결지로 인천상륙장전을 감행한 유엔군의 집중포격을 받았습니다. 

전쟁 중 폐허가 된 진관사의 복원을 발원한 분은 '신여성'이었던 진관(眞觀)스님입니다. 진관사를 창건하신 이는 고려 현종 때의 진관(津寬)이며 복원한 이 또한 진관(眞觀)이니 참으로 절묘한 인연아라 하겠습니다. 발원 당시 잔관사는 마을과 멀리 떨어져 인적 없는 산 속의 고립된 절이었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불사는 엄두 조차 낼 수 없는 일이어서 진관스님은 남아 있는 건물 철성각과 나한전을 돌며 기도에 전념하였다고 합니다. 

이번 순례길에 이재섭 씨알이 많은 수고를 하였습니다. 자료준비와 해박한 해설로 문화실장 스님의 말씀을 도왔고 대웅전 칠성각 나한전 등 사찰전각의 자세하고 깊은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이재섭 씨알의 준비물 중 백거이와 작소(까치집)스님의 선문답에 의지한 다음의 자문자답으로 씨순길보고를 마칩니다.

"어떤 것이 씨알살이입니까?"
"악을 짓지 말고 선을 쌓으십시오."
"그건 세살 먹은 아이도 아는 말입니다."
"하지만 팔십 노인도 실천하기는 어렵소."























www.crlife.org

'Spirit > e—cr—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생법: 곧이곧게  (0) 2013.08.26
삶의 고마움  (0) 2013.08.04
나는 누구인가  (0) 2013.07.07
너는 세상의 빛이라  (0) 2013.06.16
빈탕보다 큰 것은 없다   (0) 2013.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