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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우리들의 영웅 - 류병학 정민영

by e-bluespirit 2005. 8. 19.

 

 

 

 

일그러진 우리들의 영웅

저자 : 류병학.정민영
엮은이 : 박준헌
출판 : 아침미디어
출판년월 : 2001년 03월 10일
ISBN: 8986955059

 

 

 

 

 

맞아죽을 각오를 하고 쓴 <<한국현대미술 제 몫 찾아주기>>

왜 미술대학에서는 한국현대미술사를 가르치지 못할까?
왜 큐레이터들이 맥락있는 기획전보다 일과성 기획전만 일삼을까?
왜 국내 작가들이나 미술사/미학 이론전공자들은, 졸업 후 국내미술계에 적응하지 못하는 걸까?
왜 국내 미술계에서는 ''한국적''이니 ''한국성''이니 하는 담론을 부르짖는 걸까? 한국현대미술의 선구자는 과연 누구일까?


박서보 「묘법」의 첫 제작시기는 1967년일까, 아니면 1972년일까?
박서보, 이우환, 서세옥은 왜 부단한 도판편집으로, 과거사 ''수정''에 집착하는 것일까?
왜 미술평론가들은 미술계의 스캔들에 관해 한결같이 침묵하는 걸까?
이 같은 문제의식으로 무장된 『일그러진 우리들의 영웅?한국현대미술 자성록』은 한국현대미술사에서 굵은 고딕체로 이름을 남긴 ''우리미술의 영웅'' 박서보?이우환?서세옥 사이에 벌어진 추(醜)한 ''제작연도 스캔들''의 진상을 낱낱이 해부한 책이다.


한국현대미술의 ''산역사''로 통하는 「묘법」의 작가 박서보(朴栖甫, 71), 백남준과 함께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가로 통하는 이우환(李禹煥, 66), 추상 한국화(韓國畵)의 개척자로 꼽히는 산정 서세옥(山丁 徐世鈺, 73)은 현존하는 작가들이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 미술무대에서도 활약이 두드러진 동시대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우리미술계에서 ''금기시''되어온, 이들 작가의 ''제작연도 스캔들''을 치밀한 자료조사와 분석으로 버선 속을 뒤집듯 뒤집어 보인다.


이 책의 의도는 단순히 이들 작가의 생애를 흠집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연도편집 싸움으로 인해 ''일그러진'' 한국현대미술사를 교정(校正)해서, 제대로 된 한국현대미술사를 대학에서 가르칠 수 있게 하자는 데 있다. 사실 우리 에겐 ''합의''된 한국현대미술사가 부재한다. 몇 가지 단편적인 예를들면 곽인식의 사망연도가 분분하거나(<영향 껌플렉스> 참조) 서세옥이 창립을 주도한 ''묵림회(墨林會)''의 창립전 연도가 자료마다 제각각이고(<선구자 병> 참조), 50?70년대에 조선일보사가 주최했던 전시회의 명칭이 <한국현대작가초대미술전>, <한국현대작가초대전>, <한국현대작가초대공모전>, <현대작가초대전> 등 자료마다 다르게 표기되어 있다. 심지어 우리나라 국립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발행하는 두툼한 작가 도록조차 한글맞춤법과 외래어 표기가 통일되어 있지 않아서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그래서 미술대학에서 한국현대미술사를 가르치지 못하고 기껏 서양미술사나 한국근대미술사 정도만 가르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로 인해 ''지금 이곳''의 미술계는 수많은 미술인들의 넘치는 의욕과 역량에 비해, 허술하기 짝이 없다. 즉 한국현대미술 교육의 부재는 전시기획자로하여금 우리현대미술사와 문맥을 형성하는 기획전보다 일회성 기획전 양산을 초래하게 했고, 국내 작가들이나 미술사/미학 전공자들이 졸업 후 국내 미술계에 적응하지 못하게 했고, 또 외국미술만 해바라기 하거나 새로운 형식만 좇아다니는 ''새것 콤플렉스''를 살찌워온 것이다. 게다가 미술계의 담론을 이끌어야 할 미술평론가들의 완강한 침묵으로 이같은 기형적인 체형은 악화되어왔다.


지은이들은 이런 문제를 직시하고 과감하게 ''금기''의 혈(穴)을 향해 시위를 당긴 것이다. 이른바 ''박서보 이우환 서세옥 제 몫 찾아주기''를 통한 ''한국현대미술 제 몫 찾아주기''에 나선 것이다.

 

 

 

일그러진 우리들의 영웅 | 동아일보 | 2001년03월23일


한국의 대표적 현대화가인 박서보.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추상화풍의 "묘법"이다. 그 묘법 시리즈는 언제 처음 시작됐을까? 박서보와 평론가 서성록은 묘법의 첫 제작시기가 1967년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빨라야 72년이라고 본다.
이게 무슨 말인가,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이 책은 박서보 이우환 서세옥 등 한국 현대화단을 대표하는 화가들에게 던지는 도전장이다.
문제의 핵심은 그들이 과연 언제부터 추상화풍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지에 관한 것. 저자는 이들의 활동 시작 시기가 왜곡되었다는 혐의를 잡고 글을 전개한다. 그리곤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한다.


저자의 주장을 따라가 보자.


“박서보의 묘법이 67년에 시작됐다고 말한 최초의 사람은 작고한 미술평론가 이일이다. 그는 76년 서울 통인화랑 박서보 개인전 도록 서문에 67년이라고 기록했다.
그러나 81년 현대화랑 개인전 서문엔 "10년 남짓 전"이란 표현으로 바꿨다. 88년 현대화랑 개인전 서문에선 "박서보 자신의 발언에 따르면"이라며 후퇴했다.”


저자는 각종 자료를 통해 볼 때 72년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화가보다 묘법을 먼저 시작했음을 보여주기 위해 뒤늦게 자신의 화집을 편집하면서 묘법의 시작연도를 조정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현대 추상화를 그려온 이들에겐 남들보다 추상화를 먼저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한국 현대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연도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이우환은 1993년 출판한 화집에 자신의 그림이 59년작이라고 수록했다. 그런데 그 그림은 일본 미술잡지 "미즈에" 1980년12월호에는 64년작으로 기록돼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미술평론가 겸 전시기획자. 세 화가의 동의를 받지 못해 그들의 그림을 수록하지 못한 점, 도발적인 문제제기는 좋지만 다소 냉소적인 태도 등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광표 기자

 

 

 

 

분석가/ 이우환 죽이기
분석자/ 영향 껌플랙스
추적자/ 선구자 병
자폭군/ 류병학 자폭하라
정민영/ 고양이와 방울과 쥐

 

 

 

류병학
미술평론가 겸 전시기획자. 1991년 문학잡지 계간 『외국문학』에 「포스트 맨」을 발표하면서 비평가로 등단. 1993년까지 문학과 철학, 사회과학 분야에 관한 텍스트를 발표한 뒤 1993년부터 미술에 관한 텍스트와 단행본을 생산하는 한편 1992년부터 국내외에서 각종 전시회를 기획하는 등 전시기획자로도 활동중이다. 최근 전시기획으로는 <미디어_시티 서울 2000>의 ''지하철프로젝트''가 있다. 지은 책으로 『이우환의 입장들들』, 『책보다 표지가 더 좋다』, 『윤형근의 다-청(茶-靑) 회화(回畵)』, 『먹기 싸기』, 『문법의 음양오행의 회화』(이상 아침미디어) 등이 있고, 『그림보다 액자가 더 좋다』(금호미술관) 외 수십 편의 전시-텍스트가 있다.

 

정민영

월간 『미술세계』 편집장 역임.

 

 

 

 

 

 

 

 

http://www.stonenwater.org/bookstore/her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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