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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e—art—exhibit

Path-통로 / 김소연 개인전

by e-bluespirit 2004. 3. 14.

 

 

 

Path-통로

 

 

문경리-Horizon of Human

 

 2004. 3. 24(수) - 4. 5 (월)

 아트 스페이스 ㅁ (구 명주 갤러리)

※ 일요일, 공휴일 휴관  [약도보기]

(110-034)서울시 종로구 창성동 122-9 Tel: 02-722-8897 Fax: 02-734-2123

http://www.mjgallery.co.kr/

 

 

문경리-Horizon of Lines-1

 

 

모든 인간은 타인과 합일될 수 없는 경계 즉, 자신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자신만의 세계에서 나조차 알지 못하던 "또 다른 나"를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전시는 "나와 너"라는 자신과 타인의 일상적인 만남을 넘어서, "나와  또 다른 내면의 나"라는 진정한 자신과의 만남을 준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시장 내부는 공간을 분할함으로서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한다.

우선, 빛과 어둠이 혼재하는 공간을 통로로 설치하고 그 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내면의 나" 자신으로 다가서는 체험을 하도록 한다.

갤러리 자체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갤러리 외부의 일상적인 공간을 전시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내부와 외부가 이어지는 통로를 설계하여 작품에서 의미있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하나의 작품으로 통합되는 내외부의 공간은 시각적 체험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통로를 따라 걷게 되면서 청각적, 촉각적인 효과를 얻으며 관람객은 공감각적 체험을 할 수 있다.

 

 

path-eadge-traces-1

 

 

내부 공간의 통로 끝에는 작은 방을 설치하며, 이 방을 나만의 절대공간으로 설정한다.

그곳은 관람자 개개인의 경험과 환경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지닌 공간이 된다.

어떤 이에게는 종교적인 절대 진리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나 자신, 혹은 상대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품은 공간이 되기도 하고, 혹은 나조차도 쉽게 정의하거나 알아볼 수는 없지만 엄연히 나의 내부에 존재하는 그러한 공간을 의미한다.  

이 공간은 바닥에 붉은 조명을 설치하는데 관람객은 그 위를 걷고 지나가게 되면서 벗어날 수 없는 "나 자신"과의 만남을 이루게 된다.  

내면의 방을 나오면 갤러리의 외부 공간, 즉 일상의 공간으로 이어지게 된다.

내면의 나와 조우 끝에 되돌아가게 되는 일상의 공간은 타인과의 관계로 이어지는 통로, 즉 세상으로 나가는 통로이다.

그러나 관람객 각자가 만난 자기 내면의 나에 대한 이해깊이에 따라서 이전과는 다른 마음으로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전시 공간은 어둠의 공간으로 침투하는 빛을 표현하기 위해, 오픈 시간을 저녁으로 하여(오후 5시~10시) 외부의 일상적 공간 활용을 극대화 하려 한다.

삶의 흔적을 따라 이어지는 길- 빛과 어둠의 공간을 따라 걸어갈 때, 관람객 각자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혼란한 현대의 삶에서 자칫 소홀해 지기 쉬운 자신 내면과의 깊은 만남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path-eadge-traces-4

 

 

 

 

 



김소연 개인전

 

순수공간, 130 × 38cm, 한지에 수묵 담채, 2003

 

2004. 3. 17 ▶ 2004. 3. 23

인사갤러리 (1층)

서울 종로구 관훈동 29-23번지

Tel. 02_735_2655

초대일시: 2004. 3. 17. 수요일. 05:00pm

 

 

고요한 흔들림, 130 × 162cm, 한지에 수묵, 2002

 

 

더 높은 실재의 공간으로

 

 - 김소연의 ‘빛과 공기’ -

김소연은 빛과 공기를 화면에 실어낸다. 빛과 공기는 만물의 근본적인 요인인 까닭에 오랜 기간 철학자들과 미술가들의 관심사가 되어왔다.

그러나 아쉽게도 ‘분주한’ 현대인에게 이런 문제들은 전혀 눈길을 받지 못하는 것같다. 우리 시대의 불행은 궁극적인 실재를 바라보지 못하고 ‘물질세계의 뻔지르르한 광택’에 결박당하여 있다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더 높은 곳에 올라가 근본적인 문제를 살피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김소연은 온갖 욕망에 속박된 문화를 따라잡기에 급급한 세태를 거슬러 인간과 자연의 기본적인 문제를 뚝심있게 탐구한다.

김소연이 말하는 빛과 공기는 그렇게 복잡하거나 골치 아픈 문제가 아니다. 조금 여유를 가지면 당장이라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눈부시게 빛나는 빛과, 피부에 부드럽게 스쳐 지나가는 가벼운 공기는 편안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지니게 해주었고 자유로운 에너지를 제공하였다.

또한 빛이 시시각각 이루어내는 다양한 그림자의 형상과 빛을 통하여 드러나는 세상의 각가지 색채,공기가 흔들고 가는 자연의 잔잔한 움직임은 너무도 흥미롭고 아름다웠다.”(김소연의 석사학위 논문중에서)

 

작가는 과학자가 아니므로 빛과 공기를 규명하지 않는다. 다만 그 경험을 조형언어로 그것의 느낌을 전달할 뿐이다.

그의 경험은 회색빛의 고층빌딩에 사는 도시인들, 숨막힐 듯 목을 조여오는 매연, 하늘조차 올려다볼 겨를 없이 바쁘게 사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삶에 무엇이 빠져 있는지 확인시킨다.

그에 의하면,‘공기는 여유로운 마음’을 주고 ‘빛이 만들어내는 세상의 갖가지 색채가 아름답다’고 말한다.

자연의 혜택을 받고 있으면서 그것을 까마득히 잊고 사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빛과 공기가 이루어내는 다양한 측면에 감동을 받아 이것을 작품테마로 기용하고 있는 셈이다. 김소연처럼 세상을 처음 본 듯이 산다면 우리 모두가 시인이요 예술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소연의 그림에서 빛과 공기의 표현이 두드러진다. 불꺼진 방에 소리없이 들어오는 공기, 밝음과 어둠의 대비를 통한 빛의 강조, 빛과 공기가 지닌 비물질적 속성을 상징적인 형상을 통하여 담아내기, 백색의 여백을 비워 빛이 머무는 공간으로 배치하기,수묵의 은은한 농담으로 빛과 공기의 유동성을 부드럽게 포착하기 등등.

 

 

 

고요한 흔들림, 130 × 162cm, 한지에 수묵, 2002

 

 

빛과 공기를 나타내기 위해 그는 수묵의 농담과 번짐을 즐겨 사용한다.은은하게 번진 수묵에 바람을 실어낸다.

파도가 오가면서 만들어낸 바닷가의 물결자국처럼 바람결을 낸다.그것은 자연의 지문(指紋)이요 날인(捺印)이다. 이와 함께 그림자가 짙은 먹으로 덧칠해지는데 이 그림자는 빛의 효과를 한층 강화한다. 어둠이 깊을수록 아침이 가깝다는 말처럼 그림자가 진할수록 빛의 밝음이 더 강렬해진다.

어떻게 하면 빛을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을까 연구하던 끝에 김소연은 그 해결책을 얻어냈다.‘지우기 수법’이 그것이다.

그는 전체적으로 수묵을 바탕에 칠한 뒤 수묵이 투명해질 때까지 닦아낸다. 많이 닦아낸 부분은 밝은 부분으로 남게되고 덜 닦아낸 부분은 어두운 면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이때 자연스럽고 유동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번지기 수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유동적인 공기의 흐름을 더 섬세히 전달하게 되는 것이다.

화면 구성에 있어 김소연은 창의적인 구성도 마다하지 않는다.

화면을 두 칸이나 세 칸 혹은 네 칸으로 나누어 다중구성의 화면을 연출하는 등 전통에 얽매인 동양화의 콘텍스트로부터 자유롭다.

이런 구성 자체를 선택하게 된 것은 단순한 의욕 때문이 아니라 테마에 걸맞는 장치로 그런 구성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공기의 흐름은 이어지다가 채색된 면을 만나면서 끊기고 다른 칸에 이르러 새로운 출발을 보인다. 이 연속과 단절의 효과는 한층 그의 그림주제를 배가시킨다.

위에서 언급한 빛의 밝음이 진한 그림자로 인하여 더 부각되듯이 김소연은 공기의 흐름도 단절을 통하여 유동성의 자연스러움과 연속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하기는 이런 대조법은 그의 그림 전체를 관통하는 주된 요소이다. 그는 직선과 네모꼴과 같은 기하학을 띤 물질적인 세계와 무형적이고 유기적인 형상을 띤 비물질적인 세계를 동일 화면에 배치시킴으로써 자신의 표현의도를 적극적으로 나타낸다.

전자가 정확한 계획과 구성의 통제를 받는다면, 후자는 번짐과 같은 우연적인 효과를 통해 이루어진다.

빛과 바람, 불 등의 비물질적인 요소들은 미술작품의 확장을 가져온 중핵적인 요소이다. 실재의 빛과 바람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여기에 자족하기보다는 더 높은 곳으로올라가 비가시적이요 비촉각적인 존재를 만나고 싶어한다. 이 갈망은 우리가 숨죽이며  기다리는 것의 실재 및 확실성에 대한 확고한 징표요 모형이 되기 때문이다.

그의 그림은 우리에게 잠재되어 있는 이 본원적인 갈망을 한층 더 촉진시킨다.

서성록(미술평론가)

 

 

 

순수공간, 162 × 130cm, 한지에 수묵 담채,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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