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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청소를 하려고 식탁 의자를 밀어 넣는 순간 기우뚱하면서 의자다리 하나가 앞으로 휘어지며 균형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새로 사 온지 얼마 안 되는 의자인데. 벌써 그렇게 접속부분이 떨어져서 망가져 버린 것이지요. 작년 가을 이사를 할 때 장롱을 사면서 얻어온 덤으로 따라온 의자인지라 서비스를 받을 수도 없고, 받을 수 있다 해도 더구나 그 작은 것을 가지고 멀리에 있는 가구마을까지 간다는 것도 그렇고, 해서 가까운 용접을 하는 곳에 가서 다리를 이어 가지고 오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도 때로는 살면서 이렇게 균형을 잃을 때가 있다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 쓸수록 자꾸만 균형을 잃어버린 의자. 그 절룩거리는 의자처럼 우리 삶도 때로는 세 발로서는 의자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삶이란 잔잔한 바람, 아름다운 향기만 나지 않고 때로는 폭풍우가 일 듯 가끔은 그렇게 흔들리는 것, 불완전한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닐까 하는 생 각도 해봅니다.
때로는 하려던 생각과 의지가 꺾이고 일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삐거덕거 리기도 하며 균형을 잃기도 하고 자꾸만 넘어져서 실패하는 그리하여 균형 잡기가 힘든 그런 세 발 의자처럼 말입니다.
하려던 일들은 다 뒤틀리고 왠지 나만 이렇게 쓰러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며 세상을 향해 원망의 눈길만 주던 그런 날엔 더욱이 그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러나 새롭게 땜질을 하고 나면 감쪽같이 원래로 돌아와 균형을 잡고 우리의 무게를 지탱해 주며 편안한 쉼을 주는 의자처럼 완전한 삶을 향해서 이 봄에는 삐거덕거리던 내 삶에 균형을 잡고 희망에 찬 봄을 맞이해야 겠습니다.
완전한 의자, 균형 잡힌 의자에 앉으면서 생각해 봅니다. 이곳에서 우리의 건강이 지켜지고, 나의 정성이 더하여 화목한 가정과 웃음이 넘쳐나는 윤택한 나의 완전한 삶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가지치기 길거리를 아름답게 수놓고 뜨거운 햇살 가려 그림자 지우던 늘어진 가로수 끝들을 잘라주는 가지치기 작업이 한창인 길옆을 지나면서 잘려나간 잔가지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 그루 튼튼한 고목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내 몸의 일부가 잘려지는 아픔을 감수해야지 만 또 다시 돋는 새순으로 더 우람한 한 그루의 나무가 되는 것처럼, 완전한 삶을 위하여 필요 없는 부부들을 내 살을 깎는 아픔이 있어도 버려야 할 것들은 버려야 한다는 것을. 버려지는 것이 쓸모 없음이 아니고, 더 큰 나무로 자라기 위해서 제 살을 깎는 아픔을 참아내는 것처럼 사람들의 관계나 사물의 관계나 버려야 할 것들은 버리고 살아야 함을..... 버려도 버려도 돋아나는 욕심의 싹들처럼.
-가지치기-
가지를 자른다. 끝간데 없이 뻗어가던 가지를. 내 몸뚱이 잘리는 아픔 있어도 정돈된 내 삶을 위하여
나 지금. 피 흘리는 고통 있어도 사념의 가지 끝을 아름답게 다듬어 한 그루 아름다운 나무가 되리.
내 생각의 가지 볼품없이 뻗어 누군가를 향하는 비수의 칼날같은 새순이 돋기 전에 가지를 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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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