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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it/e—cr—life

정신과 진리의 싸움

by e-bluespirit 2010. 7. 17.

 

 

 

 

 

 

 

 

 

 

< 정신과 진리의 싸움 >


싸우는 원리도 달라지고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우리가 싸울 싸움은)
정권의 싸움이 아니다.
제도의 싸움도 아니다.

이것은 따지고 들면 정신의 싸움이요 진리의 싸움이다.
겉의 싸움이 아니요, 속 싸움이다.

내가 너에게 진 것은 팔이 짧아서도
주먹이 작아서도 손에 쥔 돌멩이가 작아서도 아니다.
내 마음이 참이 못되기 때문이다.

내가 참을 한다면야,
그리하여 참이 내 뒷받침을 해 준다면야,
세상에 못 이길 것이 어디 있겠느냐?


-“싸움은 이제부터” 함석헌전집 17권 225~6쪽 -

 

 

< 풀이 >

함석헌은 민족국가시대를 넘어서 세계평화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했다. 새 시대가 오기 위해서는 인류의 운명을 건 큰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보았다. 민족국가들의 대립과 전쟁에서 벗어나 인류가 하나로 되기 위한 이 싸움은 정권이나 제도의 싸움이 아니라 정신과 진리의 싸움, 속 싸움이다. 탐욕, 폭력, 미움을 극복하고 사랑과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는 이 싸움은 양심과 인격을 갈고 닦으며, 이성과 영성을 바로 세우는 싸움이다. 싸움의 무기는 사랑과 진리뿐이다. 사랑과 진리만 꽉 붙들면 탐욕과 폭력과 미움은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 박재순 -

 

< 진 싸움은 이김의 시작 >


풍년의 곡식보다 먹지 못한 흉년의 곡식이 더 값이 있듯이,
진 싸움은 이긴 싸움보다 더 큰 이김의 시작이다.

주려 죽는 경험이 없었다면 경제가 있을 수 없듯이,
짐이 없었더라면 이김도 없었을 것이다.


-“싸움은 이제부터” 함석헌전집 17권 222쪽 -


 

 

< 풀이 >

함석헌에게 고난과 실패와 패배는 더 큰 이김의 시작이고 발판일 뿐이다. 성공과 승리보다는 실패와 패배가 더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다. 성공하고 승리한 사람은 안락한 삶 속에서 쾌락과 사치를 누릴 수 있지만 실패와 패배를 겪은 사람은 생존을 위해서 몸과 맘, 목숨과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실패하고 패배한 사람에게서 삶의 근본 성격과 가치가 드러난다. 실패를 성공으로 패배를 승리로 바꾸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 생의 창조인가! 성공과 승리에 안주한 사람의 삶은 생을 갉아먹고 낡아지게 할 뿐이지만 실패와 패배를 박차고 일어선 사람은 생을 새롭고 풍부하게 한다.

- 박재순 -

 

< 참으로 고운 것은 >


참으로 고운 것은 아무도 안 보는 데 있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누구에게 보이려고 생긴 게 아니다.

사람은 아름답게 꾸민 것을 남에게 보이고자 한다.

달도 아무도 안 보는 겨울 달, 겨울별이 더 좋다.


- 박영호편  씨알의 메아리 347쪽 -


 

 

< 풀이 >

참으로 고운 것은 제가 저로서 저답게 있는 것이다. 고운 것은 속의 속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속이 곯고 힘없으면 고운 게 나올 수 없다.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껍데기를 꾸민 것은 고운 게 아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데 스스로 뚜렷이 저답게 저로서 있는 것이 참으로 고운 것이다..

- 박재순 -

 

< 물질은 물질대로 절로 되게 >


몬은 몬대로 절로 되게 놔두어야 한다.

너무 치우치면 독이 되고
중용을 걸으면 약이 되는 수도 있다.

몬의 작용, 이치, 원칙이 이러하다.

사람은 사람노릇하고,
몬은 몬이 절로 되게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만족을 느끼고 저절로 되는 것을 보고만 있으면
절로 이 세상은 만족할 만한 세상이 온다.


- 박영호편 씨알의 메아리 266쪽 -

 

 

< 풀이 >

몬은 물질과 몸을 가리키는 우리말이다. 물질과 몸은 그 자체로서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다. 몬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면 몬을 몬대로 놔 둘 수 있다. 그러면 몬의 본성과 이치에 따라 몬이 실현되고 완성된다. 사람이 몬에 매이면 사람 노릇 못할 뿐 아니라 몬을 오염시키고 파괴한다. 몬에 지나치게 탐닉해도 안 되지만 몬을 지나치게 멀리하고 미워해도 못쓴다. 몬을 알맞게 쓰면 약이 된다. 사람이 스스로 만족하고 몬과 일이 저절로 되는 것을 보고만 있으면 세상은 저절로 만족할 만한 세상이 된다.

- 박재순 -

 

<참 농부 >

거둔 곡식을 달게 먹고 배 장단을 치는 농부보다는

한 줌 되는 곡식 속에
한 시간의 목숨의 연장을 탐하려 하지 않고

그것을 종자로 베고 누워
영원한 미래의 꿈속에 숨지는 농부야말로
참 농부 아닌가?


-“싸움은 이제부터” 함석헌전집 17권 222쪽 -

 

 

< 풀이 >

참 농부는 굶주려 죽더라도 씨앗은 남겨둔다. 농사지을 씨앗마저 먹어버린 사람은 농사를 포기한 사람이니 참 농사꾼이 아니다. 자기가 다 해먹고 홀로 다 누리느라고 후세를 위해 생명과 정신의 씨앗을 남겨 두지 않는 사람은 역사의 씨알이 아니다. 역사의 씨알은 참 생명의 씨알을 후대에 전하기 위해서 목숨까지 버린다. 사람의 목숨은 언젠가는 끊어지게 마련이지만 그 목숨 속에 들어 있는 참 생명의 씨알은 역사 속에 남겨야 한다.

- 박재순 -

 

< 역사는 뛰어오를 발판 >


역사는 발판밖에 아니 된다.
이 시간까지 이겼다 해도 그것은 장차 있을 싸움의 발판이 될 뿐이요,
이 시간까지 져왔다 해도 그것은 역시 장차 올 싸움의 발판이다.

발판으로 삼고 잘 뛰기만 하면,
현재에서 비약하여 미래 속으로 뚫고 들어가기만 하면,
지난 날의 역사가 성공이었거나 실패였거나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지난날의 역사가 실패일수록 그것을 박차는 용기를 내야 한다.
사실 성공이냐 실패냐를 결정하는 것은 현재가 아니고 미래다.
모든 역사의 열매는 미래의 제단에 바쳐서만 살아날 수 있다.


-“싸움은 이제부터” 함석헌전집 17권 222쪽 -

 

 

< 풀이 >

있는 것은 현재 이 순간뿐이다. 그리고 이 순간은 머무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발로 박차고 뛰어오를 자리다. 역사의식에 투철했던 함석헌은 역사를 장차 올 싸움의 발판으로 보았다. 역사는 머물러 있을 터전이 아니라 새로운 삶에로 솟구칠 발판이다. 이제까지 실패한 삶을 살았거나 성공한 삶을 살았거나 오직 현재의 역사를 박차고 뛰어 올라야 한다. 현재의 성공에 주저앉은 사람은 역사의 흐름과 함께 과거에 묻힐 것이고 현재의 실패에 머무는 사람은 영원한 실패자로 낙인찍힐 것이다. 살려는 자는 현재를 밟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
- 박재순 -


< 친구 >

친구라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사람은 나의 형제가 될 수 있다.

그러자면 모두가 예수가 되지 않고는 벗(友)이 성립되지 않는다.
예수는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사람보다 더 큰 사람이 없다고 하였다.

원수를 사랑할 줄 알면 친구를 위해서 목숨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이다.


- 박영호편 씨알의 메아리 264쪽 -


 

 

 

< 풀이 >

친구는 뜻이 통하는 존재다. 사람의 뜻은 서로 달라서 통하기 어렵다. 결국 하나님의 뜻만이 하나로 통한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의 뜻을 가진 사람만이 참된 친구가 될 수 있다. 예수는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살고 죽었다. 하나님의 뜻은 모든 사람, 모든 생명이 하나로 되는 것이다. 하나로 되기 위해서는 원수를 사랑하고 친구를 위해 목숨을 버릴 수도 있어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과 인간의 친구가 되는 것이다.

- 박재순 -

 

 

< 하늘나라로 쳐들어가자 >

예수는 하늘나라를 들이치는 자가
그리로 들어간다고 하였다.

하늘은 넓다.
침략해도 좋다고 열어놓고 있다.
우리는 앞장서서 천국으로 쳐들어가야 한다.


- 박영호편 씨알의 메아리 123쪽 -

 

 

< 풀이 >

예수는 “천국은 침노를 당하나니 침노하는 자는 빼앗느니라”(마11,12)고 말했다. 이것은 예수가 한 말 가운데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다석은 이 말을 아주 쉽게 풀이했다. 하늘은 한없이 넓어서 아무나 침략해도 좋다. 땅에서는 침략하면 다툼과 고통이 생기지만 하늘은 아무리 침략해도 다툴 필요가 없다. 자유와 평등, 사랑과 정의가 가득한 하늘로 온 힘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정성을 다해서 쳐들어가야 한다. 그것이 인생의 목적이고 보람이다.

- 박재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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