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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it/e—cr—life

대나무처럼 속이 뚫려야

by e-bluespirit 2014. 2. 3.















대나무처럼 속이 뚫려야

돈, 명예, 지위가 우리 마음 가운데 있으면 마음이 막힌다. 가운데가 비어 있어야 하나님이 계실 수 있고 하나님의 은총과 힘을 입을 수 있다. 기도하고 찬송하며 예배드리는 것은 우리 영혼의 가운데를 뚫는 일이다. 하나님보다 더 소중한 것이 아무 것도 없게 마음을 비우는 일이다. 속이 비어야 하나님 앞에 똑 바로 설 수 있다.

옛날 중국의 한 선비는 이렇게 말했다: “사흘 동안 고기를 안 먹고 살 수는 있어도 사흘 동안 대나무를 보지 않고 살 수는 없다. 대나무를 보지 않으면 마음에 속된 게 생긴다.” 대나무는 늘 푸르고 곧다. 하늘 높이 쭉쭉 뻗어 있는 대나무를 보면 마음이 시원하다. 대나무는 늘 푸르고 곧으면서도 속은 텅 비어 있다. 제 속을 다 비우면서도 곧고 푸르고 단단하다.

믿는 사람도 대나무와 같다. 속은 텅 비어 있으면서 하늘을 향해 곧고 푸르게 뻗어나야 한다. 속에 하나님의 생명바람이 가득 담겨 있어야 한다. 대나무는 서로 다투는 법 없이 뿌리가 한데 얽혀 함께 살아간다. 하늘 높이 자라면서도 다투지 않는다. 서로 바람을 막아주며 함께 어울려 살아간다. 믿는 이들의 삶도 곧고 높으면서도 다투지 않아야 한다. 

-박재순






<영혼과의 속삭임>

대낮처럼 밝은 게 한없이 좋긴 하지만 그 대신 잊어버리는 것이 많다. 더구나 굉장한 것을 잊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건 다름이 아니라 영원(하나님)과의 생활 곧 얼의 숨길을 잊어버린다. 사람들은 낮을 좋아하고 밤에는 쉬는 줄 알고 있기 때문에 밤에 저 깜박이는 별들이 영원(하나님)과 속삭이는 것을 모르고 있다. 하나님은 영원이요, 무한이요, 절대요, 영혼이다. 
천문학자에게는 낮이란 별로 가치가 없다. 우주의 신비를 캐려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하면 저 태양을 가릴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한다. 저 별들의 눈빛이 영원과의 속삭임을 더 많이 듣고 알고 싶어서 일 것이다. 그리하여 영원과 늘 같이 하고 싶은데 낮이 있으므로 낮에는 하나님과의 통신이 끊어지게 된다. 


다석 유영모 어록 96쪽.


< 풀이 >

햇빛이 환한 대낮에는 물질의 빛에 홀려서 물질 아닌 것을 생각할 수도 느낄 수도 없다. 
눈에 뵈는 것만 있는 줄 알면, 무한, 절대, 초월, 영원, 얼, 하나님을 모르게 된다. 
어두운 밤에는 깜박이는 별들이 우주의 신비를 드러낸다. 
우주의 영원한 시간과 공간을 드러내는 별들에서 물질적 상대세계를 넘어서는 
절대와 무한, 영원과 초월, 얼과 하나님을 생각하게 된다. 
어두운 밤에는 물질의 빛에 가려졌던 생명의 신비와 존재의 깊이가 드러나고 
그 신비와 깊이를 생각하고 느낄 수 있다. 
물질의 빛에 홀렸던 내 마음도 자유로워져서 생명의 깊은 숨, 하늘의 숨을 편안히 쉴 수 있다. 
해가 사라지고 어둠이 오면 우주의 신비와 깊이가 드러나고 나의 영혼도 영원과 속삭일 수 있다. 
해가 뜬 낮에는 영원과의 통신이 끊어지니 영원과 통신하기 위해서는 해가 없는 밤이 좋다. 
영원과의 통신을 사모하는 사람은 낮에도 해를 끄고 싶을 것이다. 

-박재순






공부하는 법

종교 개혁자 마틴 루터는 공부하는 법을 세 가지로 말했다. 기도(oratio), 묵상(meditatio), 시련(tentatio). 참을 탐구하고 깨달아서 체득하고 실천하려면, 먼저 마음을 닦아야 한다. 

기도는 초월과 무한, 하나님을 향해 마음을 여는 것이다. 마음이 막힘없이, 거리낌없이 자유로워져야 진리를 탐구하고 익힐 수 있다. 묵상은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다. 욕망과 두려움, 미움과 분노의 감정에서 벗어나 마음이 가라앉아야 맑고 깊게 참을 볼 수 있다. 

시련은 고난과 시련을 통해서 마음을 다지는 일이다. 마음이 흙처럼 부드러워져야 편견과 집착을 버리고 참을 받아들일 수 있고 금강석처럼 단단해져야 두려움과 불안 없이 거짓과 불의의 두터운 벽을 깨고 진리를 탐구할 수 있다.

학문성의 진정한 기준은 정확한 개념사용과 논리적 일관성에 있지 않다. 정확한 개념사용과 논리적 일관성만으로 학문이 된다면 책을 읽고 머리만 굴리면 될 것이다. 학문성의 일차적 기준은 삶과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과 그 통찰의 일관된 사용과 적용에 있다. 소크라테스나 플라톤, 공자나 노자, 성경과 창조적인 신학자들은 삶에 대한 깊은 깨달음과 통찰을 일관성 있고 철저하게 표현하고 실천한 이들이다. 참을 찾는 이들은 먼저 마음 공부를 해야 한다. 


ㅡ 박재순






<하나님에게 돌아가는 길>

하나님은 사랑이라, 고난에 의하여 사랑을 배우는, 사랑을 행하는 인류의 역사는 ‘하나님께로’의 과정이다. 하나님을 아는, 하나님에게 돌아가는 길이다. 티끌에서 영(靈), 자연신관(自然神觀)에서 인격신관(人格神觀)에, 본능생활에서 신적 생활에. 『성서적 입장에서 본 세계역사』함석헌전집 9. 16쪽.


< 풀이 >

하나님은 생명의 님이다. 생명의 본질과 목적은 주체와 전체로 나타난다. 생명의 주체가 자유로운 깊이에 이를수록 생명은 전체의 하나 됨에 이른다. 하나님은 참된 주체와 참된 전체의 하나 됨을 나타낸다. 그래서 모세가 하나님께 이름을 물었을 때 하나님은 “나는 나다!”고 대답했으며 예수에게는 친근한 아버지이면서 인생과 역사와 우주를 아우르는 하늘나라로 나타났다. 주체를 주체가 되게 하고 전체를 하나가 되게 하는 것은 사랑이다. 생명의 님이신 하나님은 사랑의 님이다. 
생명진화와 인류역사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시작하여 하나님의 사랑에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그것은 주체가 참된 주체가 되고 전체가 하나로 되는 사랑의 과정이다. 생명진화와 인류역사는 티끌에서 영으로, 자연신관에서 인격신관으로, 본능생활에서 신적 생활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그것은 내가 나로 되는 길이고 나와 너와 그가 전체 하나로 되는 길이다. 그것이 생명을 정화하고 완성하는 길이며 사랑을 배우고 실현하는 길이다. 
-박재순







씨알 순례길 <2월8일 와룡공원-북악마루길 >

일시 : 2월8일 아침 9:50 
장소 : 한성대(삼선교)역 6번출구(역내)

한성대(삼선교)역 6출 - 0.25km - 혜화문 -  0.5km - 경신학교 - 0.25km - 과학고 - 1.00km - 와룡공원 - 1.00km - 숙정문 안내소 - 1.00km - 북악마루 - 1.00km - 창의문 (총 5Km)

점심 : 오후 1:30 창의문 부근 식당

* 이번 순례일 8일은 2월 두번째 토요일입니다.(첫 토요일 1일은 설날연휴)
* 동절기 따뜻한 옷과 미끄럼 적은 신발 착용 바랍니다.

< 이번 북악마루 씨순길에는...>

이번에는 한성대학입구역(삼선교) - 혜화문 - 경신고등학교 - 와룡공원 - 숙정문 - 북악마루로 오르려고 합니다. 창의문이나 삼청공원에서 오르는 것 보다 한결 편한 길입니다. 2월 순례에는 다석이 2년간 수학한 경신학교를 지납니다. 젊은 시절 그의 연보를 살피면,

1907년 17세 경신학교 입학 2년 수료
1909년 19세 경기도 양평학교 교사로 재직
1910년 20세 이승훈의 초빙으로 평북 정주 오산학교 교사로 2년 재직 후
           10년간 일본 유학, 결혼,기고(寄稿) 등등 활동
1921년 31세 고당 조만식의 후임으로 오산학교 교장에 취임 함석헌은 만나다

맘 놓아 죽을 수 있다면, 몸 벗어 살 수 있다면 사람은 그때 비로소 자유인이 됩니다. 자유인은 세상에 부러운 것이 없고 무서울 것이 없고 이루지 못할 일이 없습니다. 다석은 그런 분이었습니다. 

2월에 그의 한시 " 瞻徹天 潛透地(첨철천 잠투지) 우러러 하늘 트고 잠겨서 땅 뚫었네" 현장에 갑니다. 

" 瞻徹天 潛透地(첨철천 잠투지)  하늘 끝까지 땅속 끝까지"

이렇게 변역하는 것이 아마 좀 쉬울것 같습니다. 
하늘과 땅, 다석의 천지인(天地人) 체험, 그의 하늘과 땅을 생각해 봅니다. 

우주에 대한 현대과학적인 설명은 빅뱅이론과 정상우주론으로 1940년대 한동안 격렬한 논쟁을 이어가다가 빅뱅이론이 승리하여 지금에는 표준이론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전만 하더라도 우주란 시작도 끝도 없이 영원히 존재한다는 정상우주론이 지지를 받았으며 많은 별들의 집단인 은하가 바로 곧 우주로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의 우주이론과 발달된 장비로 우리가 관측하는 우주에는 수천억의 은하가 있으며, 또 은하마다 수천억의 항성을 거닐고 있고 그 중에 별로 크지도 않은 항성의 하나가 태양이며 지구는 그 태양에 딸린 작은 하나의 혹성일 뿐입니다. 빅뱅이론과 정상우주론이 격론을 벌이던 시절에 다석이 살아계셨겠지만 아직 빅뱅이론이 전적으로 받아들여지던 때가 아니어서 그는 아마 우리가 속한 은하를 '시작과 끝이 없은 우주'로 생각하셨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빅뱅이론은 빅뱅이 공간과 시간 안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빅뱅(대폭발)로 인해 공간과 시간이 창조 되었다고 합니다. 빅뱅 이전에는 공간도 시간도 물질도 존재하지 않는 무(無) 상태이며 빅뱅으로 인하여 그 모든 것이 생겼다는 것이며 이 "무(無)" 라는 것은 상상하기도 설명하기도 쉬지 않습니다. 

다석이 말하는 빈탕한데가 바로 이 "무(無)"가 아닐까요?  
다석이 말하는 하늘이 아닐까요?
다석이 말하는 땅이란 지구와 별, 
우주의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포함한 모든 물질이 땅이 아닐까요? 

그런 생각을 하니 우리 상상의 스케일이 무한대로 확대됩니다. 북악마루를 오르며 우리 함께 이야기 나눕시다. 

***
3월과 4월에는 씨순길은 함석헌을 찾아 갑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 3월의 한강 강바람을 맞으며 원효로 자택지에 걸어가며 씨알혁명의 계절 4월에는 4.19국립묘지와 이어 쌍문동집에 갑니다


사진안내 - 진행 순서대로, 혜화문 - 경신학교 - 와룡공원 - ....

숙정문 부터 사진은 여러번 걸었던 길이므로 생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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