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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e—intro—intercolumn

칼럼소개 특 71 호> "금방나온 영어간식"

by e-bluespirit 2001. 11. 21.

[긴급강의]김병현에 대한 잊을 수 없는 감동


오늘 원래 쉬는 날이지만 긴급 강의를 하나 올립니다.
이틀동안 너무도 가슴아파했던 사연.... 그 아픔을 김병현과 그 팀과 함께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으로요...

그냥 쉽게 승리를 해서 영웅이 되었다면 그 화려함 속에 결코 알지 못했을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어서요...

전 그냥 이 일을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이곳저곳을 뒤적거리다가 드디어 우리가 공감할 만한 글을 하나 찾아서 같이 나누려고 합니다.
ESPN 사이트에 실린 Jim Caple의 글입니다. 전문을 보시려는 분은
http://espn.go.com/mlb/playoffs2001/s/2001/1102/1272323.html
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마음에 와닿은 부분을 같이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첫부분입니다....
NEW YORK -- The pitcher's mound at Yankee Stadium is perhaps 100 feet away from the stands and those three vast decks holding 56,000 screaming fans. As Arizona closer Byung-Hyun Kim crouched on that mound half a world away from his home Thursday night, it must have seemed like the loneliest spot on earth.
뉴욕... 양키 스타디움의 투수마운드는 아마 30m 정도 떨어져 있다. 스탠드와 넓은 공간.. 그러니까 5만6천명의 괴성을 질러대는 팬들을 수용할 수 있는... 애리조나 마무리인 김병현이 자기 집에서 세계 반대편에 위치한 마운드에 웅크리고 있다. 목요일 밤에.. 그건 아마 지구상에서 가장 외로운 장소였을 것이다.

김병현의 좌절을 객관적이면서도 동정적으로 표현을 했습니다. 정말 heartbreaking story입니다.
이틀연속으로 2점차의 리드를 하고 있던 마지막 9회에서 투아웃까지 잡아 놓고 동점홈런을 맞았지요. 메이저리그의 긴역사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게 우리나라 선수인 김병현에 의해서 일어나다니... 정말 unbelievable이었습니다.

Think about pitching in that pressure. And I still doubt that we can imagine what Kim must have felt on that mound Thursday night after serving up his second game-tying, two-out, two-run, ninth-inning home run in as many nights.
그런 압박감에서 하는 피칭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난 여전히 의심스럽다. 우리가 상상이나 할 수 있는지.. 김이 그 목요일 밤에 마운드에서 어떤 느낌을 가졌는지... 두 번째 동점 홈런을 투아웃, 마지막에 맞은 후에

그리고는 팀의 거의 맏형격인 Mark Grace가 한 말이 이어집니다.
"He's only a baby, just 22 years old," D-Backs first baseman Mark Grace said. "He's got an unbelievable future. You just hope he's OK."
그는 단지 아기이다. 22살 밖에 안되었다. 그는 믿을 수 없는 굉장한 미래를 가졌다. 당신은 그가 괜찮기를 바라야 한다.

그리고는 이 기자는 그 책임을 김병현의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The thing is, Kim shouldn't have been in that position. They were hitless in eight at-bats with runners in scoring position, including in the eighth inning when they couldn't score Tony Womack from third with nobody out.
한가지.. 김은 그런 상황에 나오지 않았어야 했다. 그들은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때 8번이나 안타를 치지 못했다. 8회에 토니워맥이 노아웃에 3루에 잇을 때 득점을 올리지 못한 걸 포함해서...
아시다시피 야구는 흐름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그다음에는 위기를 맞데 되어 있죠. 그런 면에서 바라본다면, 만약 선수들이 잘 해 주어서 3점차이로 벌렸다면 그런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는 거죠. 그런 어린나이에 감당할 수 있는 짐이 그만큼 가벼웠을 거구요.

그러면서도 정확한 객관적인 분석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의 등판에 대한 기자의 코멘트입니다.
There is a lot to be said for giving a player a chance to get right back on the horse, but there also is something to be said for doing so when the pitcher is rested and capable of performing at his best level.
할말이 많다.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에 대해서... 어떤 기회냐면 말위에 오르게 할.. 그렇지만 그런 경우에 말해야 할 것은 투수가 잘 쉬었고, 그의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지이다.

그래서 그런 근거로 그가 지적한 점은...
And his manager could have decided that using his closer the night after he threw 62 pitches was not the best plan in the world.
그의 감독은 결정을 할 수도 있었다. 전날 62개의 공을 던지고도 마무리로 쓴다는 것은 최선의 계획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근거를 합리화하기 위한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합니다.
The three home runs are proof he threw too many pitches the past two nights. Jeter's game-winner in the 10th was off Kim's 62nd pitch of the night -- that's right, his 62nd.
세 개의 홈런은 그 증거이다. 그가 너무 많은 공을 지난 이틀밤에 던졌다는 것... 지터의 10회 굿바이 홈런은 김의 62번째 공이었다. 맞다.. 그의 62번째 공이었다.

물론 그에겐 선발에 대한 욕심이 늘 있었지만 마무리로서 62개의 공을 던진 건 아무래도 무리입니다. 공의 위력이 떨어지게 되어있죠.
제 생각엔 8회에 너무 많은 공을 던졌습니다. 3타자 모두 삼진을 잡긴 했지만 모두 full count까지 가서 잡은 삼진이어서 깊은 인상을 남기긴 했지만 맞춰서 잡는 것만 하지 못했습니다. 젊은 혈기에 의한 욕심일 수도 있고, 긴장감 때문일 수도 있었겠죠.

Arizona manager Bob Brenly nonetheless brought him back for the ninth inning 24 hours later.
애리조나 감독인 밥 브렌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24시간이 지난 9이닝에 등판을 시켰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He appeared as devastated as I've ever seen a pitcher at any level beyond Little League.
그는 망연자실했다... 내가 이제껏 보았던 리틀야구(어린이 야구)이후의 그 어떤 수준의 야구에서 보았던 투수보다도...
즉 가장 비참해 보였다는 겁니다. 그 당당하던 김병현도 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지요.

그런데 절 감동시킨 건 팀 동료들의 반응이었습니다.
Grace, Womack and catcher Rod Barajas all went to the mound to comfort him.
그레이스, 워멕, 포수 로드 바라야스가 모두 마운드에 가서 그를 위로해 주었다.
팀의 승리를 말아먹은 역적투수인데도 말입니다. 사실 김병현이 게임을 날리지(blow) 않았다면 애리조나는 지금쯤 챔피언의 축배를 들고 있었을 겁니다.

When the cameras zoomed in for the closeup that was televised around the world, it appeared that he was choking back tears.
전세계에 텔레비전으로 중계하는 그 카메라가 그를 클로즈업했다. 그는 울먹이는 것 같았다. choke back tears 는 목까지 올라오는 울음을 참는 겁니다.

그렇다면 감독은 왜 그를 올렸을까요?
Because he desperately wants to win the World Series, because his next two relievers were 42-year-old Mike Morgan, followed by Albie Lopez, who has lost 20 games this year and because he felt Kim was the best pitcher for the situation.
왜냐하면 그는 절실하게도 월드시리즈를 우승하기를 원했기 때문이고 그의 다음 두 구원투수가 42살의 마이크모건과 알비로페즈(20경기나 패배한)였기 때문이었으며, 그가 느끼기에 김이 그런 상황에서는 최고의 투수라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건 김병현의 실력을 인정한다는 말로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지기위해서 그런 상황에 아무 투수나 올릴 수는 없는 거죠.

이어지는 감독의 인터뷰입니다.
"He's our closer. I talked to him this afternoon, called down to bullpen coach Glen Sherlock and asked how he was warming up and he said his stuff was electric. He is our closer, he wanted the ball in that situation and he made a bad pitch.
그는 우리의 마무리투수다. 난 그와 오후에 이야기를 했고 불펜코치에게 전화해서 그가 워밍업하는 것이 어떠냐구 물었더니 그는 그의 공이 굉장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마무리다. 그는 그런 상황에서 공을 던지길 원했고 그런데 그는 실수를 했다.

"I know there will probably be a lot of differing opinions tomorrow, but like I've said all along, we make our decisions based upon what we see with our eyes. We've been around this club all season long, we know what our guys are capable of doing, what matchups we like, what matchups we don't like. Everything doesn't always work out the way you hope it will."
난 안다. 많은 다른 의견들이 있다는 걸.. 그러나 난 늘 말해왔듯이 우리는 우리의 결정을 우리가 우리 눈으로 보아온 것에 의해서 내린다. 우리는 시즌내내 그래왔고 우리는 우리 선수들의 능력을 알고 어떤 매치업이 좋고 나쁘고 한 걸 안다. 모든 것이 언제나 당신이 희망하는 대로 되는 건 아니다.

그리고 모든 언론과 사람들에게 그는 쏟아지는 비난을 감수해야했습니다. 성공했다면 오히려 그를 칭찬했을 그런 언론들이 말입니다.
승부는 공하나에 갈렸습니다. 잘하고도 그 공하나에...

제 생각엔 그는 감독으로서 최선의 결정을 내리고 최선을 다한 거고, 김병현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거죠.
그리고 그 결과는 어찌할 수 없는 겁니다. 선수들은 자신의 최선을 다할 뿐 승부까지도 좌우할 수는 없는 것이고 두팀중에 한팀은 반드시 승리하고, 다른 한팀은 패배한다는 상황... 그래서 늘 존재하는 승리에대한 불확실성이 승리를 더 값지게 만드는 것이죠.
우리는 결과에 아쉬워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선수나 감독을 비난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감독의 그런 결정조차도 팀의 일부인 것이고, 그 팀을 응원하는 팬이라면 그런 사실까지도 받아들이고 결과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고 또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다시 볼 수 있는 그런 자세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다음 마이크 모건의 말을 통해 감동을 받았습니다.
"The guy could win 25 games, because actually, he wants to be a starter," Morgan said. "We have to pick each other up. No way we can let him hang his head after this. It's up to us older gentlemen to step up."
김병현은 25승까지 거둘 수 있다. 왜냐면 실제로 그는 선발투수가 되길 원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를 세워주어야 한다. 절대로 안된다...우리가 그를 고개를 숙인채로 좌절하게 내버려 두어선... 그건 우리에게 달려있다. 나이가 더 든 우리가... 그를 올라서게 할 수 있는 건

이런 일이 두 번 반복되면서 미국사람들도 김병현과 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 포함한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은 김병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Kim is young but we'll see whether that means he's resilient or fragile.
김은 젊다. 그렇지만 우린 알게 될 것이다. 그런 일이 그가 다시 회복할 것인지 아님 깨져버리는 계기가 될 것인지...

우리는 김병현이의 무한한 미래와 가능성을 지난 과거보다 더 중시해야합니다.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 주어야 합니다.
기자가 마무리하는 다음 글처럼요...

We'll see whether Brenly goes to Kim, or to any reliever this weekend (with Johnson and Schilling starting, I doubt it). But suddenly, there is another concern beyond who wins the World Series. Suddenly, there is real concern for a young and promising player's career.

우리는 알게 될 거다. 브렌리가 김병현이를 다시 기용할지, 아님 다른 구원투수를 이번 주말에(랜디존슨과 커트실링 선발에) 기용할지.. 그러나 갑자기 또 다른 걱정(관심)이 생겼다. 누가 월드시리즈를 차지하냐하는 것을 우선해서...
갑자기 진정한 걱정(관심)이 생긴거다. 젊고 유망한 한 선수의 앞날에 대한....

이 글을 읽고 눈물이 났습니다. 김병현은 미국에서는 이방인입니다. 그렇지만 미국인들은 그럼에도 김병현의 미래를 우리만큼이나 걱정을 해주고 있습니다. 아무 관계가 없는 기자까지도요.
게다가 김병현이 때문에 월드시리즈를 놓쳐버릴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해있음에도 팀 동료들은 끝까지 그를 믿어주고 격려해 줍니다.
감독은 모든 사람의 예상을 깨고 끝까지 결과를 떠나서 김병현을 신뢰하고 밀어주었습니다. 비난을 혼자 다 감당하면서까지요.
게임을 진 이후로도 감독은 He's our closer.란 말을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무리 자리는 달라지지 않는 다는 거죠. 우리의 잘못된 행위로도 바꿀 수 없는 그의 신뢰와 믿음이 참 요즘세대에 귀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우리가 아무리 죄악의 길에서 헤매어도 주님께서 "You are still my son and daughter" 라고 말씀하신다는 사실을 이런 상황을 통해 경험하고는 감동과 감사가 넘쳤습니다.

김병현이 이 시련을 딛고 일어선다면 두고두고 밥 브렌리 감독에게 고마워해야 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사람의 능력을 발휘하고 일어설 수 있게 하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믿음인 거겠죠. 실패하고 실수하더라도 그걸 인정해 주면서요...

월드시리즈 우승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기자의 말대로 김병현의 미래도 중요하고 어떤 상황에서든 이기기 위해 경기를 하긴 하지만, 승부를 넘어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들... 그것이죠...
그러면 우리가 응원하지 않은 팀이 승리를 거두더라도 열심히 서로 격려하고, 믿어주고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한 모든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수 있을 겁니다.

이글을 올리는 것은 경기가 열리기 전 우리시간으로 토요일입니다.
기적을 바라긴 합니다. 애리조나가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해서 이기게 되는.. 그것도 김병현이 그동안의 악몽을 떨치고 멋지게 마무리하는 모습....
하지만 그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더 기대하고 싶습니다...

더 자세한 인터뷰내용을 원하시면 독자의 한마디에 실려 있습니다.

수요일날은 수능시험입니다. 수능준비와 감독등의 문제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쉬겠습니다. 주일 잘보내시구 목요일에 Back to the future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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