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housand winds
Do not stand at my grave and weep.
I am not there, I do not sleep.
I am a thousand winds that blow.
I am the diamond glint on snow.
I am the sunlight on ripened grain.
I am the gentle autumn rain.
When you awake in the morning’s hush,
I am the swift uplifting rush
of quiet birds in circled flight,
I am the soft stars that shine at night.
Do not stand at my grave and cry,
I am not there, I did not die.
천 개의 바람이 되어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마세요
나는 거기에 없습니다. 나는 잠들지 않습니다.
나는 천의 바람, 천의 숨결로 흩날립니다
나는 눈위에 반짝이는 다이아몬드입니다.
나는 무르익은 곡식 비추는 햇빛이며
나는 부드러운 가을비입니다.
당신이 아침 소리에 깨어날 때
나는 하늘을 고요히 맴돌고 있습니다.
나는 밤하늘에 비치는 따스한 별입니다.
내 무덤 앞에 서서 울지 마세요
나는 거기 없습니다. 나는 죽지 않습니다.
원작자 미상/ 신현림 번역
죽음은 반드시 오지만 죽음의 시간은 정해져있지 않으니/ 모인 것은 흩어지게 마련이고 모아둔 것은 남김없이 소모되며/ 일어난 것이 가라앉으리니 태어남의 마지막은 죽음이 되리라/우리가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깨닫기를 ---p.58
생종 페르스의 시 <바람>이 하늘 위에서 펄럭인다. 나는 이 시를 참 좋아한다. 어쩌면 바람을 좋아해서이겠지만, 생종 페르스의 거대한 시의 품과 스케일은 황홀하다. 바람이란 소재를 다뤄서 그럴까. 바람을 바람답게 너무 적절히 그렸기 때문일 것이다.
바람 부는 날이면 가슴이 마구 흔들린다. 마음속에도 드센 바람이 불어 삶과 죽음을 깊이 생각한다. 바람에 휩싸여 세상 모습이 아득해져 세월과 삶의 무상함을 느낀다. 바람 따라 아무것도 남지 않고 사라진다는 생각. 삶은 공평하지 않으나 바람이 세상을 공평하게 만들어 간다. --- p.57
슬픈 사연으로/ 내게 말하지 말아라/인생은 한갓 헛된 꿈에 불과하다고/잠자는 영혼은 죽은 것이어니/ 만물은 외양 그대로가 아니다//인생은 진실이다!인생은 진지하다/무덤이 그 종말이 될 수는 없다/"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라"/이 말은 영혼에 대해 한 말은 아니다/우리가 가야할 곳, 또한 가는 길은/향락도 아니요 슬픔도 아니다./저마다 내일이 오늘보다 낫도록/행동하는 그것이 목적이요, 길이다/ 예술은 길고 세월을 빨리 간다. --- p.61
<천개의 바람이 되어>는 죽은 자가 산 자에게 보내는 특별한 편지이다. 작자 미상의 이 시는 마릴린 먼로의 25기 때에도 낭독되었고, 911 테러의 1주기에서 아버지를 잃은 한 어린 소녀가 암송하여 많은 사람들을 눈물짓게 한 시이다.
'쉴 마당도 휴식처도 없는, 어떤 대책도 지니지 않은 바람/ 지푸라기 인간인 우리를 버리면서/ 우리가 밟아 온 세월에 쌓인 연륜에 갇혀 있는 인간을 버리면서/… 이 세상의 모든 발자취를 더듬어 불어대는 너무도 드센 바람.'
포토에세이 『천 개의 바람이 되어』는 영미권에서 널리 사랑받고 있는 한 편의 시를, 신현림 시인의 사진과 에세이로 풀어내고 있다. 시행 하나 하나에 그와 잘 어울리는 사진 한 장은 100편의 시보다 함축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이 곧 행복입니다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마세요
나는 그곳에 없습니다. 나는 잠들지 않습니다.
나는 천의 바람, 천의 숨결로 흩날립니다
……
신현림 시인은 ‘죽음이 끝이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비록 사랑하는 사람은 떠나더라도 그는 나의 마음속에, 추억속에 영원히 머물러 내 영혼을 살찌운다고 믿는다. ‘죽음은 양파껍질 같아서/ 몸의 죽음만 벗겨내는 것’(신현림 시인의 시 중)이라고 생각한다. 신씨는 죽음을 주제로 한 다양한 시들을 덧붙임으로써 영시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다양하게 변주해낸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롱펠로우, 최영숙, 이병률 등 동서고금의 시부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부처의 짧은 경구, 중국 소설가 위화, 프랑스 소설가 로맹 가리, 러시아 소설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일부까지 다양한 문장 등을 인용하며 죽음에 관한 생각들을 넓은 스펙트럼으로 펼쳐놓는다.
삶의 참 의미를 찾아서
신현림 시인은 삶의 깊이를 더해주는 다양한 글들을 소개함으로써 슬픔의 치유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시인의 글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평온해지고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쳐 버린 소중한 것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중견 시인이자 사진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이전에도 , 등 다수의 사진 에세이를 펴낸 바 있다. 이번 작품집에서는 시어의 느낌에 맞는 한 장의 사진을 구하기 위해 멀리 남해안을 두루 누비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저: 신현림
1961년 경기도 의왕에서 태어났다. 아주대에서 문학을 공부하였으며 상명대 디자인 대학원에서 시진을 전공했다. 1990년 「현대시학」에 「초록말을 타고 문득」 외 9편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여 1994년 첫시집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을 출간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아주대에서 텍스트와 이미지, 시 창작 강의를 했으며, 2004년, 2006년 두 차례 사진 전시회를 가진 경험이 있다. 시인과 포토그래퍼의 경계를 허무는 전방위 작가로서 왕성히 활동 중이다. 여전히 로댕의 “감동하고, 사랑하고, 희구하고 전율하며 사는 것이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상상의 들녘 저 멀리까지 날아가게 하는 만화, 영화, 재즈, 클래식, 팝송 등을 가리지 않고 누리며 또한 여행을 즐긴다. 젠틀하고 착하고 솔직 소탈한 사람들, 생태 환경을 생각하는 이들을 사랑한다. 풍요로운 우정과 사랑을 꿈꾸며 잠을 잘 자고 났을 때 뭐든 잘해 낼 것 같은 기분, 그것을 늘 맛보며 살고 싶다고 전한다.
시집으로는 『세기말 블루스』, 『해질녁에 아픈 사람』『침대를 타고 달렸어』 등을 냈다. 사진 에세이 『나의 아름다운 창』과 『희망의 누드』, 『아我! 인생찬란 유구무언』, 미술 에세이 『신현림의 너무 매혹적인 현대 미술』, 박물관 기행 산문집 『시간창고로 가는 길』, 자전적적 에세이 『싱글맘 스토리』, 동시집 『초코파이 자전거』 등이 있다.
A Thousand Winds - Hyo Jin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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