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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it/e—cr—life

by e-bluespirit 2010. 11. 21.

 

 

 

 

 

 

 

 

 

 

 

 

 

< 산 >


산에 가면

높은 봉우리도 있고,
험한 골짜기도 있고,

가시넝쿨, 고운 새, 사나운 짐승의
가지가지가 다 있지만,

그것이 산이 산 되는 데는
아무 상관이 없지 않느냐?

산이 있으면 그 모든 것이
다 그 안에 제대로 살아 있을 수 있지만,

그것들이 한번

산을 제가 만들어 가지고 있는 것이라
주장을 하기 시작하면

산은 그만 없어지고 만다.


- 함석헌전집 4권 8쪽 -

 

 

 

 

 

< 풀이 >

서로 다른 수많은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산을 이룬다. 산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전체다. 전체가 살아 있으면 그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살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전체 안에 있는 개별적인 것들이 각자 전체를 지배하고 주장하려들면 전체는 깨지고 사라져 버린다.

- 박재순 -

 

 

 

 

< 진리를 위해 나라를 부정하면 >


민주주의와 나라를 비교할 때 나라가 보다 더 큰 개념이요,
나라와 진리를 비할 때 진리가 보다 더 큰 개념이다.

진리를 위해 나라를 부정하면 나라가 살아나지만,
나라를 위해 진리를 부정해서는 이것도 저것도 다 없어진다.

거짓으로 수단을 쓰고 비밀리에 계획을 꾸며
폭력으로 투쟁을 해 바른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

마치 짠 맛은 빼고
생선의 썩기를 방지하고 맛을 내며,

등불을 발 밑에 두고
방안이 밝고 서로서로 알아볼 수 있기를 바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예수의 비폭력투쟁” 함석헌전집 3권 328 -

 


 

 

 

< 풀이 >

민주제도보다 나라가 더 크고 나라보다 진리가 더 크다. 큰 것이 작은 것의 목적이고 토대이다. 진리를 위해 나라를 부정하면 나라가 살아나지만 나라를 위해 진리를 부정하면 나라도 진리도 다 사라진다. 진리가 나라의 목적과 토대이다. 거짓과 음모와 폭력으로 바른 사회, 바른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은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어둠으로 어둠을 몰아내겠다는 것과 같다.

-박재순-

 

 

 

< 바람과 물을 줄여 쓰다 >


좋은 의식(衣食) 않은 것 우리 집 자랑이요
명리(名利)를 웃보는 게 내 버릇인데

아직껏 바람 물 줄여 씀이
죄받는 듯 하여라.


-『진리의 사람 다석 유영모』(上). 359~60쪽 -

 

 

 

< 풀이 >

좋은 옷 안 입고 좋은 음식 안 먹는 게 유영모 집안의 자랑이고 명예와 이익을 우습게 여기는 게 유영모의 버릇이다. 여러 해 산골에 살면서도 바람과 물조차 줄여서 아껴 쓰는데 그것마저 죄 짓는 것 같다는 알뜰하고 겸허한 마음가짐이 드러난다. 참으로 소박하고 겸허한 초인이요, 알뜰살뜰한 신선이다.

- 박재순 -

 

 

 

< 몸성히, 맘놓이, 바탈태워 >


생각은 우리의 바탈(性)이다.

생각을 통해서
깨달음이라는 하늘에 다다른다.

생각처럼 감사한 것은 없다.

생각이라는 바탈을 태우려면
마음을 놓아야 하고,

마음이 놓이려면
몸이 성해야 한다.

바탈은 생각이 밑천이 되어
자기의 정신을 불사르는 예술의 세계다.

몸성해 참되고 맘놓여 착하고 바탈태워 아름답다.
몸성히, 맘놓이, 바탈태워가 되어야 한다.


- 박영호편 씨알의 메아리 124쪽 -

 

 

 

 

< 풀이 >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homo sapiens)다. 생각이 사람의 본성이다. 사람은 생각과 뜻에 산다. 생각과 뜻을 불태워 살려면 맘이 놓여야 하고 맘이 놓이려면 몸이 성해야 한다. 다석은 ‘몸성히’를 맨 앞에 내세웠다. 몸이 성해야 맘이 놓이고 맘이 놓여야 생각과 뜻을 불태울 수 있다. 다석은 몸이 성하기 위해서 일일 일식을 했고 꿇어앉아 깊은 숨을 쉬었다. 하루 한끼 식사를 하고 꿇어 앉아 깊은 숨을 쉰 것은 진실한 삶을 위한 것이었다. 맘이 놓이면 못된 생각을 하지 않으니까 저절로 착하게 된다. 생각과 뜻, 정신과 혼을 온전히 불사르면 아름답다. 다석은 생명의 본성은 자기의 정신을 불사르는 예술의 세계라고 했다.

-박재순-

 

 

 

< 예수는 지금도 자라고 있다 >


성경을 역사적으로 분석 비판하여서
예수의 사실을 다 밝힐 수도 없을 것이고,

또 밝힌다 해도
예수는 그것으로 다가 아니다.

예수라는 인격은 지금도 자라고 있다.

예수가 인류를 건지기도 했지만,
[생명의] 역사는 또 예수의 인격을 키우고 있다.

이 세계에는 하나의 인격이 있다.
그것은 영원한 미완성이다.

역사적인 예수는
그것의 그때의 나타남뿐이다.

그러므로 죽었다고 했고,
죽은 가운데서 부활했다고 한다.

우리가 믿는다는 것은
그러한 영원한 한 사람을 믿는 것이다.


-“예수의 비폭력투쟁” 함석헌전집 3권 -

 

 

 

 

 

< 풀이 >

역사적, 사회과학적 연구만으로는 예수의 사실을 다 밝힐 수 없다. 예수의 삶과 정신은 영원한 생명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영원한 생명을 살았던 예수의 인격은 지금도 인류의 삶과 역사 속에서 자라고 있다. 함석헌은 전체 생명을 하나님으로 하나의 인격으로 보았다. 전체 생명을 나타내는 한 인격은 세상의 역사 속에서 영원한 미완성이다. 역사적 예수는 전체 생명(한 인격)을 그 때 나타낸 것이다. 따라서 예수는 죽어도 죽지 않은 것이다.

-박재순-

 

 

 

 

< 이상주의가 뭔가? >

그대는 현실주의를 자랑하려나?

나는 영원한 실패자란 말을 들으면서도
예수의 발밑에 서서 이상주의자가 되련다.

이상주의가 뭔가?

사람은 다 하나님의 자녀요
다 영이다 하는 거지!

-“예수의 비폭력투쟁” 함석헌전집 3권 -

 

 

 

 

 

< 풀이 >

현실주의자는 현실 속에서 성공하고 승리할 수 있다. 그러나 새 세상을 가져오지는 못한다. 예수는 현실에서는 참혹한 실패자였으나 하늘나라의 영원한 이상을 사람들의 가슴에 심었다. 예수가 심어준 하늘나라의 영원한 이상이 무엇인가? 모든 사람을 하나님의 자녀와 영적 존재로 여기고 그렇게 대접하는 것이다.

- 박재순 -

 

 

 

 

 

 

 

 

 

 

http://www.crlif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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