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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it/e—cr—life

씨알을 노래함

by e-bluespirit 2011. 1. 30.

 

 

 

 

 

 

 

 

 

 

 

 

< 씨알을 노래함 >


씨알로 감은 결국 하나님으로 감이다.

바다가 하늘 물의 내려 온 것이듯이,
그리하여 바다의 길은 하늘로 올라가는 데 있듯이,

씨알은 하늘 말씀의 내려 온 것이요,
씨알의 운동은 곧 하늘로 올라가는 운동이다.

그러므로 하늘이 언제나 바다의 품에 깃들여 있듯이
하늘의 뜻은 언제나 씨알의 가슴에 내려와 있다.

씨알을 받듦이 하늘나라 섬김이요,
씨알을 노래함이 하나님을 찬양함이다.


 -“씨알의 설움”, 함석헌전집4, 67쪽 -


 

 

 

< 풀이 >

씨알로 간다는 것은 모든 특권과 폭력을 버리고 자유와 평등의 세계, 사랑과 정의의 세계로 간다는 것이다. 그것은 사랑과 정의의 근원인 하나님께로 가는 것이다. 씨알은 사랑 속에서 싹트고 정의 안에서 옹글게 자란다. 역사와 사회의 속알맹이인 씨알은 사랑과 정의를 가장 필요로 하고 사랑과 정의는 하나님께 속한 것이다. 사랑과 정의는 하나님의 성품이고 얼굴이고 뜻이다. 그러므로 씨알은 하나님 없이 살 수 없고 하나님은 씨알에게서 자신의 뜻인 사랑과 정의를 드러낸다. 씨알을 섬기는 사람은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이고, 씨알을 노래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람이다.

- 박재순 -

 

 < 하나님과 씨알 >

모든 정신적 물질적 활동의 목표는
마찌니, 간디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하나님과 씨알(民衆)’이란 것이
그 표어가 돼야 옳은 일이다.

그 밖의 모든 표어는
다 속임이다.

역사의 한 길에는 ‘민에로’라는 살표가 꽂혀 있다.
모든 나라 모든 문화는 씨알로 향하고 있다.

물은 바다로 가는 것이라면
역사는 씨알로 간다.

바다가 모든 물의 근본이요 끝이듯이
씨알도 모든 인간적인 존재의 알파요 오메가다.


 - “씨알의 설움”, 함석헌전집4, 66~7쪽 -


 

 

 

< 풀이 >

역사와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정신적 물질적 활동의 목표는 ‘하나님과 씨알’에 있다. 씨알은 특권을 누리지 않는 한 사람, 한 사람을 가리킨다. 씨알도 사람인 이상 잘못 생각하고 잘못된 길로 갈 수 있다. 그러므로 씨알과 하나님을 함께 생각한다. 씨알 뒤에 씨알 속에 하나님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하나님과 함께 있는 씨알은 눈앞의 욕심에 눈멀지 않고, 선동가에 의해 휘둘리지 않는다.

인류의 역사와 사회는 결국 자유와 평등의 세계로 가자는 것이다. 그것이 참이고 사랑이고 정의다. 역사의 큰 길은 ‘민’을 목표로 가고 있다. 모든 문화도 씨알을 향해 가고 있다. 씨알을 섬기는 정치인, 섬기는 교육자, 섬기는 문화인, 섬기는 종교인이 나와야 한다.

- 박재순 -

 

 < 빛과 소리, 감각과 이치도 먹이가 된다 >

2~3일만 안 먹고 안 마시고 보면
살에 닿는 바람이나 낯에 닿는 물이
마치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물과 같이 시원하다.

저(自己)가 받을 수 있게 되는 터(환경)라고 느끼는 것은
빛, 소리, 냄새, 맛, 만짐, 올[이치]이
모두 먹이(食物)가 되는 생리(生理)가 있는 것 같다.


 - 다석일지 1960년 3월 11일 -

 

 

 

< 풀이 >

사람은 천지만물의 조화와 은공으로 살아간다. 하늘과 땅의 질서와 법칙이 깨지고, 자연 환경의 터가 무너지면 사람의 목숨을 유지할 수 없다. 햇빛과 바람, 물과 산소, 나무와 꽃, 열매와 곡식, 다른 짐승들과 동물들이 있어서 비로소 사람이 살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있기 때문에 그 터전 위에서 사람은 밥을 먹고 살 수 있다.

사람이 사는 것은 속에 생명의 숨이 있고 숨 속에 정신과 혼이 있기 때문이다. 정신과 혼이 있어서 숨을 쉬는 것이다. 정신과 혼이 없으면 숨은 끊어진다. 숨이 꺼지면 살은 썩고 뼈는 부스러지기 시작한다. 생명의 근본인 숨은 우주생명세계와 혼이 소통하는 것이다. 혼이 우주 생명 세계와 소통할 때 생명은 살아 있다. 혼이 우주 생명 세계를 느끼고 깨닫는 것 자체가 목숨을 살리는 먹이가 된다. 그러므로 모든 신체감각과 앎까지도 생명을 살리는 먹이가 될 수 있다.

- 박재순 -

 

< 바람과 물이 양식이라 >

120시간 숨만 쉬고 설교하니 입술이 마른다.
물을 먹고 자고 일어난 오늘은 퍽 피곤이 풀린다.

바람이 양식이요
물이 양식인 것을 깨닫는다.

낟알이 양식이거니 못하고,
고기 약재(藥材)를 생각하는 것은

숨결과 물이 밑바탕 됨을 잊어버린 것이다.

  - 다석일지 1957년 2월 2일 -

 

 

< 풀이 >

5일간 숨만 쉬고 지내면 바람과 물이 양식임을 깨닫게 된다. 사람은 오늘 먹은 밥알의 힘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다. 수 억 년 동안 바람과 물을 마시면서 길러진 생명의 힘이 몸속에 쌓여있고, 정력을 빚어 만든 기운과 기운을 승화시킨 신령한 힘이 몸과 마음에 깃들어 있다.

사람의 몸속에는 우주생명의 기운이 들어있고 살면서 길러온 몸과 마음의 기운이 쌓여 있다. 그리고 사람의 생명을 길러주고 북돋아주는 자연 생명세계의 힘을 입고 사람은 살아간다. 오늘 먹은 낟알의 힘으로 사는 이는 쉽게 지치고 병들게 되지만, 몸과 마음속에 숨겨진 힘으로 살고, 대자연의 생명력에 힘입어 사는 이는 지치지 않고 생기 넘치게 살 수 있다.

- 박재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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