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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it/e—cr—life

전체인 하나의 님

by e-bluespirit 2011. 9. 4.

 

 

 

 

 

 

 

 

 

 

 

 

< 전체인 하나의 님 >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려서
지나간 무지(無知)를 바로 보고
잊은 전체인 하나(絶對)의 님을 찾아야 한다.

큰 나 속에 하나가 있다.
신앙을 가진다는 것은
큰 나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다석어록』 68쪽.

 

 

< 풀이 >
물질세계는 갈라지고 흩어지는 세계라 하나를 잊기 쉽고 하나를 모르게 마련이다. 전체 하나의 님을 모르면 사랑도 정의도 있을 수 없다. 하나를 잃으면 정신의 초점이 없어지고 정신의 초점이 없으면 삶의 통일이 깨진다. 삶의 통일이 깨지는데 사회관계, 인간관계가 어떻게 지탱될까? 신앙을 가진다는 것은 큰 나 속으로 들어가 하나에 이르는 것이다.

 

 

< 천명 >

영원한 하느님께서 알아서 으레 하시리라 하고 턱 믿고 가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천명(天命)을 아는 것이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움직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석어록』 68쪽.

 

 

< 풀이 >
나는 내게 맡겨진 일을 힘껏 하고 일의 결과는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 모든 일이 하나님의 손 안에서 움직인다는 것을 아는 것이 천명을 아는 것이다. 천명을 아는 사람은 조급하거나 낙심하지 않는다. 몸과 맘이 닳도록 일하고도 실패와 좌절을 맛볼 수 있다. 어쩌면 실패와 좌절, 고난과 죽음에서 비로소 천명을 아는 사람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예수가 그런 사람이 아닌가? 십자가가 천명을 이루는 자리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 나라 일이 어려운 까닭 >

나는 우리나라 일이 이렇게 어려운 것은
전에 있던 우리 여러 조상이
원통한 생각을 품고 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좋기는 살아 있을 때에 풀어주는 일이지만
살아 있을 때 못했거든 죽은 후에라도 해야 합니다.

맘은 맘으로만 풀립니다.
알아주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함석헌 전집8권 12~3쪽.

 

 

< 풀이 >
우리나라에는 원통하게 죽은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현대사만 돌아보아도 갑오농민전쟁, 일제의 식민지 전쟁, 6·25 남북전쟁,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억울하게 한을 품고 죽은 사람들이 많다.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루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억울한 일이 많고 분노와 미움, 폭력과 갈등의 뿌리가 깊다. 우리나라 역사가 곧 바로 가지 못하고 게걸음을 하는 까닭은 억울하고 원통하게 죽은 사람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푸닥거리를 하거나 굿판을 벌인다고 해서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한이 풀리고 역사가 바로 되지는 않는다. 억울한 생각, 원통한 마음은 역사와 사회의 자리를 가지고 있다.


그 역사와 사회의 자리에서 생각으로 생각을 풀어주고 마음으로 마음을 풀어줘야 한다. 허망하고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의 넋을 달래는 길은 불의하고 폭력적인 역사와 사회의 진실을 밝히고 불의와 폭력을 없애는 것이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의 얽힌 생각과 맺힌 마음을 풀어주는 길은 역사의 뜻과 이치를 밝히고 그 생각을 이해하고 그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다. 그리하여 다시는 그런 억울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 마음이란 무서운 것 >

동물로 있다가 생각하는 활동을 하게 된 것은
생명이 몸속에서는 영원히 할 수 없는 발전을
하기 위해 새로 택한 길입니다.

몸은 죽어도 마음은 세상에 남아 계속하여 작용합니다.
선한 마음으로 남으면 세상을 위해 복 되는 일을 하고
악한 마음으로 남으면 화 되는 일을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마음이란 무서운 것입니다.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함석헌 전집8권 12~3쪽.

 

 

< 풀이 >
생각하는 존재가 됨으로써 사람에게는 물질과 몸을 넘어선 생명의 새로운 차원이 열렸다. 마음은 생각하는 기관이고 생각이 이루어지는 자리다. 마음속에 생각이 있고 생각 속에 마음이 담겨 있다. 함석헌에 따르면 몸은 죽어도 마음은 세상에 남아 계속하여 작용한다. 마음과 몸, 생각과 물질세계를 엄격히 분리하는 서구사상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마음과 생각이 몸과 물질을 넘어서는 것이지만 몸과 마음, 생각과 물질이 서로 무관한 것은 아니다.


생각은 생각에 마음은 마음에 감응하고 영향을 준다. 죽은 사람의 생각과 마음이 산사람의 생각과 마음에 작용하고 영향을 미친다. 생각과 마음에 영향을 주면 몸과 사회현실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살아 있는 세계는 서로 두루 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선한 마음은 선을 짓고 악한 마음은 악을 짓는다. 내 마음이 나 개인의 마음만이 아니다. 개인은 죽어도 개인의 마음은 남아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 있다. 허튼 생각을 함부로 못하고 못난 마음을 못되게 먹어서는 안 된다.

 

 

< 하나님은 잡신(雜神)노릇은 하지 않는다 >

하나님은 잡신(雜神)노릇은 하지 않는다.

잠깐 보이는 이적(異蹟) 기사(奇事) 같은 것을 하고자
영원한 하나님이 한 곳 사람들 보는 앞에서
신통변화(神通變化)를 부릴 까닭이 없다.

참이신 하나님은 없이 계신다.
하나님은 무한한 시간과 무한한 공간이라
큰 늘이요, 한 늘이다.


『다석어록』68~69쪽.

 

 

< 풀이 >
영원한 하나님이 무엇이 아쉬워서 특정한 사람들 앞에 신통변화의 재주를 부리겠는가. 사람들의 욕심을 채워주고 사람들을 지배하고 움직이는 것은 잡신이다. 잡신은 결국 사람을 해치고 만다. 영원한 하나님은 무한한 시간과 무한한 공간의 님이다. 누구나 깃들어 쉴 수 있는 큰 그늘이고, 우리의 삶과 영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한결 같은 하늘이다. 하나님은 큰 그늘의 님이요, 한결 같은 하늘의 님이다. 기적이나 신통변화를 부릴 필요가 없다. 큰 그늘에 쉬며 한결 같은 하늘을 믿고 따르는 우리에게도 기적이나 신통변화가 필요 없다. 그런 것은 생명과 정신의 원칙에 어긋난다. 생명과 정신은 또박또박 생각하고 애씀으로 닦아지고 깊어지고 힘 있어지는 것이다.
-박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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