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pirit/e—cr—life

서두르지 않는 지혜

by e-bluespirit 2011. 11. 21.

 

 

 

 

 

 

 

 

 

 

 

< 서두르지 않는 지혜 >

이 날까지의 생애에서
얻은 지혜라 할 만한 것이 내게 있다면
서둘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은 아무래도 욕심의 종이 되기 쉽습니다.
비록 옳은 목적을 위해서라도 서둘 때는
사사 생각이 끼여 있습니다.

“내가 정말 그렇게 할 필요가 있다면 하나님이 하도록 해주시겠지”
하는 것이 나의 모든 일 하는 식입니다.

“역시 씨알밖에 없습니다”

 

- 함석헌 전집 8. 29쪽 -

 

 

 

 

< 풀이 >
한국현대사에서 함석헌처럼 치열하고 절실하게 살아온 인물이 없을 것이다. 말년에 젊은이들에게 한 마디 가르침을 부탁하자 그는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험난한 현대사를 절박한 심정으로 살아오면서 그가 배운 것은 서둘지 않는 지혜였다. 옳은 목적을 위해 하는 일일수록 개인의 욕심이나 사사로운 생각이 끼어들면 안 된다. 옳은 목적을 위해 하는 일일수록 서두르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모든 일에는 하는 차원과 되는 차원이 있다. 크고 공적인 일일수록 되는 차원이 중요하다. 나로서 할 일을 힘껏 하면서도 일이 되기를 기다리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것이 믿음이고 기다리는 지혜일 것이다. 또 나 홀로 일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도록 기다리는 것도 상생하고 공존하는 지혜일 것이다. 서두르지 않는 것은 게으른 방관이 아니라 일이 제대로 옳게 되게 하는 지혜다.

 

 

 

< 두려움이 없어야 >

두려움이 없어야
사실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작은 나에 갇혀 있지 않고
큰 나 속에 한통치고 들어야
두려움이 없어집니다.

“역시 씨알밖에 없습니다”

- 함석헌 전집 8. 27쪽 -

 

 

< 풀이 >
사실을 바로 보기가 어렵다. 불교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진여(眞如)라 하고 진여에 이르는 것을 해탈이라고 하였다. 욕심이나 집착 때문에 편견과 독단에 빠지기 쉽고 편견과 독단에 빠지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사람은 왜 욕심이나 집착에 사로잡힐까? 두려움 때문이다. 내가 손해 볼까, 무시당할까, 버림받을까, 죽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사람과 물건과 일에 욕심을 내고 집착하는 것이다. 나에 대한 불안 때문에 두렵고 두렵기 때문에 욕심 부리고 집착하며, 욕심과 집착이 있으면 사실을 바로 볼 수 없다. 작은 나에서 벗어나 큰 나, 전체의 나 속에 너, 나, 그가 한통치고 들어가면 두려움이 없어진다. 두려움이 없으면 나도 너도 그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고 무슨 일이나 사건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면 수많은 문제와 갈등이 저절로 풀릴 것이다.

< 마음은 영원한 생명의 성화로(聖火爐) >

우리는 마음이란
성화로(聖火爐)에
영원한 생명의 불을 태우느냐 못 태우느냐를
늘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생각을 불사르는 것이고
그것으로
정신이 높아지는 것이다.

- 다석 어록 78쪽 -

 

 

< 풀이 >
요즈음은 화로를 보기 어렵다. 예전에는 겨울이면 집집마다 쇠로 된 화로에 불을 담아 방안에 두고 따뜻한 온기를 유지했다. 화롯불에 밤도 구어 먹고 불도 쬐었다. 다석은 마음이 영원한 생명의 불을 태우는 거룩한 화로라고 하였다. 사람은 마음에 생각의 화로를 가진 존재다. 생각의 불을 꺼트리지 않고 태워감으로써 정신이 높아지고 자란다.

 

< 생명에 이로운 생각과 해로운 생각 >

하나님이 보내주시는 얼(성령)의 불에는
탄산가스 같은 것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얼의 불이 제대로 불타오르지 않으면
탄산가스 이상으로 악독한 생각이 나올 수가 있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악마와 같은 독한 생각을 뿜어내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생각이 잘못 들면
못된 생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얼의 불이 타고 있는 마음에서는
참된 생각, 좋은 생각만 나오지 생명에 해로운 것은 나오지 않는다.

- 다석 어록 78쪽 -

 

 

< 풀이 >
하늘의 바람과 거룩한 얼의 불이 마음속에 있으면 생각의 불이 힘 있게 타오른다. 거룩한 얼의 불로 타오르는 생각에서는 생명에 해로운 것이 나오지 않는다. 생각의 불꽃이 제대로 타오를 때 몸과 맘의 생명이 정화된다.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의 마음속에 얼 생명이 살아 있지 않으면 악독한 생각이 뿜어져 나온다. 신앙을 내세우는 사람일수록 생각이 잘못되면 그 생각에서 고약하고 독한 냄새가 난다. 사람은 호모 사피엔스, 생각하는 존재다. 생각의 불이 타오르면 사람이 되고 생각의 불이 꺼지면 사람이 아니다. 머리를 하늘에 두고 하늘의 불과 바람으로 생각을 불태우는 사람이 참 사람이다.

 

 

 

< 민족을 망친 해방 후의 정치 >


민족을 망치는 망덕의 혈(穴)이 어디입니까?
정치입니다. 해방 후의 정치인이

우리 민족의 흰 코끼리를 잡아 동물원에 넣고
땅콩 한 알씩을 주며 춤을 추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소련·일본·중공 앞에서 그 꼴을 차마 볼 수 없습니다.


“첫 가을 소식”, 함석헌전집 8권 24쪽.

 

 

< 풀이 >
함석헌은 평안북도 교육부장으로서 해방 후의 정국에 참여했다. 해방의 감격 속에서 민중은 하나가 되었고 나라를 위한 열정과 헌신에 사무쳐 있었다. 그 때 함석헌은 민중과 만나면서 나라를 위해 눈이라도 빼 달라면 빼 줄 것 같은 민중의 순수한 열정과 헌신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러나 이념으로 갈라진 지식인들과 정치적 이해관계로 나뉜 정치인들이 미국과 소련과 중국을 끌어들여 민중을 분열시키고 주위의 강대국들의 장단에 맞춰 놀아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남북이 갈리어 서로 전쟁까지치렀다. 해방 후 60 여 년이 지났는데도 분단된 민족의 갈등과 대립은 여전하다. 해방 후의 정국에서 우리 민족은 길을 잃었고 민족정신의 맥과 전통을 잃었다. 우리민족이 제 구실을 하려면 해방 후의 정국으로 돌아가 정치인들과 지식인들의 잘못을 바로잡고 새로 시작해야 할 것이다. -박재순-

 

 

 

 

 

 

 

 

 

 

 

www.crlife.org

'Spirit > e—cr—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과 통하면 삶이 두터워진다   (0) 2011.12.19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0) 2011.12.05
생각은 정신의 불꽃  (0) 2011.11.06
없이 있는 사람  (0) 2011.10.16
보고 듣고 만지는 하나님  (0) 2011.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