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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it/e—cr—life

하늘에 머리를 둔 산처럼

by e-bluespirit 2012. 6. 25.

 

 

 

 

 

 

 

 

 

 

 

 

 

< 하늘에 머리를 둔 산처럼 >

세상은 못됐다, 틀렸다 하고서
우로 올라가면 시원하다.

생각이 우로 오르면
마음이 한없이 넓어진다.

하늘로 머리를 들면 시원하다.
시원하니까 생각이 난다.

그리하여 백두산에서 물이 흐르듯이
마음에서 생각이 나온다.

객관이 아니라 주관(主觀)뿐이다.
몸은 쓸 데 없지만 얼은 영생한다.

주관뿐인데
내 주관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관이다.

하나님은 만유보다 크시다.
나의 주관까지도 하나님께로부터 나왔다.

- 다석 어록 84~85쪽 -

 

 

< 풀이 >
하늘로 솟아오른 산꼭대기는 하늘의 햇빛과 바람과 물을 받아들인다. 하늘에 머리를 둔 사람도 하늘로 솟아오르는 존재다. 하늘로 솟아오르면 마음이 시원해지고 새로운 생각이 난다. 하늘의 얼 생명에서 생각이 나오는 것 같다. 하늘의 얼(하나님)이 생각의 근원이고 주체가 아닐까? 근심과 걱정을 떨쳐 버리고 하늘을 향해 일어서면 하늘 생명의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다. 하늘 생명의 바람을 쐬면 나도 내 생각도 살아난다. -박재순

 

 

 

세종대왕이 대통령이 된다면

 

오늘 세종대왕이 우리나라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나라를 힘 있고 번영하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 무슨 일에 힘쓸까? 위대한 문화군주였던 세종대왕은 맨 먼저 대한민국의 정신과 철학에 대해서 국민의 합의를 이루는데 힘쓸 것 같다. 정치권과 언론기관들 사이에서 색깔논쟁과 이념적 대결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국민의 마음과 뜻이 분열되고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 마음과 뜻이 분열되었기 때문에 오늘 우리나라 정치는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제 자리 걸음을 한 지 오래다. 지역과 이념 대결로 사회의 양극화로 분열된 민심으로는 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없고 우리 역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오늘 정치의 문제는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데 있다. 세종대왕이라면 여당과 야당, 보수언론과 진보언론, 부자와 가난한 자, 전라도와 경상도, 충청도와 강원도가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국가정신과 철학을 제시함으로써 국민으로 하여금 불순한 당파주의자들의 비생산적인 논쟁과 분열책동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다.

어떻게 우리나라의 정신과 철학을 확립하고 제시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의 정신과 철학은 지난 1백년의 역사 속에서 체득되고 확인되었다고 생각한다. 조선왕조가 망하고 일제의 식민통치를 겪고 남북분단과 전쟁을 거치고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국가의 기본정신과 철학이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확립된 것이다. 세종대왕이라면 우리 역사에서 확인되고 체득된 정신과 철학을 깊이 탐구하고 밝힘으로써 국민이 공감하고 합의할 수 있는 국가의 정신과 철학을 제시하는데 힘쓸 것이다.

한국현대사의 가장 중심에 있는 사건이 삼일독립운동이다. 그래서 헌법전문에서도 삼일독립운동을 헌법정신의 역사적 근거와 정통성으로 밝히고 있다. 삼일독립운동의 정신과 철학은 온 국민이 나라의 주인과 주체로 일어선 민주정신, 외세의 억압적 통치에서 독립을 추구하는 민족자주정신, 다른 민족국가들과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가는 세계평화정신이다. 안창호, 이승훈, 김구가 지녔던 민주, 민족자주, 세계평화의 철학과 정신이 국민들에게 널리 받아들여지면 쓸데없는 논쟁과 다툼이 줄어들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데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누가 안창호와 이승훈과 김구의 정신과 철학을 반대하겠는가!

민주, 민족자주, 세계평화의 높은 이념과 철학을 가진 나라는 품격을 지닌 문화국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군사강국이나 경제대국을 꿈꾸는 나라는 잠시 강성한 나라가 되고 부유한 나라가 될 수 있지만 군사력과 경제력만 가지고는 나라의 번영이 오래 지속될 수 없고 아름답고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없다. 그러나 김구와 안창호처럼 아름답고 평화로운 문화대국을 꿈꾸는 나라는 산업과 경제도 튼실해지고 국력이 끊임없이 솟아나서 길이 번영하는 나라, 아름답고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다. 정신과 철학이 있는 문화의 나라는 21세기를 이끄는 나라가 될 것이다.

21세기는 아시아 태평양 시대라고 한다. 태평양 큰 바다를 중심으로 세계가 하나로 되는 세상이 올 것이다. 기업들은 나라의 울타리를 벗어나서 태평양 큰 바다를 누비며 자유롭게 활동하고 씨알들도 나라의 울타리를 벗어나서 태평양 큰 바다를 누비며 살 것이다. 대한민국의 울타리는 활짝 열려야 한다. 이주 노동자들이 언어와 문화의 벽을 넘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말과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소통하지 못하는 민중을 위해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이 오늘 우리나라 대통령이라면 도시와 농촌에서 생활 자치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앞장설 것이다. 21세기는 공동체 파괴의 시대다. 공동체의 파괴로 민중은 생존의 터전을 잃고 큰 고통을 겪고 있다. 도시에서 가족이 해체되고 농촌에서 공동체 마을이 무너진 시대다. 사랑과 우정의 공동체적 관계와 만남이 어려워지는 도시사회에서 살고 있다. 일과 직장은 밥벌이를 위한 것일 뿐, 공동체적 유대와 결속은 없고 생명과 정신의 가치와 목적을 실현하는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공동체가 파괴된 세상에서 젊은이들은 아기를 낳아서 기를 수 없기 때문에 아기를 버리거나 팔아넘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 홀로 살다 홀로 죽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병원에서 기계장치로 목숨을 연명하다가 기계에 둘러싸여 죽어가는 이들이 늘고 있다.

21세기의 문명사적 과제는 공동체적 삶을 회복하는 일이다. 세종대왕이 다시 온다면 공동체적 삶을 회복하는 일에 온 힘을 다 기울일 것이다. 공동체의 기쁨과 축복 속에서 새 생명이 태어나고 공동체의 사랑과 존경 속에서 한 생명이 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농촌과 도시에서 여러 가지 형태의 생활 자치 공동체가 형성되어야 한다. 도시와 농촌의 생활협동조합을 만들어서 도시와 농촌이 서로 살리고 더불어 사는 삶의 구조와 틀을 만들어야 한다. -박재순

 

 

 

 

 

< 일에 빠져 사람을 잃다 >

본래 잘 살자는 데서 나온 과학이요 문명이요 기술이요 조직이지만,
한번 그것을 만들면 사람이 일을 하는 것 아니라 일이 일을 낳게 됩니다.

그러면 어느덧 주인 되는 사람은 물러가 보이지 않고
일만이 앞에 나서서 판을 치게 되므로 사람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모순이게도 삶의 고마움은 잊어버리고
일의 해결에만 열중합니다.

그러고는 일이 바로 될 리가 없습니다.

옛날 사람 살기가 어려웠을 때는
사람 하나의 목숨이 끊어지는 것은 큰일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그와 같이
생명존중의 밑바닥이 튼튼히 서 있었으므로

심한 고난 중에서도 사회가 건전하게,
사람의 세상답게 나갈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일을 위해서는
사람의 목숨 같은 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모든 의식(意識) 밑에서 절대명령을 하는
초의식(超意識)은 가만있지 않을 것입니다.

“삶의 고마움” 함석헌 전집 8. 59~60쪽

 

 

< 풀이 >
현대사회에서는 바쁘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 과학기술문명과 산업조직사회에서는 일이 일을 만들고 일이 일을 낳는다. 일에 빠지고 일에 치이다 보면 사람은 사라지고, 일의 동기와 목적도 잃어버린 채, 일의 해결에만 매달리게 된다. 삶의 고마움을 잊고, 사람의 목숨을 존중하지 않게 된다. 사람이 바르게 잘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인데 삶에 대한 고마움과 존중을 잃고서 일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모든 문명과 역사의 밑바닥과 목적은 생명이다. 생명 존중을 잃으면 문명과 역사가 바로 설 수 없다. 아무리 경제가 성장하고 기술이 발달하고 문명이 크고 찬란해도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으면 곧 속으로부터 무너지기 시작한다. 생명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두터우면 어떤 어려움과 시련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다. 그러나 일에 빠져 목숨을 천시하면 생명의 속의 속에 계신 생명의 님이 그대로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박재순

 

 

 

 

평화의 섬 제주도

 

삼일운동의 정신과 철학은 민주, 민족자주, 세계평화다. 이것은 배타적이고 저항적인 국가주의를 뛰어넘는 품격 있는 문화국가의 이념과 철학이다. 이것이 임시정부의 국가정신과 철학이었으며, 대한민국 헌법전문도 삼일운동의 정신을 계승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한국은 숭고하고 높은 품격을 지닌 문화국가의 정신과 철학을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삼일정신과 철학을 구현하려면 민주의 바탕에서 민족자주를 이루고 민족자주의 바탕에서 세계평화를 이루어가야 한다. 자유 민주 국가에서 민주주의가 든든히 서지 못하면 민족자주가 이루어질 수 없다. 민족자주가 이루어지지 못한 나라가 어떻게 세계평화를 이루어갈 수 있겠는가? 거꾸로 세계평화의 이념과 의지가 없이는 민족자주를 말할 수 없고 민족자주가 없으면 민주가 이루어질 수 없다. 국가들이 저마다 자신의 이익과 영토 확장을 위해 남의 나라를 침략하고 억압한다면 민족자주가 이루어질 수 없다. 또 자주독립하지 못한 나라는 민주주의를 이룰 수 없다.

민족자주를 위해 국방을 튼튼히 해야 하지만 국방의 목적은 전쟁을 방지하고 세계평화를 이루는데 있다. 21세기 군대의 목적은 세계평화에 있다. 군대가 전쟁을 방지하지 못하고 전쟁을 하게 되더라도 전쟁의 목적은 세계평화에 있음을 분명히 알고 전쟁을 해야 한다. 평화를 위해서 군대는 자기 존재를 부정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의 존재를 절대화하고 자신의 영광을 구하는 군대는 민주시대, 세계평화시대의 군대가 아니다. 군대의 존재이유와 목적은 민주와 평화를 지키는데 있다.

민족자주와 세계평화의 삼일정신을 구현하려면 먼저 남북분단과 대결을 넘어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평화시대를 열어야 한다. 어디서 평화시대를 열어갈까? 남북이 치열하게 맞서 있는 한반도에서는 평화의 자리를 찾기 어렵다. 비무장지대에서 평화시대를 선언하고 평화의 세계를 열어 가면 좋을 텐데 아직은 북한이나 남한이나 그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시대를 선언하고 평화세계를 열어갈 자리로 제주도가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과 중국의 산맥들이 바다 속에서 하나로 만나 제주도가 되었다. 제주도는 하나의 섬으로 이루어지고, 하나의 산봉우리로 되어 있다. 제주도는 하나 됨의 상징이다. 산 이름도 ‘한라’다. ‘한라’는 ‘큰 하나의 나라’로 풀이할 수 있다. 남북전쟁이 1950년에 일어났는데 한라산의 높이가 1950m다. 한라산에서 남북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평화시대를 열라는 암시가 담긴 것이 아닐까? 예로부터 한라산 정상에 서면 은하수를 잡아당길 수 있다고 믿어왔다. 한라산에서 동북아와 세계평화시대를 잡아당길 수 있지 않을까?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만들고 제주도에서 중국, 일본과 함께 동북아 평화 시대로 나아가자. 중국도 일본도 동북아에서 평화의 지도력을 가지기 어렵다. 중국은 지나치게 큰 나라이고 대국주의 전통이 너무 강해서 평화시대를 여는데 앞장 서기 어렵다. 일본은 식민지 전쟁을 일으켜 아시아를 전란 속에 빠트렸기 때문에 평화시대를 여는데 앞장 설 수 없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비해 작은 나라이고 일본의 식민지전쟁으로 큰 고통을 겪은 나라다. 따라서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위해 앞장 설 수 있다. 식민지의 고통을 겪으면서 온 민족이 떨쳐 일어나 삼일독립운동을 일으키고 삼일운동을 통해 민주와 민족자주와 세계평화 정신에 이르고 남북전쟁의 잿더미에서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룩한 나라가 아닌가? 세계인류를 평화시대로 초대할 자격이 있다. -박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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