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낭만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이것은 대중가요 제목. 이 노래의 가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궂은 비 내리는 밤,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갑자기 왠 낭만??? 이번 칼럼의 주제는 바로 '낭만주의'라고 불리는 예술사조에 대한 것이다. 낭만주의... 영어로 하면 로맨티시즘(Romanticism)이다. 낭만의 한자어는 浪漫... 옥편을 찾아보면 '물결 낭, 흩어질 만'이 조합된 단어. "낭만=흩어지는 물결"이라니... 어째서 그런 뜻이 담겨있는 것일까?
★ 낭만이란?
'낭만'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현실에 만족하기보다 이상을 추구하고, 이성보다는 감정을 중시하며, 엄격함 대신에 사랑과 정겨움을 귀하게 여기는 심리 상태나 분위기"를 말한다. 흔히 낭만적인 사람을 가리켜 '로맨티스트'라고 말하는데... 낭만이란 한자어의 속 뜻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사전의 의미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인다. 낭만은 그저 낭만일까? 그러나 낭만(浪漫)이란 한자어 속에는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숨겨져 있다.
모짜르트 - 로망스
영어로 로맨스(Romance)는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를 뜻한다. 18세기 말에서 19세기에 걸쳐 유럽을 풍미했던 로맨티시즘은 정서나 자연을 중시하고 초이성적인 것이나 영원을 지향했으며 창조적 개성을 존중했다. 이 사조가 동양(중국)으로 흘러 들어와 '낭만'이란 단어로 바뀌게 되는데... 중국어 발음으로 Roman에 가장 가까운 단어가 바로 낭만(浪漫)이란 단어라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Coca Cola를 가구가락(可口可樂)이라고 쓴다. 풀이하면 '입이 즐겁다'는 뜻인데 그것 또한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
★ 낭만주의가 탄생한 이유
18세기 유럽은 프랑스가 확립한 고전주의를 계승하고 이성을 인식의 유일한 수단으로 삼은 계몽주의가 지배하고 있었다. 독일의 대철학자 칸트로부터 출발한 계몽주의 사상은 비합리적인 당시의 정치체제를 무너뜨리는 결정적 이념으로 작용하지만 이성에 입각한 계몽주의마저도 비합리적인 면이 발견되었다. 그 결과 유럽 각국에서는 고전주의가 규범으로 삼았던 그리스, 로마 양식을 버리고 자국의 지난 과거사를 되짚어 그 안에서 인간의 진실한 내면세계는 물론 새로운 문화의 원천을 찾게 된다.
베토벤 - 로망스
우아함과 균제를 중시하는 귀족 중심의 문화였던 고전주의는 18세기 중엽에 이르러 절대 왕정의 붕괴와 함께 부르조아 계급의 출현으로 쇠퇴의 길을 걷게 되고 개성을 존중하는 개인주의 사조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계몽주의 폐허 위에 덧입혀진 자유로운 사상은 낭만주의 정신의 본질로 자리잡으면서 미술, 문학, 음악을 비롯한 예술계 전반에 큰 변혁을 불러 일으키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낭만주의 음악은 귀족 중심의 예술에서 벗어나 일반 대중이 예술을 주도하는 시대적 변화를 고스란이 반영하고 있다.
★ 낭만주의 음악가
오페라 <마탄의 사수>를 작곡한 베버로부터 시작된 낭만주의 음악의 특징은 슈베르트, 멘델스존, 슈만, 브람스, 쇼팽의 작품에서 보다시피 교향곡, 협주곡, 소나타등의 고전양식을 따르면서도 비형식적이고 즉흥적인 악상이 작품 전반에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베를리오즈, 리스트와 바그너는 자신들의 작품에 문학을 결부시켜 표제음악의 길을 열어 놓은 음악가들이다. 특히 리스트는 고전형식을 아예 무시하고 표제만을 악곡의 주제로 삼아 자유로운 형식의 교향시를 만들어냈다.
리스트 - 로망스
19세기 후반 낭만주의 음악의 기수는 프랑크와 생상스. 브람스와 바그너의 영향을 받은 프랑크는 뒤파르크, 쇼숑, 댕디를 제자로 길러냈다. 부르크너와 그의 제자 말러, 그리고 볼프와 R.슈트라우스는 바그너의 음악을 계승했으며 무소르그스키, 림스키코르사코프등 러시아 5인조와 차이코프스키는 러시아 낭만주의를 대표한다. 또한 북유럽의 그리그와 시벨리우스. 보헤미아 출신의 스메타나와 드보르작 그리고 스페인의 그라나도스와 알베니스도 빼놓을 수 없는 낭만주의 음악가들이다.
★ 낭만파 클럽
하이든, 모짜르트, 베토벤이 이끌었던 18세기 고전주의 음악이 합리성과 형식미를 중시한 로고스의 세계였다면 19세기 낭만주의 음악은 개성과 감정 그리고 정서에 초점을 맞춘 파토스적인 세계라 할 수 있다. 낭만주의 음악이 매력적인 까닭은 불안함 속에 평온함이 존재하고 세속적이면서도 종교적이며 뜨거운 열정과 지적인 분위기가 동시에 느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낭만주의 음악은 감상자로 하여금 환상의 나래를 활짝 펴게 하는 놀라운 마력을 지니고 있다.
바그너 - 결혼행진곡(로옌그린)
얼마전 '낭만파 클럽'이란 모임이 발족되어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의 지난 시절, 대중문화 속에는 낭만이 듬뿍 배어있었다. 어쩌면 낭만과 고전음악은 과거지향적인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안에는 분명 인간적 체취가 담겨있다. 낭만이란 단어를 가슴에 품고 평생을 살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근사한 삶이 있을까? 사실 고전음악의 향기 회원 여러분들이야말로 낭만파 클럽의 회원 자격을 모두 갖춘 분들이다. 고전음악의 향기 회원 여러분! 부디 문화인의 긍지를 잃지 마시길... (fin)
JUNE.20.2001
차이코프스키 - 로망스
R.슈트라우스 - 로망스
그리그 - 에로틱
href="http://theatre.hnh.com/naxosmusicstation/msaudio/asx/createasx.asp?L_code=384034_10&item_code=8.553216">드보르작 - 로망스
쇼스타코비치 - 로망스
그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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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음악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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